원문: http://blog.naver.com/bcjin0/70076054200
12월 들어 계속 따뜻하더니 요 며칠 사이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내일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답니다.
이렇게 기온이 떨어지면 반사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수도시설의 동파입니다.
요즘은 단열재가 좋고 겨울이 따뜻해서 동파가 줄었지만
수도계량기 같이 옥외의 것은 지금도 얼어터집니다.
어는 것을 방지하려면 미리미리 단열상태를 확인하고
추워졌을 때마다 수도꼭지를 살짝 틀어놓으면 됩니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일단 동파가 발생하면 그 후유증이 꽤 심각합니다.
우선 복구비용이 발생하고 수돗물이 나올 때까지 많이 불편합니다.
마실 물, 식사준비, 설거지, 세수, 빨래, 청소 등
정말 한 두 가지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화장실...
해결할 방법이 마땅찮습니다.
경매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주택수가 많아지게 되어있어서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골머리를 썩기 마련입니다.
그 중에는 겨울철 동파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날에는 세입자들에게 문자를 날립니다.
날씨가 추워졌으니 수도 얼지 않게 신경 쓰라고 말입니다.
누구의 잘못이든 일단 얼어붙으면 임대인도 고생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올해는 특히 한 곳이 신경 쓰였는데
세입자가 겨울을 처음 경험하는 태국출신 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아까 문자 보내려다 누가 읽고 설명해줄 수 있는지 의문스러워 포기하고
전화도 한국말이 서툴러서 그만두었습니다.
결국 영어로 문자를 썼습니다.
It's very cold today.
Be careful not to freeze the water pipe line...까지는 그럭저럭 썼는데
수돗물을 살짝 틀어놓으라는 것을 어찌 영작해야할지 능력 밖이었습니다.
블로그 이웃에게 쪽지로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한국말로 보냈습니다.
엊그제 농아 세입자 이야기를 포스팅 했는데
오늘 보니까 외국인도 못지않게 불편합니다.
이 시점에서 동파에 대해 이야기할까
아니면 태국인에 대해 이야기할까 망설이다가
날씨가 날씨인 만큼 동파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동파의 예방법과 얼어붙은 뒤에
어떻게 해결할 것이지 설명해보겠습니다.
보통 복도에 있는 수도계량기가 얼을 정도가 되려면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이 3일 정도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물론 아파트냐 빌라냐, 아파트라면 복도식이냐 계단식이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연식이 좀 지난 물건이라면 대체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일단 아무리 추워도 수도관으로 물이 흐르고 있으면 거의 얼지 않습니다.
이미 다들 아는 바와 같이 똑똑똑 한 방울씩 떨어지게 해 놓으면
동파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이다 보니 수돗물을 틀어놓는 것을 깜빡 잊습니다.
따라서 추워지기 전에 수도계량기 등을 잘 보온해 놓아야합니다.
제일 좋은 보온방법은 밀봉입니다.
공기는 아주 훌륭한 단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량기는 헌옷가지 등을 채워 넣고 모든 틈새를 테이프로 발라버립니다.
외부에 노출된 관이라면 보온재를 씌우고 배관용 테이프를 두릅니다.
수도관 보온재 등 재료는 철물점에서 판매하고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특히 동파된 뒤 해동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거의 거저입니다.
수도관 외에도 신경 쓸 곳이 있으니 보일러입니다.
의외로 보일러는 잘 얼고 일단 얼어붙으면 비용이 장난 아닙니다.
최악의 경우 보일러를 갈아야하는데 최소 50만원입니다.
늘 외출버튼을 눌러놓고 외부의 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조치합니다.
수도가 얼면 자연시간에 배운 것처럼 밀폐된 수도관 속에서
물이 얼음으로 변하면서 부피가 늘어납니다.
부피가 늘어나면 제일 약한 곳이 먼저 터지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수도계량기입니다.
계량기에는 물이 많아 팽창하는 얼음의 양도 많고
유리로 된 부분이 있어서 매우 약합니다.
