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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주 야영 준비 잘하고 계신가요
그 다음주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 야영+등반이 있어서
미리 말씀 드리지만 두 명이 썼기 때문에 조작이 절대 없습니다. 100% 리얼이에요.
(Choboja Guide to Mountain Camping)
이 글은 미래 후배들이 교육 중 야영이 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야영에 대처하기 위한 글입니다.
단, 야영 시 일어나는 러블리 해프닝은 매번 다르니 유동성 있게 대처해야 합니다
1단계: 마음의 준비하기
(혜경) 야영이 있다고 했을 때 조금은 걱정했는데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상상 속에서는 별빛을 보고 나무에 둘러 쌓이고 좋은 공기 마실 생각하니 설렜습니다. 매우 어릴 때 미국에서 야영한 적이 몇 번 있는데 그때는
- ‘곰이 있으니 음식물을 함부로 버리면 곰이 와서 덮친다, 그때 죽은 척해라’와
- ‘이 지역은 옛날 카우보이 개척자들이 넘어오다 루트 잘못 선택해 결국 서로의 인육을 먹다 죽은 곳이야’하는 쓸데없는 얘기들만 들어서 이번 야영은 어떨까 기대했습니다~
(혜미) 유쌤이 어떤 길을 갈지 댓글을 다신 것을 보고 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써미트부터 시작해서 리서치를 좀 하려고 하니까,
언니 왈: “교육생은 박쥐랑 표범만 한댔어~~~유쌤이 그랬어.”
나 왈: “정말? 확실해? 아 유 슈어?”
언니 왈: “어. 유쌤이 그랬다니까 -_-++.”
그 말만 믿고 전 열심히 박쥐와 표범길만 알아보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어요. 사람들이 그러죠-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고. 일요일 등반을 했을 때, 박쥐와 표범길 근처에도 안 갔습니다. 대신 무시무시한 5.11a 설우길을 등반했어요. 마음의 준비도 없이 ㅠ
아….역시 언닐 믿는 게 아녔어. 내 판단미스다
**레슨: 사전 지식 없이 등반을 하는 편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공부도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시는 미래의 분들은 편향적으로 공부하지 마세요-_-
2단계: 물건 구입하기
선생님이 올린 글을 보니 60리터 이상의 가방과 등반 때 쓰는 작은 가방, 헤드랜턴, 침낭 등이 필요했습니다. 혜미는 오케이 아웃도어로 미리 침낭과 식기를 구입했고, 가방이 없다는 동기 진은정이 당황의 글을 올리자 섬아저씨가 빌려주겠다고 하셔서 혜미는 얼른 빌리기로 했습니다.
혜미: 섬아저씨~!! 빌려주신 가방 너무나도 감사히 잘 썼어요~
혜경은 내 가방은 충분해~하고 생각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다 매트리스 등을 구매하기 위해 오케이 아웃도어 당산점으로 고고했고, 당산점 직원들은 자주 오는
5월이기에
**레슨: 야영 준비물에 자신이 없으면 까페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세요. 그럼 친절한 선배 또는 동기들이 물건을 빌려주거나 조언을 줄겁니다. 이러면 돈도 아끼고~~~
단계 3. 도봉산 가기
혜경과 혜미는 꾸역꾸역 가방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매고 양재역서 도봉산역까지 가는데, 다들 쳐다봤습니다. 젊은 아가씨 두 명이 하드코어 마운티니어처럼 가방을 맸으니 조금 어이가 없었나 봐요. 어쩌면 그들은 20리터 가방을 매면서 50이상을 든 저희가 부러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50이상을 맨 저희는 지하철 타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레슨: 멀리 살면 암장차 탑시다!
단계 4. 도봉산 도착- Approach
도착하니 은정양이 전화를 해서 삼겹살을 사오라고 주문을 했습니다. 식당에 마트가 어딨냐구 물어봤는데 왼쪽으로 쭈~욱 가라고 했습니다. 쭈욱 걸어 K마트에서 삼겹살 3근을 사고 개인 주류인 막걸이 2병하고 맥주 큰 통 하나 사고 도봉산으로 출발!
