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일어날 때 어지러움증, 어떻게 고치죠?/약 대신 운동으로 고치는 법
글 명지예 기자 2020-09-14
앉았다 일어났을 때 갑자기 어지러워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넘어지는 일은 왜 겪는 걸까? 이런 증상과 관련된 질병은 두 가지가 있다. 기립성 저혈압과 기립성 빈맥 증후군이 그것이다.
1. 기립성 저혈압
◇ 원인
① 자율신경계 고장: 우리 몸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혈압, 맥박 등을 상황에 맞춰 저절로 조정해주는 자율신경계가 있다. 이 자율신경계가 고장 나면 자세를 바꿨을 때 혈액이 일시적으로 심장과 뇌까지 도달하지 못해 저혈압이 발생한다.
② 약물 부작용: 항고혈압제나 정신질환 치료제 등 약물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는데도 계속 고혈압약을 먹으면 오히려 저혈압이 돼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다.
③ 만성질환:알코올 중독, 당뇨, 류마티스 같은 만성질환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④ 장딴지 근육 약화: 장딴지 근육이 약하면 근육 안의 심부정맥으로 몰렸던 피가 심장으로 빨리 되돌아가지 못한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이런 증상이 많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건강한 여성이라도 월경기간에 기립성 저혈압을 앓을 수도 있다. 뜨거운 물이나 사우나에 오래 들어가 있어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낮아져 발생하기도 한다.
◇ 증상
① 순간적으로 핑 도는 느낌: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 대부분 이러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② 눈 앞이 캄캄해짐: 망막이나 뇌의 후두엽에 순간적인 허혈이 생겨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도 흔하다.
③ 두통, 목 뻣뻣함, 전신 무력감, 현기증: 심한 경우 폐의 환기에 영향을 미쳐 호흡곤란이나 실신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경우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뇌를 손상시켜 치매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 진단
혈압검사와 기립경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누운 상태에서 측정한 안정 혈압에 비해 일어선 직후 3분 이내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혈압 20mmHg이상 혹은 이완기혈압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 치료
기립성 저혈압 치료의 첫 번째는 현재 복용중인 약을 조정하는 것이다. 항고혈압제 등 복용중인 약을 줄이지 않으면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그 다음 혈압을 올리기 위해 ‘미도드린’, ‘드록시도파’ 같은 약을 복용해 치료한다.
2. 기립성 빈맥 증후군
◇ 원인
기립성 저혈압과 마찬가지로 자율신경계가 고장났을 때 발생한다.
◇ 증상
① 어지럼증
② 불안감
③ 기절할 것 같은 느낌
④ 두통, 가슴 두근거림
특히 밤새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움직일 때 발생하기 쉽다. 기립성 저혈압과 달리 불안증이나 우울증, 압박감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 진단
기립성 저혈압보다 5배 이상 흔하게 관찰되는 질병이다. 기립 시 증상이 나타나고 누울 때 증상이 호전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내원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기립 직후 혈압의 변화는 없으면서도 누워있을 때에 비해 맥박이 30회 이상 증가하거나 분당 120회 넘게 빨라지는 경우 기립성 빈맥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 치료
맥박을 조절해야 하므로 베타차단제(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를 차단해 심장 박동수를 감소시키는 약물)로 치료한다. 환자의 체질에 따라 ‘프로프라놀롤’과 ‘비소프롤롤’ 같은 약을 쓴다.
두 질병 모두 자율신경기능을 회복해야 극복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 고장은 체질변화와도 같아서 약물치료만으로는 완치하기 어렵다. 약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운동과 생활습관 변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주건 교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1. 매일 실내운동 하기
하체나 등 근육 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 실내자전거 운동을 하루에 4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요가나 런닝머신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초반 3개월은 앉아서 하는 운동이 낫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2. 물 많이 마시기
침대 곁에 물을 두었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500ml를 한 번에 쭉 마시는 것이 좋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로는 한 번에 500ml 이상의 물을 들이키는 것이 효과가 크다고 한다. 잠에서 깬 후 돌아다니기 전에 일어나자마자 앉아서 마셔야 한다.
3. 생활습관 바꾸기
온도 차이가 심한 사우나, 입욕 등을 삼가고 가벼운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를 하루 2g씩 복용하는 것도 자율신경 회복에 매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