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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베스트 드레서 남자 연기자로 선정되어 촬영을 얼른 끝내고 수상하러 가야 한다는 매니저의 말에 고수가 무심하게 대꾸한다. 예민하고 섬세한, 진정한 ‘꽃미남’의 얼굴을 지닌 그는 실은 털털한 남자다. 평소 스타일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한 트레이닝복과 티셔츠,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물론 그렇게 입어도 충분히 멋져 보이긴 하지만). 그런 그가 늘 성실하게 집중하는 건 바로 운동. 매일 한두 시간을 피트니스 클럽에서 보내고 인라인 스케이트와 복싱까지 섭렵한 고수는 그야말로 ‘운동광’이다. 그 훌륭한 결과물은? 헐렁한 화이트 니트 카디건을 입어도 숨길 수 없을 만큼 탄탄하고 근사한 보디 실루엣!
앵무새 프린트의 블랙 벨벳 재킷은 폴 스미스, 핑크색 저지 셔츠는 휴고 보스, 블랙 가죽 헌팅 캡은 A/X, 스트라이프 머플러는 제너럴 아이디어(by 범석) 제품. 그의 짙은 눈썹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 눈썹을 거친 텍스처로 고정시키는 브로우 셋을 발랐다. (왼쪽)
아이보리 컬러의 니트 카디건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스카이블루 팬츠와 큐빅 벨트는 제너럴 아이디어(by 범석), 화이트 앙고라 모자는 캉골, 화이트 밴드의 시계는 테크노마린 제품. 뉴트럴톤의 쿠션은 아르마니 까사 제품. (오른쪽)
헤어&메이크업 / 조성아 뷰티 폼
Photographed by J.JO
김민준이 촬영 중간에 포토그래퍼에게 이렇게 외치며 헤어 스타일을 손보러 분장실로 달려갔다. ‘이렇게 해야 좀더 나답고 컨셉에 맞지’라는 욕심이 있어서다. 요즘 가죽 재킷과 모자, 허름한 티셔츠의 트러커 스타일에 매료되었다는 그. 터프하기만 한 그에게도 이렇듯 섬세한 면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모델 시절, 화보 촬영이 있을 때면 에디터와 일주일 전 미리 컨셉에 대해 통화를 하고 스스로 연구하는 철저함을 보였다는 김민준은 브라운관 속에서 역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피곤한 스케줄로 생긴 다크 서클을 없애주는 아이 크림을 바르고 운동 뒤엔 꼭 남성용 클렌저를 사용한다. 야성적인 눈빛 하나로 지난 해 여성들의 마음을 무척이나 설레게 만들었던 그는 3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야망의 계절〉에서 이종격투기 선수로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블루 셔츠는 D-Squared 2, 레더 라이더 재킷은 콕스, 그레이 코듀로이 팬츠와 부츠는 돌체 앤 가바나, 크로스 펜던트 목걸이는 타테오시안 제품. 아라미스의 헬시 룩킹 젤을 발라 거친
가죽 재킷에 어울리는 구릿빛 피부를 표현했다.(왼쪽)
밀리터리 하프 재킷, 브라운 티셔츠, 진 팬츠는 D-Squared(at 쿤), 보잉 선글라스는 도나 카란(at 옵틱스) 제품.(오른쪽)
헤어 / 임철우
메이크업 / 이수미
Photographed by Kim Wook
실핏줄이 보이는 잔뜩 부은 눈을 하고 조한선이 촬영장에 나타났다. 커다란 덩치에 어슬렁거리는 걸음으로. 〈늑대의 유혹〉에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싸움꾼 고교생 반해원 역을 맡았고, 격투 신을 대역 없이 연기하기 위해 액션 스쿨에 다니고 있다. 또 겉보기에만 멋있는 몸이 아니라 실제로 탄탄하고 유연한 몸을 만들기 위해 하루 3시간씩 강행군 중이다. 우리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한 남자이지만 그는 자신의 얼굴이 나이보다 성숙해 보인다고 장난기 어린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래서 요즘 스트레스로 건조해진 피부를 위해 아무리 바빠도 남성용 토너와 로션은 꼭 챙겨 바른다고. 한번쯤 남자답게 수염을 길러보고 싶다며 면도도 하지 않은 얼굴로 섹시한 포즈를 취하는 그. 그 옛날 ‘쾌남’의 광고 이미지를 패러디한 듯한 이번 촬영 컨셉에 그만큼 어울리는 남자도 드물 것이다!
화이트 브이넥 티셔츠와 파이핑 팬츠는 제너럴 아이디어(by 범석), 블랙 벨트는 클로에 제품. 샤워실 선반에 놓인 제품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와 '알뤼르 옴므'의 헤어 앤 보디 샴푸, 클라란스 맨의 '토탈 샴푸.(왼쪽)
오렌지 컬러의 스트라이프 셔츠와 타이는 폴 스미스, 딥 퍼플 컬러의 셔츠와 블랙 팬츠는 휴고 보스, 브라운 컬러의 가죽 벨트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테투 다이아몬드 네크리스와 링은 스티븐 웹스터, 시계는 테크노마린 제품.(오른쪽)
헤어&메이크업 / 김선희 장소 협찬 / M.O.M spa
Photographed by Kim Han Jun
복싱장의 링 아래서 거울도 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앉아 메이크업을 받는 그를 기습 촬영하자 불쑥 꺼낸 말이다. 그는 정말 엉뚱하고, 그래서 재미있는 남자다. 깊이가 느껴지는 눈으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입으로는 엉뚱한 멘트를 날린다. 그런 그의 패션 감각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도 인정할 정도. 이날도 나른하게 떨어지는 화이트 니트에 청바지를 루즈하게 입고 그 위에 럭셔리한 블랙 벨벳 재킷을 멋지게 차려 입고 나타났다. 자타가 공인하는 섹시한 입술을 가진 그는 한 달에 립밤 두 개(그의 설명으로 추측컨데 키엘의 넘버원 립밤을 사용하는 듯)는 족히 쓴다고. 또 매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끝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가졌다고 한탄하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피붓결을 가진 그의 뷰티 노하우는 수분 크림을 듬뿍 바르는 것이다.
