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 갔더니, 아침에 밖에 나와 보니 주룩 주룩이 아니고 그냥 동이비로 세차게 내리는 폭우였다. 순식간에 도로위로 빗물이 시냇물처럼 흘러서 하수도로 빨려 들어가고 하수도는 넘치면서 콸콸 내려가는 소리가 무섭다.
어제 심은 배추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어머니 안부보다 세찬비로 배추가 뿌리째 뽑히지는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비가 조금씩 내린다고 하신다. 내가 집 안에서 비 내리는 것을 보는 것과 밖에서 보는 것이 다르듯, 어머니도 방에서 밖의 사정을 다 아시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부산처럼 그렇게 폭우는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부산은 소나기를 넘어서 폭우고 동이비가 내리는 것 같다,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지대가 낮은 가야 굴다리와 학장동, 동래, 온천장 등등 몇 곳은 침수가 되었다고 문자 매세지가 폭우와 같이 날아 다닌다.
여름 내내 가뭄으로 애 태웠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감당이 안 되네, 이번 주말에 친정집에 가면, 심어둔 배추, 파뿌리, 시금치 씨앗은 안녕한지 아니면 흙 위로 올라 앉아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비가 정말 필요한 여름에, 다른 지역은 거의 비가 내리는데, 부산에 비가 내리지 않은 이유는, 비구름이 중부지방에 비를 뿌려주고, 부산 하늘에서는, 비구름이 그런다네, “야 부산이다, 올라가자.”
폭우가 쏟아진 오후의 부산하늘 풍경은, 내가 언제 폭우를 퍼 부었냐는 듯 시침 뚝 떼고 하늘은 맑고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