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이는 향과 맛에서 버섯중의 버섯 산림청 파워블로거 필진 / 맛객
△ 향이 진한 능이버섯과 소고기 무국의 조화
입으로 느끼는 맛과 마음으로 느끼는 맛이 있다. 정취가 담겨있는 음식은 대개 마음으로 느끼는 맛이다.
한 겨울에 어느 이름 없는 산사에서 스님이 능이와 무만 넣고 끓인 국을 먹었다는 얘기 속에서도 정취가 묻어난다. 언젠가 누구에게선가 그 얘기를 전해 듣고 나서는 해마다 능이를 저장하곤 한다.
겨울철에 능이버섯 무국을 끓일 요량으로 말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능이버섯이 들어간 무국을 끓였다.
하지만 세속과 인연을 끊지 못하는 속인인지라 소고기와 파도 들어갔다. 굳이 이름붙이지만 능이버섯소고기무국이 되겠다.
지난 가을에 말린 능이를 물에 씻겨 깨끗한 물을 받아 불렸다. 하루 반나절 넘게 불렸더니 까만 물로 변했다. 바닥의 앙금이 흘러들지 않게 조심스레 물을 받은 후 능이는 다시 주물럭거리며 여러번 행궜다. 능
이 버섯에는 모래가 끼어있어 잘 씻지 않으면 맛을 방해하기 십상이다.
능이우린 물을 끓이고 소고기는 소금, 다진마늘, 다진 파, 후춧가루, 참기름으로 기본양념을 해서 얇고 네모지게 썬 무와 함께 볶는다. 물이 끓이면 볶은고기와 무를 넣고 능이버섯도 넣는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무가 물러질 정도로 끓으면 대파를 넣고 불을 내린다.
△ 잘 끓여졌다
비록 밖에 눈은 내리지 않지만 스님이 끓인 능이버섯무국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능이와 소고기에서 우러난 감칠맛은 인공조미료의 맛을 능가할 정도이다. 능이의 향긋함은 후각을 미치게 만든다. 왜 능이버섯을 향이버섯이라고 부르는지 한술 뜨는 순간 깨닫게 된다.
푹 끓인 소고기는 질겨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생선살마냥 보드랍게 변했다. 능이의성분이 고기를 무르게 한 것이다. 고기 먹고 체했을 때 능이우린 물을 마시면 직빵이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허언은 아닌 셈이다.
능이와 고기는 더 없이 좋은 음식궁합이다.
△ 능이 돼지고기 두루치기
사실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와 더 잘 어울린다.
능이버섯이 들어간돼지고기 두루치기는 맛보지 능이와 함게 구워먹는 소고기 등심도 울고 갈 맛이다.
물론 맛 뿐만 아니라 고기 소화에도 탁월한 효능은 능이의 최대 강점이다. 실제 능이와 돼지비계를 함께 하룻밤 두면 다음날 액체로 변할 정도이다. 능이버섯고고기무국을 금세 비우고 또 한 그릇 담았다.
술국으로 최고다.
후룩~~
아! 좋다! 좋아! 이 맛이야!
첫댓글 꼴깍.....^^
우와 저 귀한 능이버섯을...들기름에 팍팍 볶아 먹고 싶어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