가다가 주차장에서 섬아저씨를 발견! 개인 주류의 양을 듣고 놀라며, 인원이 16명이니 막걸리를 더 사자고 하시고 우리는 얼음으로 된 8병을 구매. 그리고 착한 섬아저씨는 혜미 대신 50리터 가방을 들고 가주셨습니다.
혜경: 어프로치는 헬이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길이 너무 싫었습니다. 저희끼리 갔으면 쉬다 가서 아마 해가 떨어지고 길을 잃어 조난 당했을 지도 모릅니다. 섬아저씨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베이스캠프 근처에 도착해서 유쌤이 저를 불쌍히 여기어 대신 가방을 들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미 실신하기 일보직전. 가방 안에 막걸리와 삼겹살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혜미: 어프로치는 헬이었습니다. 짐은 섬아저씨 덕분에 상대적으로 가벼웠지만, 무릎은 욱씬욱씬, 목은 땀범벅, 그리고 조만간 나타난다는 커피숍은 아무리 걸어도 “어디에?”. 그냥 멘붕 상태로 킵고잉했습니다.
나중에 마중 나온 장환 선배가 가방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그냥 줄 껄 그랬나봐요. 다음부턴 거절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레슨: 어프로치에 자신이 없는 분들은 오후/저녁에 출발하지 마세요, 가다가 지쳐 해 떨어지면 조난 당합니다. 물론 밤에 선배님들과 같이 가면 길은 알려주겠지만
단계 5: Base Camp
베이스캠프는 굉장히 아늑했습니다. 여기저기 텐트 몇 개 있었고 타르프 (tarp)을 위에 쳐서 실외에 있지만 실내에 있는 기분이 났습니다.
혜경: 도착하자마자 땀이 식기 전에 오리털까지 꺼내어서 입었습니다. 강쌤이 알려주신대로 저는 체열을 효율적으로 보존했습니다. 호호호
혜경혜미는 밥부터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밑반찬 챙겨왔었는데 다 없어졌어요. 순서가 바뀌었지만 삽겹살을 꺼내서 구워먹기 시작했습니다. 재용선배는 전등으로 까페 분위기를 연출하셨고 (정말 신기했습니다! 조명 천재), 재만선배는 일렬로 삼겹살을 굽는 정환선배를 놀렸습니다 (고기구울 때 꼼꼼한 성격이 나온다고) 9시쯤 되니
초반에는 헬 (hell=지옥) 어프로치 때문에 지쳐있고 밥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재용선배가 저희를 보고 말이 너무 없다고 하셨습니다.
혜경: 호호호 저 원래 말이 없고 얌전해요~~~
혜미: 전 원래 얌전하고 언닌 안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유쌤이 직접 따고 강쌤이 담은 마가목주를 꺼내셔서 한 모금 마셨더니
그때
그 전날 밤 17년산 발렌타인을 마시고 다들 행복해했다는 것을 믿겨졌습니다.
유쌤은 야영 때 일어난 일 중 러블리 선배의 댄스를 추억하시며 동영상을 찾아주셨습니다. 자라섬에서 현숙선배와 살사를 춘 동영상이었습니다. 러블리 선배는 살사를 4년간 배웠다고 합니다. 영혼의 춤, 필(Fㅣㄹ)의 춤이라고 하시면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안타깝게도 파트너가 없어서 혼자 추시는데 필이 전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홀로이 추시는 모습은 정말 외로워 보였습니다.)