수도관은 재질이 금속성이거나 PE라서 여간해선 얼었다고 터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동결의 정도가 심하면 칼로 자른 듯이 길게 갈라집니다.
일단 동파되어 훼손되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수도계량기라면 상수도사업소에 연락하여 교체해야하고
수도관이라면 배관업자 불러서 역시 교체해야합니다.
이런 교체작업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만약 동결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일단 해동을 시도해봅니다.
해보면 의외로 쉽게 해동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니다.
담요나 비닐, 드라이기만 있으면 됩니다.
모든 해동작업의 경우 일단 수도꼭지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해동되어 머리카락만큼이라도 틈이 생겨 수돗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수돗물에 의해 마저 해동되기 때문입니다.
수도계량기의 경우 해동이 무척 쉽습니다.
드라이기를 계량기에 조준하고 10분 정도 더운 바람을 불어넣으면
대부분의 경우 쉽게 해동됩니다.
더운물을 붓는 것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얼어있는 유리는 온도차에 의해 쉽게 깨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계량기의 유리가 깨져서 조각이 났다면
고민 없이 상수도사업소로 전화해서 교체해야합니다.
보일러가 얼었다면 수리비가 워낙 고가이니까 무조건 해동해봅니다.
보일러 커버를 벗겨낸 후 비닐을 봉투처럼 만들어서 씌웁니다.
이부자리 담는 큰 비닐봉투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비닐봉투에 구멍을 내고 드라이기의 더운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만약 동결의 정도가 심했다면 얼 때 벌어진 부분에서 물이 흐릅니다.
나사로 된 부분이면 스패너로 조이면 됩니다.
만약 배관이 째졌거나 터진 곳이 있다면 도리 없이 AS센터에 전화합니다.
배관의 경우도 드라이기로 가열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보일러실이나 창고처럼 밀폐된 넓은 공간의 배관이라면
난로를 피우거나 나무를 태운 후 숯불을 넣어놓으면 됩니다.
외부의 배관이 어는 경우는 드라이기로는 좀 곤란합니다.
전에 제과점을 할 때 옥외의 수도관이 얼어서 고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배관에 헌옷가지 등을 감은 후 더운 물을 붓습니다.
옷가지가 더운 물을 머금어서 그냥 줄줄 흘려 붓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아니면 전기상회에서 전열선을 사와서 수도관에 감은 후 콘센트에 꼽아둡니다.
녹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효과는 확실합니다.
해마다 어는 곳이라면 이렇게 감아놓았다가 얼 때마다 전기를 흘려줍니다.
이런 식으로 해동을 시도했음에도 결과가 없다면
화장실이나 현관문 입구에서 ‘언수도 녹임’이라는 광고를 찾습니다.
몇 년째 끈질기게 붙어있었던 설비업자의 연락처로 전화합니다.
얼은 곳이 금속성 파이프라면 업자는 해빙기를 이용해서 녹입니다.
해빙기란 가정용 220V를 고압으로 바꿔서 수도관의 양쪽에 걸어 녹이는 기계입니다.
방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한 편입니다.
PVC 등 비전도성이라 전류가 흐리지 않는 곳에는 고압증기로 녹입니다.
작은 관의 끝에서 고온의 증기가 나오면서 얼음을 뚫고 들어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꽤 나옵니다.
p.s. 늦은 시간에 제법 긴 글을 쓰자니 오늘도 또 새벽이 되었네요.
이웃 분들 혹 동파로 고생하실까봐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중에는 별걸 다 알고 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을 텐데
경매를 오래하면 이런 것도 절로 알게 됩니다.
동파에 대해 이렇게 쓸 정도면 얼마나 많이 고생했겠습니까! 
첫댓글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크게 춥지않아 신경쓰지 않고 살다가 갑작스레 수도가 얼고 그러니 당황스럽더라구요..고맙습니다
긴글쓰시느랴고 수고하셔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