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타고 살탔냐고요? ㅎㅎㅎ
쌍십절
이날은 중국의 최대 명절이자 울 나라에선 이봉창의사가
순국한 날이고 또...
바로 바로 이도희가 뽑기를 잘못하여 결혼이란 굴레에
팍 빠져버린날이다.
즉 결혼기념일이란말. 하하.
경상도의 드센 발음을 하는 내가 쌍십절 쌍십절해대니까
욕같이 들렸는지 옆에있는 남편이 그만 좀 하란다.
IMF의 여파가 이넘의 결혼기념일까지 영향력이 미쳐서
다른해엔 남편에게 좋은선물도 받았는데 올해는
입 싸악 딱아버리고 꼴란 탕수육 하나 시켜먹었는기
고작이다.
'뭐 먹고 싶은거 있냐?"
당연하게 있지...
글치만 같은값이면
'뭐하고 싶은거 있냐?"
요렇게 물었슴 얼마나 좋았을까?
요새 자기 지갑형편 내가 뻔히 알고 있는데
하고 싶은거 있냐고 물은덜 내가 간크게 비싼거
요구할까봐....
그렇지만 먹는거 있냐고 물어주니
그거라도 안물어주는거보담야 낫지..ㅎㅎㅎ
내가 좋아하는 회를 사준다는걸 쌍십절이니만치
좀 유명하단 중국집을 택했다.
중국집이 유명하단덜 그게 그거지 뭐.
짜장면을 시켰는데...에게게....
거짓말 좀 보태서 울동네 중국집의 반도 안나온다.
유명한집은 원래 요렇게 작게 주는 모양이다.
그래도 탕수육이 맛있어서 맛있게 먹었지.
분위기있는 커피숍에 가서 쥐뿔도 없으면서
좀 있는체 하며 우아하게 커피를 마셨다.
하긴 내가 우아하게 마신덜 이 얼굴에 코메디겠지만
그래도 내딴엔 분위기 파악하여 좀 점잖게 마셨지. 하하
오랫만에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도 하고...
또 드라이브카니까 좀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걍
한적한 길을 조금 빨리 달린거지 뭐. ㅎㅎㅎ
결혼기념일이라도 나를 위해 좀 부드러운 말을 해주는기 아니고
모두 모두 내가 하는말밖에 없다.
기분좋아 노래를 부르면 내 음치소리가 거슬린다고
얘기하란 사람이니....
우쨌기나 시번짜리 선물하나도 못받고
걍 집에 왔지뭐.
야심한 밤이 되어 내가 남편에게 글켔다.
'오늘은 좀 일찍자자'
"왜?"
남편과 나는 야행성이라서 아주 늦게 자는 버릇이 있다.
1시는 기본이다.
근데 오늘은 좀 일찍 자자고 하니까 왜? 라고 반문이다.
이 사람 함봐라.
분위기 파악도 몬해.
오늘같은 역사적인날 좀 일직 자자하면 군말없이
자주면 어디가 덧나나.
왜라니...왜라니.....기분 나빠라.
'걍 오늘은 좀 일찍 자고 싶어서...'
설명이 이정도면 등신 아닌담에사 '아랐다'하고
하든일 덮어놓고 오련만 대답하는거 함보소.
'자고 싶으면 먼저 자라'
으이그 아부지....저런 분위기라곤 심봉사 할배같은
깜감절벽인 사람 우짜면 좋십니까.
말하는 내 입이 부끄러버 죽겠심다.
내가 뭐 엉뚱한 맘먹고 그러는건 절대 네버 아닙니다.
걍 결혼기념일이니 안온한 분위기 함 젖어볼라고
그랬는데 그기 뭐 돈드는거 아니고 잘못된거 아니잖아요?
물건같으면 팍 A/S 라도 하겠고 반품이라도 하겠는데
시어른이 안계시니 반품도 안되고...흑흑...
오늘 온천물에 뼈도 담그고 살도 담궜으니까
본전치기라도 할려는데 저리 협조를 안해주니
본전은 물건너간거같다.
그래도 나는 12시 되어서 잤지롱.
뼈타고 살탔냐고요?
물어나 마나하는 소리하믄 입만 아프지.
결혼기념일인데 걍 자는 사람있으면
내손에 장을 찌지지.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