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금요일입니다.
비소식이 있을려고하는건지 하늘이 흐릿흐릿해지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날씨가 들쑥날쑥입니다.
비가 와도 소나기보다도 센 폭우가 오고, 날은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입추는 지났는데, 언제쯤 날이 풀릴련지, 조금 더 잘 버텨봐야겠습니다.
9시 15분,
오늘도 어르신은 어디 나가셨나봅니다. 아랫집 어르신에게 부탁해놓고 나가셨습니다.
"망고, 설탕 하나, 계란 한판 이거 저 웃집에 갖다 놓고 와~" 하시는 아랫집 어르신.
읍에나가서도 충분히 사실수 있으실텐데, 이동장터에 물건 사놔달라고 부탁해주시는 우리 어르신 너무 고맙습니다.
아랫집 어르신은 윗집 어르신 물건이 다 처리된 후 본인 물건 바로 갖고 가십니다.
차 빼고 나가던 찰나, 아랫집 어르신 길가에서 기다리십니다.
"막걸리 4병!"
날이 무더워서 그러신지, 아니면 약에 쓰시려고 하시는지 막걸리 챙겨서 가십니다.
10시,
윗집 어르신댁에 가려던 찰나, 옆 집에서 오십니다.
"지난번 외상 있지~ 그거랑, 그 깡맥주 하나 주소~ 울 아들 온당께~"
주로 어르신은 소주를 가끔씩 한 병 사시곤 하셨었습니다. 외상값 주시려고 계속해서 기다리셨을 어르신의 맘 고마웠습니다.
10시 10분,
어르신댁에 가서 어르신께 말씀드렸습니다.
"지난번 요플레.. 요번에 수량이 부족해서 못갔고 왔어요~" 라고하니,
웃으면서 손짓하십니다. 어르신께서는 제가 갖고간 빵과 요구르트, 황도를 고르시며 다음번에 갖고오라는 의미의 손짓을 해주셨습니다.
요구르트엔 빨대를 꼽아서 5개 드리고, 2줄은 냉장고에 넣어놓았습니다.
다음주엔 꼭 요플레를 넉넉히 챙겨야겠다 싶습니다.
10시 15분,
지난번 공병수거 때 말씀하셨던 라면, 계란, 술 챙겨 어르신 댁으로 올라갑니다.
어르신 마당에서 걸어나오다 제가 오는것을 보고 돌아가십니다. 어르신께서는 공병값 활용해서 물건을 싸게 사니 좋아라하십니다.
다음에도 필요하면 말씀해달라고 하며 내려갔습니다.
10시 20분,
시정에서 기다리시는 어르신. 지난번 갖고가셨던 장바구니 갖고와주셨습니다.
챙겨 쓰실줄 알았는데, 따로 챙겨주시니 감사했습니다.
어르신은 중면 하나 사시는데, 갖고온 돈이 부족했습니다.
"모자라면 올리고, 포인트로 할 수 있으면 까고~ " 하십니다. 알겠다고 말씀드리며 물건 드렸습니다.
10시 35분,
어르신들 시정에 앉아계십니다.
우리 한 어르신, 곧 머지 않아 완성될 집 보시며 흐뭇해하십니다.
"추석엔 들어가야징~~" 하시는 어르신.
늘 사시던 참치액 사시며, 집보러 한 번 더 가십니다. 곧 머지 않아, 또 동네에 잔치가 열리겠구나 싶습니다.
10시 50분,
올라가는 길 손짓하시는 삼촌.
술 한 박스 사실려고 하시나봅니다. 늘 지나갈 때마다 소주 한 박스 사십니다.
"울 딸이와서, 술 먹는 양이 팍팍 느네~" 하시는 삼촌.
평소 혼자 드시다가 딸이와서 좋으신지, 딸 자랑을 하십니다. 뒷집 사는 어머님 근황도 여쭤보며, 한 집안의 안부를 확인하고 갑니다.