화이트 망사 톱은 제너럴 아이디어(by 범석), 블랙 가죽 네크리스는 타테오시안, 헤어밴드는 A/X 제품. 촬영 전 그는 비오템 옴므의 셰이빙 젤로 면도를 하고 록시땅의 셰이빙 스틱을 발랐다.(왼쪽)
레드 컬러의 집업 트레이닝 점퍼는 휴고 보스, 오렌지 스티치의 트레이닝 팬츠는 파라수코, 컬러풀한 프린트가 돋보이는 레드 캡은 플레이 보이(at 플랫폼), 스니커즈는 W<(at 플랫폼), 원석 버클 벨트는 라우렐 제품.(오른쪽)
헤어&메이크업 / 김선희
장소 협찬 / 강남 거북 복싱 체육관
Photographed by Kim Han Jun
에디터 / 장은수 스타일링 / 정윤기
사실 화보 ‘Men in Beauty’의 아이디어는 남성 메이크업 시장의 첫 테이프를 끊는 주역이 된 장 폴 고티에의 ‘르말 뚜 보 뚜 프로프르’ 라인의 런칭에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그래서 남자 스타들을 캐스팅해 메이크업 화보를 찍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주인공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남자를 모델로 메이크업 화보를 촬영하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뜨는’ 스타들은 뷰티 화보라는 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급기야 ‘르말 뚜보’ 라인이 내년 4월에나 국내에 런칭할 계획이라는 비통한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우리는 재빠르게 컨셉을 선회해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첫 남자 화보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첫 주자는 최근 영화 촬영에 돌입했다는 고수.
영화 촬영을 앞두고 하드 트레이닝에 돌입한 조한선의 촬영은 올 2월경 오픈 예정인 M.O.M 스파에서 이뤄졌다. 이날 정구호 쇼 무대에 서고, 또 3시간 동안 운동을 하고 온 후여서 그는 매우 피곤한 기색이었다. 월풀 욕조에 누워 촬영하는 신에서는 스태프들이 폴라로이드를 보고 이런저런 의논을 하는 사이에 욕조 속에서 잠들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카메라 셔터가 눌리는 동안에는 “좀더 느끼하게! 거만하게! 더 섹시하게!”라는 포토그래퍼의 주문에 따라 눈을 지긋이 감고 욕조의 각 부속들을 센슈얼한 손길로 더듬는 등 미키 루크가 부럽지 않은 관능적인 연기로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모델에서 연기자로 변신해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민준의 촬영도 밤 9시가 넘어서야 진행됐다. 촬영 도중에는 거의 모든 스태프들이 그의 멋진 모습을 담아가려고 저마다 카메라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연출되었고, 급기야 동행했던 좰보그좱 패션 기자는 폴라로이드를 기다리는 와중에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그와 다정한 포즈로 기념 사진도 찍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헤어 스타일이 별로지?’라는 말 한마디에 그가 찬물이 나오는 스튜디오의 화장실로 달려가 1분 만에 머리를 감고 섹시한 젖은 머리로 돌아온 것! 또 꼼꼼하게 자신이 입을 옷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살피고 촬영 시안을 살펴보는 그는 자신이 아무리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털털한 사람이라 말해도, 여느 스타일리스트 못지않은 감각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촬영의 마지막을 장식한 남자는 최정원. 운동을 하다가 막 촬영장인 복싱 체육관으로 달려온 그는 스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촬영장 곳곳을 누비며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그리고 체육관 관장 할 것 없이 특유의 서글서글한 말투로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해냈다. 하얀 망사로 만들어진 섹시한 톱을 입자 쑥스러운 보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난방시설 하나 없이 추운 체육관 안에서 땀을 연출하기 위해 온몸에 찬물을 뿌려도 ‘남자가 이 정도는 참아야지!” 하며 샌드백을 두들기고 얼음장 같은 링 위에 눕기를 반복했다(이때 스태프들은 모두 코트에 머플러까지 둘둘 감고 있었다). 한마디로 그와의 촬영은 재미난 놀이 같았다. 여운을 남기는 그의 귀여운 표정과 말투는 이 한마디로 표현될 수 있으리라. 감사의 표시로 내가 준비한 작은 화장품 꾸러미를 그에게 건네자 조금 느끼한 눈길로 이 말을 남기고 사라졌으니까. “누나, 편지는 넣었죠? 에이, 다 알아요!”
이렇게 멋진 4명의 남자들과의 만남은 아쉬움을 남긴 채로 끝이 났다. 그러니 나의 한 가지 바람은 언젠가는 그들의 팔뚝 전체에 요란한 타투를 그려넣고, 눈가에는 굵은 아이라인을 그리고, 머리에는 컬이 탱글탱글 살아 있는 웨이브를 넣어도 그들이 두 팔 벌려 반겨줄 날이 오는 것!
첫댓글 액션스쿨 다니시느라 요즘 많이 힘드셨대요~
전 원 수염기른 남자는 별루 안 져아하는데요,,,, 한선오빠는 수염을 길러두 머쪄요~~ 터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