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 리처드 파인만 / 김희봉옮김 / 사이언스북스
"Surely You're Joking, Mr Feynman!"
사람들은 이해함으로써 배우는 것 같지 않다. 그들은 그냥 기계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이런 지식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 45쪽
미적분 시간에 모든 곡선이 최소점(가장 낮은 점)에서의 도함수(접선)가 0(수평)이라는 것을 <배워> 놓고도 모두들 이러한 <발견>에 흥분했다. 그들이 자기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 것이다. - 45쪽
중고등학교 시절, 아니 대학시절까지를 통틀어 공부를 하면서 이해함으로써 배운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미분이 무엇인지, 적분이 무엇인지 왜 집합론을 배워야 하는지 깊은 이해를 통해 그 과정을 접했던 기억이 없다. 파인만 씨는 어떤 일에 처하든지 먼저 이해가 필수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야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깨닫고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원자폭탄을 만드는 팀에 있을때도 자기와 관련이 있어 만나는 다른 구성원 또는 연관된 다른 조직에 대하여,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슨일인지 알려주려고 상부의 비밀책임자와 끊임없이 대화를 하였다. 그 결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으며, 생산성도 많이 올라가게 되었다.
"저 뒤에 있는 작은 친구의 이름을 기억해 둬. 그는 유일하게 나를 두려워하지 않아. 그러니 내 아이디어가 잘못 되었으면 바른 말을 할 거야. 다음에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할 일이 있으면, <예 맞습니다. 보어 박사님>이라고밖에 말할 줄 모르는 사란들은 필요없어. 먼저 저 친구를 불러서 얘기하는 게 좋아" - 184쪽
그의 물리학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주변 학문을 대하면서도 언제나 물리학과 연관을 지어 사고하는 것이었다. 물리학에 대해서는 자신이 아는 바에 대해서는 지위고하, 대상의 위명에 관계없이 솔직하게 밝혔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대에 살았고 그가 만난 사람은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가에 반열에 있은 사람들이었다. 아인슈타인 같은 수준의 과학자들이었다. 그들 앞에서 그는 전문용어(?)로 쫄지 않았다.
그렇게 행동한 파인만이지만 '나는 이렇게 할 수 있는 행운을 내 삶에서 누렸다'라고 말한다 (184쪽). 개인의 의지가 사회나 어떤 조직에서 받아 들여진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파인만이 적극적이고 긍적적으로 살았다고 살아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주변의 수없이 많은 거장들이 있었기에 - 거장이라면 다른 이들의 의견을 잘 듣는다고 본다 - 가능한 것이리라. 그래서 그는 행운을 누렸다고 말하는 것이다.
옛날의 라디오는 요즘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 23쪽
지금 21세기에 사는 것은 어쩌면 불행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학문도 복잡하고 사회도 복잡하고 인간사도 복잡하다. 옛날처럼 진공관, 저항, 콘덴서 몇개로 이루어진 라디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감추어지기 시작한다. 서로 하는 일을 알 수 없다. 경계가 분명하게 나누어진다. 어떤 경우에는 근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강력하게 법과 힘으로 구별한다. 요즘에는 씨앗을 가진 농부가 없다고 한다.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단어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아니 지금 서서히 그 뜻이 바뀌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 다른 면으로는융합을 부르짖는다. 지식의 융합, 학문의 융합 그리고 산업의 융합을 말이다. 그런 와중에 사라지는 것은 본질이다. 라디오의 본질, 인간의 본질.....
나는 물리학에서 이론이 실제보다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데, 이것은 이론이 성립하기에는 복잡한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잘못되기가 쉽다고 생각하고, 이런 일이 일어날지 뻔히 알면서도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 때문이다. - 113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몰두할때는 다른 일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파인만 씨는 물리학의 거장이면서도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도 의견을 피력하였는데, 철학이나 수학, 생물학, 화학 등의 분야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감추지 않았다. 어떤 분야에서는 실제로 수업에 참가하고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것으로 나온다. 다른 학문에 의견을 제시할때는 언제나 자신의 물리학적 개념과 연관지어 표현했는데 그것이 어떤 때는 농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떤 때는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되기도 했다.
파인만의 의견은 언제나 '생각" 과 "이해"를 바탕으로 나타난다. 책의 한 장을 장식하는 <생각으로 라디오를 고치는 아이>에서 나타나듯이 파인만은 어려운 일에 접하면 늘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근거로 해결책이 나옴은 불문가지이다. 다른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물리학과 연관지어 다른 분야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관계를 맺었다. 그런 폭 넓은 이해 속에 농담이 익어 나오나 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이 나온다. 동생이 소속된 걸스카웃 잔치에 가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무대에 올라가 의미없는 말에 감정을 듬뿍 실어서 "시 낭송"을 한다.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즐거워했는데, 어른들은 이게 라틴어인지 이탈리아어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파인만의 대답이 걸작이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그들은 말 자체를 그대로 이해했으니까요.". 군대 신체검사에서 정신분야에서 불합격을 받은 이야기 등등...
위대한 물리학자이지만 학문적 성과 외에도 삶으로도 잔잔한 웃음을 줄 수 있는 그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206.8.31. 평상심)
* https://ko.wikipedia.org/wiki/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ˈfaɪnmən/ 파인먼[*],
1918년 5월 11일 ~ 1988년 2월 15일)은 미국의 물리학자이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고, 여러 대중적 저작물들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힘쓴 과학자이다.[1] [2]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라고 일컬어진다.[3]
양자역학에서의 경로적분, 입자물리학에서 양자전기역학의 정식화와 쪽입자 모형의 제안, 과냉각된 액체 헬륨의 초유동성 등으로 알려졌다.
양자전기역학에서의 공로로 줄리언 슈윙거,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아원자입자의 행동을 지배하는 수학적인 기술을 표현하는 직관적인 도형 표기를 개발하였는데 이것은 후에 파인만 도표로 알려지게 되었다.
첫댓글 나는 물리학을 잘몰라서 평소에 대화한 내 지인, 물리학 관심자에 의하면
미국에서만 애국심으로 그를 높게 평가하지
미국의 물리학자
치고 제대로 된 자 없고
특히 파인만도 그의 저서를 보여줘도 비판적이고
유럽 물리학자 근처에 못간다고 악담하는군요.
많은 과학자들이 유럽에서 건너왔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재미있네요. 저는 위의 글중 다음 부분이 제일 맘에 듭니다.
"저 뒤에 있는 작은 친구의 이름을 기억해 둬. 그는 유일하게 나를 두려워하지 않아. 그러니 내 아이디어가 잘못 되었으면 바른 말을 할 거야. 다음에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할 일이 있으면, <예 맞습니다. 보어 박사님>이라고밖에 말할 줄 모르는 사란들은 필요없어. 먼저 저 친구를 불러서 얘기하는 게 좋아"
사람들은 자기에게 아부하는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그것이 아부인지 뻔히 보여도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득도를 한 사람 정도가 아닐까 한다고 합니다.
이분 사주 얼근 긁어 보니 물리학 중 원자력과 관련된 일을 하시게 생겼네요.
말 잘하고 많이 하고 등등.
사주에 그런 것이.....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