옆에서 재만 선배가 따라했구요. 그러다 갑자기 러블리 선배는 혜미 옆에 있던 펜스를 붙잡고 봉춤을 추셨습니다. 필이 과도하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혜경은 식겁하여 눈을 찔끔 감았으나 그 이후 몇 번을 봉춤을 보여주셨습니다. (섬아저씨가 올려준 동영상 외에 몇 번 있었습니다)
*****중요 레슨!!!!: 자, 여기서 러닝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이 “필(Fㅣㄹ)”에 대해서 러블리 선배가 운을 띄우기 시작할 때, “난 못 볼 껄 보고 싶지 않다” 하시면! 기둥이나 펜스가 없는 자리로 이동하세요~
또한 다른 춤 하나가 있는데 파트너와의 치골근을 똬! 붙이면서 느~~~끼하게 추는 춤이라고 하셨습니다. 음…..역시 파트너가 없어서 느낌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자리에 앉으시고 갑자기 웃통을 올리셔서 혜경은 순식간에 ‘오 마이 아이즈!!!!’ 하게 되었습니다.
딴 생각하느라 고개가 반대편으로 향해 있던 혜미도 우연히 고개를 돌리자, ‘마이 아이즈!!!!!”를 외쳤습니다.
춤을 추시는 내내 뒤로 넘어질까봐 남욱선배는 네트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감칠맛 나는 힙합랩을 해 주셨습니다.
**레슨:야영 때 러블리 해프닝이 많으니 반드시 카메라를 준비를 하여 함께하지 못한 동기/선배들을 위해 기록을 합니다.
단계 6: 잠자기
전날 예상 기상시간보다 늦게 일어나셔서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하신 유쌤은 내일은 반드시 일찍 일어날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자러 갔는데, 침낭이 얇아서 유쌤과 러블리 선배는 저흴 불쌍히 여기어 텐트 안에 있던 소원장님을 쫓아내고 저희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얇지만 죽지는 않을거야~~하는 심정으로 취침 준비했습니다.
혜경: 침낭 줄 땡겨서 얼굴에 있는 부분까지 가렸습니다. 그런데 발이 제일 시려웠습니다. 그럭저럭 잘만했는데 꿈속에서도 야영을 했고 꿈속에서도 추웠습니다.
혜미: 폐쇄공포증이 조금 있는 전, 얼굴 부분만 헐렁하도록 침낭을 짚업했더니, 새벽에 찬 공기가 몸 안쪽까지 들어와서 조금 추웠습니다. 새벽에 폐쇄 패닉도 와서 침낭을 아예 열기도 했습니다.
또 텐트 바로 앞에서 ‘까~~~~~까~~~~~’우는 새의 소리에 깜놀하여 전 일어났지만, 미동도 없던 언닌 콧구멍만 내놓고 차암 평화롭게 자고 있었어요.
혜경: 아~야영꿈속에서 새가 울었는데, 꿈이 아니었나 봐요.
단계 7. 아침 등반 준비
**레슨: 나름 세수도 하니 야영한다고 더럽게 생활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그러나 정신은 없으니 빨리빨리 행동해야 합니다
1. 5월의 야영은 추우니 침낭은 두꺼운 것으로 준비한다.
혜경 침낭은 권장 사용 온도2~5도 전후였는데 믿지 마세요 (가격: 약 7만원)
2. 1박 이상할 때는 50리터 이상의 큰 가방이 필요하고 등반을 위해 작은 가방도 필수이다. 야영 물건 생각보다 많고, 등반시 물 엄청 챙겨야 하니까요
3. 화장실 가기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단 헤드렌턴 필수)
순대 만들 일이 있으면 무조건 어두운 밤에 처리해야 심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정말 안 보인다.
아침에는 유쌤의 ‘출발’ 소리에 정신도 없고, 온 사방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
4. 물수건 많이 챙기기.
음식물을 쏟거나, 손에 있는 벌레를 치우다가 벌레 진물/X이 묻기도 한다
5. 술은 밤을 위해 도수 높은 것으로, 낮을 위해서는 도수 낮은 것으로 준비한다.
