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322. 마니행 야차와 여인, 애욕은 깨끗함이 아니니 세간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제국에서 유행하시다가 마니행(摩尼行) 야차의 집에 이르셨는데, 마니행 야차는 모든 야차들과 함께 자기 집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모여 있었다.
어떤 여인이 좋은 향과 꽃, 그리고 좋은 술을 가지고 이 야차의 집에 왔는데, 그때 세존께서는 그 집에 앉아 계시면서 모든 감관이 고요해지고 안정되셨다.
그 여인은 여래께서 그 집에 앉아 계시면서 안색이 기쁘고 뜻이 맑고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안정되어서 최상으로 조복된 마음을 지닌 것이 마치 금으로 된 누각과 같으신 것을 보고는 곧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마니행 야차를 보게 되었구나.’
그 여인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은 실로 공양받을 만하니
나의 소원을 들어 주셔서
당신도 어질고 착함을 얻으소서.
이 마갈제국 사람들이
모두 당신에게 소원을 비나니
당신은 항상 그 마음에 맞게
능히 복과 경사를 주옵소서.
당신은 지금 나의 소원대로
나로 하여금 현세의 즐거움을 얻게 하고
내생에는 천상에 나게 하소서.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너는 삼가하면서 방일하지 않아야 하고
아울러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지니
항상 믿음과 게율을 좋아하여
네가 스스로 교화해서 제도하거라.
마니의 행을 구해 본들
그가 장차 무엇을 하겠는가.
네가 스스로 닦아서
하늘에 날 인연을 짓는 것만 못하다.
그 여인은 게송을 듣고 나서 다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는 마니 야차가 아니라 바로 사문 구담이로구나.’
그리고는 즉시 향과 꽃과 술병을 한쪽에 놓아 두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합장하면서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현세에서 즐거움을 얻으며
후생에는 하늘에 태어나게 됩니까?
그리고 어떤 일로 나아가야
능히 쾌락을 누릴 수 있습니까?
나는 지금 구담에게 묻노니
어떠한 업과 행을 하여야
현세에는 안락을 누리오며
죽으면 하늘에 나게 됩니까?
보시하여 모든 감관 조복하면
능히 쾌락이 생기게 되나니
바른 소견으로 어진 이와 함께 하고
사문들을 친근해야 하느니라.
바른 생활로 스스로 살아가는 이가
어찌 저 33천(天) 중에
태어날 필요가 있겠는가.
거기는 곧 고통의 그물이니라.
너는 그 애욕을 없애고
지극한 마음으로 내 말을 들어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하여
티와 때가 없는 법을 말하리니
그대 야차의 모든 무리들은
감로(甘露)의 법을 잘 들을지어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곧 그에게 설법하여 보여 주시며, 가르쳐 주시며, 이롭게 하시며, 기쁘게 하시며, 모든 부처님들의 법처럼 보시를 설하고, 계율을 논하고, 하늘에 태어남을 논하고,
“애욕은 깨끗함이 아니니 세간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여인의 마음과 뜻이 조복되고 순응하는 것을 아시고는 그녀에게 네 가지 진리인 괴로움ㆍ쌓임ㆍ사라짐ㆍ도를 말씀하시니,
그 법문을 들은 여인은 믿고 이해하는 것이 마치 순결한 모직물[氎]이 염색을 잘 받는 것과 같아서,
그 자리에서 네 가지 거룩하신 진리를 터득하고 법을 알고 법을 증득하고 법의 밑바닥까지 사무쳐서 의심의 그물을 끊고 의심의 저 언덕을 건넘으로써 남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녀는 즉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고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삼보에 귀의하여 죽이지 않는 법을 성취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여인은 법문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