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몸통에 걸려 있던 낚싯줄 절단 성공! 8월 16일 낚싯줄 절단 성공 후 종달이 상태 확연히 좋아져
-8월 15일 종달이 상태 악화, 긴급 대응에 나서다
엄마와 함께 무리와 합류하며 그간 움직임이 향상됐던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지난 8월 15일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을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 모니터링 도중 발견했다. 8월 10일까지 무리와 빠르게 헤엄치며 상태가 좋아보였던 종달이는 낚싯줄 얽힘 상태가 악화하며 8월 15일 일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수면에 떠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다. 종달이는 이전보다 등이 심각하게 굽어진 채 몸을 펴기가 더 어려워 진 상태였고, 잠수도 깊이 하지 못했다. 종달이 상태를 확인한 8월 15일 구조단은 신속히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아쿠아플라넷 제주) 소속 수의사, 아쿠아리스트들과 함께 구조에 나섰다. 구조단은 해양동물치료기관과의 사전 회의를 통해 구조 선박 접근시 강하게 회피해 온 종달이의 회피 반응을 고려해 분리형 후프넷을 통한 포획 및 얽혀 있는 줄의 완전제거가 어려울 때, 종달이가 헤엄치는 상태에서 원격으로 낚싯줄을 끊을 수 있는 비상 계획도 세웠다.
-8월 16일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걸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낚싯줄 절단 성공
8월 10일 포획 및 구조 시도가 종달이와 엄마 돌고래의 강한 회피 행동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고, 구조단과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은 8월 15-16일에 걸쳐 다시 한 번 종달이를 구조하기로 하였다. 등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달이가 곧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는 제주 바다에서 버텨낼 수 있을지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했지만 휴가철이 되며 끊임없이 몰려온 관광선박과 낚시어선, 드론 등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강한 회피 반응을 보이게 된 종달이는 8월 15일과 16일에 걸친 구조시에도 최선을 다해 구조 선박을 피해 다녔다. 구조 선박에 탑승해 가까이에서 종달이의 유영 행동과 반응을 지켜본 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은 분리형 후프넷을 사용한 포획을 시도하는 대신 장대칼날을 사용해 종달이 몸통에 걸려 있는 낚싯줄을 절단하기로 하였다.
구조단은 지난 1월 29일 바다에서 헤엄치는 야생 돌고래를 제지하지 않고 얽힌 줄을 자를 수 있는 칼을 장착한 장대로 종달이 꼬리지느러미에 걸려 있던 약 2.5미터 가량의 낚싯줄을 제거한 바 있다. 현장에서 구조단과 아쿠아플라넷의 홍원희 수의사 등이 구조를 진행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포획이 여의치 않을 경우 몸통에 걸려 있는 낚싯줄을 절단하여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후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지점에 동의하였고, 이에 따라 8월 16일 오후 4시 43분 경 장대 칼날을 이용하여 종달이의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낚싯줄을 절단하는데 성공했다. 종달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온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프로젝트 돌핀맨, 핫핑크돌핀스)과 구조치료기관의 전문인력 등 구조 인력 전원이 함께 해상에서 종달이를 살피고 판단해서 긴급 조치한 최선의 대응이었다.
종달이의 등을 휘게 할 정도로 몸통에 걸려 있던 낚싯줄을 구조단이 절단한 직후, 종달이는 엄마 돌고래 곁에서 빠르게 헤엄치며 이틀 동안 맴돌던 해역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헤엄치는 속도, 잠수 시간, 유영하는 자세 등 종달이의 움직임은 팽팽하게 얽혀 있던 낚싯줄을 절단한 직후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8월 16일 오후 4시 43분 낚싯줄 절단 성공 이후 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은 오후 6시까지 종달이와 엄마 돌고래 그리고 주변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한 후 구조를 종료하고 복귀하였다.
-종달이 몸통 낚싯줄 절단 성공 이후 남겨진 과제
낚싯줄에 얽혀 고통 받아온 종달이가 상태가 나빠지지 않고 제주 연안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와 해양다큐멘터리팀 돌핀맨,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24년 1월 1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을 공식 결성하고 구조 활동을 시작하였다. 종달이가 낚싯줄에 걸린(2023년 11월 8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이 앞바다에서 첫 발견) 날로부터 지금까지 10개월,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종달이의 성장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기록해왔다. 육상과 해상 모니터링과 사진, 영상 기록을 통해 최적의 개입 시기를 결정하고, 야생 돌고래를 구조 치료해 온 구조치료기관과 협력하며 종달이의 얽힘에 대응해왔다.
지난 6월 30일 만료된 포획채취 허가는 7월 15일 연장을 받아 8월 31일까지 포획이 가능해졌다. 구조단은 포획 연장 허가 요청 기간 및 취득 후에도 계속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는데, 종달이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나아졌고 피부 병변도 거의 사라진 걸 확인했다. 구조단의 전문 인력과 수의사가 살펴보았을 때 종달이는 약간이나마 몸이 자라고 살이 오르고 있었다. 지난 8월 10일, 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은 포획을 통한 구조를 시도했지만, 휴가철 접근하던 모든 선박과 드론 등에 대한 나타난 강력한 회피 반응을 구조 선박에 대해서도 유사하게 보이기 시작하여 포획하지 못했다. 종달이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8월 15일, 구조단은 15-16일에 걸친 이틀에 걸쳐 구조를 시도하였고 결국 8월 16일 구조에서 마침내 종달이의 몸통을 옭아매 온 낚싯줄을 절단하는데 성공했다.
몸에 걸려 있는 낚싯줄 때문에 종달이는 몸을 곧게 펴지 못하고 구부린 채였고, 몸에 얽힌 낚싯줄은 여전히 돌고래가 유영하는 방식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었다. 8월 16일 몸에 걸려 있는 낚싯줄 절단 이후 종달이는 엄마 남방큰돌고래와 함께 한층 더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종달이는 부리와 꼬리 부분에 낚싯줄과 낚싯바늘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앞으로도 구조단은 종달이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 및 관계자들과 협의하여 사후 필요한 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뤄져 온 해양동물 구조사례는 대부분 운동능력을 상실한 채 해안가로 떠밀려왔거나 좌초된 개체를 구조하거나 치료하는 것이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를 발견한 구조단은 어구 얽힘으로 인한 종달이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능동 구조’ 방식을 도입하였다. 이는 해양동물의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먼저 개입하여 선제적으로 구조를 하는 것이다. 구조단은 매년 제주 바다에서 해양쓰레기와 폐어구에 걸려 죽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동물의 사례들을 목격하고 있다. 바다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와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며 장기간의 구조 활동을 이어온 구조단은 앞으로도 현장에서 능동적이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 및 구조를 통해 낚싯줄과 폐어구에 의한 해양동물 얽힘 피해를 줄여나갈 것이다.
2024년 8월 17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