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따와나 선원 개원식 축사>
*혹시 축사를 해달라는 부탁이 있을까봐 미리 준비했었는데 요청이 없었기에 발표하지 않았지만, 그 내용을 버릴 수 없어 여기에 실습니다*
하늘 높고 물 맑은 이 좋은 계절에 개원한 제따와나 선원은 인도에 있는 불교성지 사위성 기원정사에서 유래합니다. 기원정사, 제따와나 위하라Jetavane Anāthapindikassa ārāma의 창건에 얽힌 인연은 들을 때마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면서 삼보에 대한 신심을 북돋워줍니다. 잘 아시다시피 기원정사는 급고독장자 아나따삔디까Anathapindika라 불리는 수닷따Sudatta 장자의 불세출의 보시와 이에 감동한 제따왕자Jetakumara의 기부로 이루어졌습니다. 수닷따 장자가 보시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으나 그분의 임종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여기서 잠깐 소개합니다. 수닷따 거사가 노년에 들자 병이 중하여 임종이 다가올 무렵 부처님께 법문을 듣고 싶다는 청을 넣자, 부처님께서 사리뿟따를 보내서 임종법문을 하게 하셨습니다.
[사리뿟따] “장자여, 그러므로 그대는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장자여, ‘나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의식은 나는 이 세상에도, 저 세상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배워야 합니다.
장자여, 그러므로 그대는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장자여, ‘나는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인식하고 희구하여 경험한 것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의식은 그것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배워야 합니다.
설법을 듣고는 아나타삔디까가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아나타삔디까] “저는 오랜 세월 스승과 마음 닦는 비구들을 모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와 같은 법문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리뿟따 존자와 아난다 존자는 아나타삔디까를 이와 같은 법문으로 가르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을 떠났다. 그 후 아나타삔디까는 오래지 않아 죽은 뒤에 만족을 아는 신들의 세계(도솔천)에 태어났다. 한 때에 하늘사람 아나타삔디까는 깊은 밤중에 아름다운 빛으로 제따바나를 두루 밝히며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께 예배를 올리고 한 쪽으로 물러섰다.
하늘사람 아나타삔디까는 세존의 앞에서 이와 같은 시를 읊었다.
“여기 자비로운 제따바나는 거룩한 이들의 모임이 있으며
가르침의 왕이 살고 내게 기쁨이 생겨나는 곳이네.
선한 의지, 밝은 지혜, 삼매의 경지, 계행과 올바른 생활로
사람은 청정해지네, 가문이나 재산 때문이 아니네.
슬기롭고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유익함을 생각하여
이치에 맞게 진리를 탐구하여 이곳에서 깨끗함을 찾으리.
사리뿟따처럼 지혜와 계율과 고요함으로써
저 언덕에 도달한 수행자는 진정으로 가장 수승하네.”
하늘사람 아나타삔디까가 이같이 말하자 부처님께서는 그의 시에 공감하셨다. 그러자 하늘사람 아나타삔디까는 ‘스승께서는 나에게 동의하셨다.’라고 기뻐하면서 세존께 예배를 올리며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는 사라졌다. 세존은 날이 밝자 비구들을 불렀다.
[세존] “비구들이여, 오늘 어떤 하늘사람이 깊은 밤중에 아름다운 빛으로 제따바나를 두루 밝히며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나에 인사를 하고 한 쪽으로 물러섰었다.”
이에 아난다가 말하길 “아나따삔디까 거사가 보시한 공덕으로 도솔천의 하늘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확실한 듯싶습니다.” “훌륭하다. 아난다여. 참으로 그 하늘사람은 다름 아닌 아나타삔디까였다.”
2. 기원정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있습니다. 교단의 최대의 시주였던 위사카Visakha 부인입니다. 니간따Nigantha를 따르던 시아버지 미가라는 며느리였던 위사카의 지혜와 덕성에 감복하여 공손히 합장하며 “진리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게 한 너는 나의 어머니이다.”라고 고백했다. 미가라는 그날부터 며느리를 ‘나의 어머니’라 부르며 존경하였고, 집안의 재산권을 모두 위임하였다. 사람들은 위사카를 ‘미가라의 어머니’(Migaramata미가라마따)라 불렀고, 교단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그녀를 승가 대중도 존경해 ‘어머니 위사카’라 불렀다. 위사카는 남편과 부부금슬이 좋아 세간의 유복함을 누렸다. 기원정사가 원만히 지어지고 나자 위사카는 천 명의 비구니들이 거주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정사를 건립하여 승가에 기증하였다. 사위성 동쪽 성문 밖에 위치한 그 정사를 사람들은 동원정사(東園精舍 Pubbarama뿝바라마)라고도 부르고, 녹자모강당(鹿子母講堂 Migaramatupasada미가라마뚜빠사다)이라고 불렀다. 야소다라 비구니도 말년에 이곳에 살았다. 위사카는 정사를 완공한 뒤 부처님과 비구, 비구니에게 정사를 기증하는 의식을 봉행했다. 그런 다음 가족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 내가 소원하던 바를 모두 다 이루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다.”
이렇게 말한 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동원정사 주위를 돌고 또 돌았다. 사람들이 불사를 너무 많이 해서 미쳤다고 하자 부처님이 말했다.
“비구들이여, 오늘은 위사카는 과거와 현재에 세운 모든 원을 다 성취한 날이니라. 그녀는 지금 그 성취감 때문에 매우 만족하여 게송을 읊으며 정사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일 뿐,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 아니다. 위사카는 과거 여러 생 동안 언제나 널리 베푸는 시주였고, 과거의 부처님 때부터 법을 열성적으로 포교하는 사람이었느니라. 그녀는 언제나 선행을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었으며, 전생부터 많은 선업을 쌓았던 사람이다. 그것은 마치 정원사가 꽃밭에서 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드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일이니라.”
위사카를 보는 사람들은 말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저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까지나 보고 있고 싶어라. 그 모습만 보아도 마음이 정화되다니 정말 신기하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보시의 공덕을 알았던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자애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삶이었습니다. 오늘 제따와나 선원이 세워지기까지 선원장 스님과 함께 애쓰신 거사와 보살님들이 모두 수닷따 장자이며 위사카 보살이십니다. 여러분의 공덕은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제따와나 선원의 개원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 멋진 축사를 제따와나선원에서 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우리도 수닷따와 위사카처럼~~~ 사두 사두 사두~_((()))_
♧♧♧~()()()~♧♧♧
미가라의 어머니~ 참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두 사두 사두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