좋은 예시: 17년산 발렌타인/맥주, 마가목주/막걸리
6. 아침형 인간: 유쌤보다 일찍 일어날 자신이 있다면?
è등반할 때 사용할 가방 준비는 아침에 해도 무방.
è샘터에 가서 간단한 목욕할 수 있음, 다만 샘터에서 오랜 시간 보내지 말기를.
올빼미형 인간: 유쌤보다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다면?
è아침에 이것저것 챙기는 데 정신 없다. 무조건 등반 가방은 밤에 자기 전에 챙겨라!
è아침에 씻을 시간 전혀 없다, 일어나자마자 튈 준비한다
7. 립밤 챙기기
멀티 등반을 하다보면 땡볕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는데 입술이 타 드러간다. 침을 묻히면 입술이 더 갈라지니 편안한 등반을 위해서는 립밤은 필수!
혹시 더 레슨이 생각나거나 의견 주시면 보강하겠습니다~~~
후배들이여 쫄지말고 야영 즐기세요~~
뿅!
첫댓글 야영 한 번에 꾼이 다 되었군.. 연말쯤엔 후기 모아서 책을 내도 되겠어. 넘 재미ㅆ다.~
러블리해프닝은 또 모야??????
지하철 (앞뒤)배낭녀???
안 그래도 언니랑 제가 같이 뭐 좀 해볼까? 생각도 했었어요ㅋ
러블리 해프닝은 lovely 선배님과 관련된 모든 해프닝으로 이번엔 Fㅣㄹ이 충만한 봉춤이었어요 악ㅋㅋㅋ
저번에 후기도 재밋었는데요 역쉬나 실망시키지않는군요 흥미롭게 잘봣슴다
오! 새로운 형식의 후기네~ㅋ 진짜 재미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 재주가 있네~^^
기다렸어. 후기...아까 낮에도 유쌤한테 "강혜경 이제 졸업했다고 후기 안 쓰나?" 했거등
유쌤이 직접 담근 마가목주(No) → 강쌤이 직접 담근 마가목주(Yes)
유쌤은 수확만...ㅋㅋ
호호 수정완료요! 선생님 근데 마가목주 너무 맛있었어요 ㅜㅜ 저도 따면 주조법 알려주세요
후기 자주자주 쓸께요 ㅋㅋ
일단 가을에 유쌤 따라 설악을 가야 하겠지. 자매가 따면 양이 꽤 되겠는걸.
더탑 암벽대학 입시 수험교재군.
혜경 학교다닐때 시험문제 써머리자료로 알바한거 아냐??
헉 어떻게 아셨지;; 제 써머리로 A+ 받은 사람이 쑤두룩했어요 ㅋㅋㅋ
아놔 왜 순대에서 빵 터지지.ㅎㅎ
좋아요
와~ 지하철 사진은 산녀같음!! ^^
아 아쉬워.. 이번에 같이 가야 이 금쪽같은 후기를 읽을 수 있을텐데...
한 주를 더 기다려야 하네요.....ㅠㅜㅜㅜㅠㅠ
그저 부럽네요.. 젊은 자매 둘이 이쁜데다 글까지 잘 쓰고..... 아 옛날이여~
요거 읽다보니 신난다~~^^
재밌다~~ 같이가진 않았지만 그 날의 야영이 눈에 그려지는듯 하오~
이제 모든걸 다 파악했군 ㅎㅎ
어프로치까지 잘해버리면 세상은 너무 불공평한거죠.....
새콤 달콤 상큼 발랄.....
ㅎㅎㅎ 진짜 사랑스런 강자매!!
조만간 배자매 시리즈도 기대하겠으.
둘이 만담하는거 같아요 ^^
담엔 들어준다할 때 못 이기는 척 맡겨요 ㅋ
야영 초보자들이 필독해야 할 후기 이네요...
초보자 필독하러 왔습니다ㅎㅎ 혜경/혜미 선배 후기는 언제봐도 재밌는거 같아요ㅋㅋ 유용한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