11시 10분,
날이 무더운지 오늘도 회관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안계십니다. 한창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고 오시는 어르신, 장터 차보고 와서 간장 하나, 계란 하나 사가십니다. 오르막 올라오는 길도 힘들어 잠시 시정에 쉬었다가 가십니다. 뜨거운 날 어르신들은 해를 피해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해 피해서 일하다보면 일할 시간이 줄어들어 하루치 일을 다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르신들은 그저 참고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13시 40분,
지난주 방송 촬영 이후 어르신들께 찍은 사진 인화를 해드렸습니다.
로미나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좋아라하시는 어르신들. 지난날의 방송 촬영에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르신들 덕분에, 장사가 잘 되었고,
어르신들 덕분에 홍보도 잘합니다.
모든게 다 어르신들 덕분입니다.
한 어르신은 기분 좋다며, 맛난거 하나 없는지 여쭤보십니다.
"500원짜리가 남았는데, 이건 쓸모가 있나?"
"어르신이 갖고 계신 5천원짜리도 같이 주시면 쓸모있게 만들어드릴께요~" 하고 말씀드리니 주변 어르신들이 웃으십니다.
함께 주신 5,500원으로 붕어빵 과자 하나 드리니, 함께 나눠 드시면서 맛난다고 이야기해주십니다.
어르신들과 기분좋게 이야기 나누며 나왔습니다.
14시,
갑자기 쏟아지는비, 맘이 급해집니다.
우유 드리고 가려는데, 어르신께서 돈을 못찾겠다며 다음에 주겠다고 하십니다.
바로 알겠다고 말씀드리며 움직입니다.
14시 15분,
비가 더 세차게 옵니다.
잠시 쉬었다갑니다.
14시 50분,
회관에 오니 비가 그쳤습니다.
어르신들 나오셔서 물건 사가십니다. 어르신들 물건 사시기 좋으라고 비가 그쳤나봅니다.
아랫집 어르신, 지난번도 동태 사시더니 오늘도 3마리 사십니다.
"동태 상태가 좋네~" 하시는 어르신.
부녀회장님 보시더니, 상태 좋다며 회장님도 살까하다가 회장님은 고등어 사가십니다.
그리고, 지난번 이야기하였던 쫀디기 말씀드리니, 바로 달라고 하십니다.
"울 신랑이 쫀디기 맛있다고해서 사가야혀~" 하시는 회장님.
바로 챙겨가십니다.
윗집 어르신,
카스 한 박스 오늘도 주문하십니다.
"카스 박스 중에 양옆으로 피는 박스가 있어, 가끔 뚜껑이 열기가 힘들어~ 양옆으로 펼쳐지는걸로 사와~" 하시는 어르신.
박스들을 보니, 통으로 열리는게 있고, 양옆으로 열리는게 있었습니다.
어르신 말씀고려해서 갖다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5시 10분
회관에 한 판열렸습니다. 세명이 계셨는데 저를 보더니 한 자리 하라고 하십니다.
네명은 있어야 칠 수 있다고 하십니다. 뭐가 뭔지 모르지만 어르신 말씀대로 합니다.
"자... 넉장 깔고, 세장 주고, 다시 넉장 깔고, 두장 주고~"
뭐가 뭔지 모르지만 일단 맞추고봅니다
"본 했구만~ 한 번 더~!" 하는데,
다른 어르신 오십니다.
자리를 비켜 드리며 어르신께 자리 맡아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장사는 안하고 놀고 있구만?" 하시는 어르신.
그러면서 집에 술하고 신라면 갖다놔달라고 합니다. 어르신 주문 접수 받고, 자리를 나서봅니다.
어르신들께 잘배웠다고 말씀드리며 인사드렸습니다.
소나기가 오는 날씨,
장사는 잘 안되지만 곧 머지 않아 올 추석에 어르신들이 긴축재정을 하시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많은 어르신들 만나고 왔습니다. 다음주에도 어르신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