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 중에 신중히 사용해야 할 용어가 있습니다.
순수한 우리말 같으나 놀랍게도 일본 사무라이 정신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선비정신이라는 것이 있다면 일본에는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하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할복이라는 무시무시한 방법을 거침없이 쓰고 있습니다.
긴 칼로 자기 배를 옆으로 긋고 위로 꺾어서 ㄱ자로 배를 가르는 것입니다.
사무라이 정신에는 몇 가지 신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느 가난한 홀아비 무사가 떡 장수네 이웃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떡 집에 가서 놀던 무사의 어린 아들이 떡을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떡 장수는 무사에게 떡 값을 내라고 다그쳤습니다.
무사는 떡 장수에게 “내 아들은 굶어 죽을지언정 떡을 훔쳐 먹을 짓은 절대로 할 아이가 아니오”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래도 떡장수는“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당신 아들이 떡을 훔쳐 먹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서 아이의 옷을 붙잡고 빨리 떡 값을 내놓으라고 계속 몰아 세웠습니다.
무사가 아들에게 묻습니다.
“정말 떡을 훔쳐 먹지 않았지?”
“네 죽어도 그런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떡 장수에게 묻습니다.
“우리 아들이 떡을 먹었다고 확신하느냐?”
“네 거기에 목숨을 걸겠다.”고 했습니다.
무사는 순간적으로 차고 있던 칼을 뽑아 다짜고짜로 아들을 쓰러뜨리고는
그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어 아들이 떡을 먹지 않았음을 백일하에 입증해 보였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끔찍한 광경에 놀라 부들부들 떨고 있는 떡 장수를
핏발 선 증오의 눈초리로 잔뜩 노려보던 무사는 ‘살려 달라’는 그에게 달려들어 단칼에 목을 날려버렸습니다.
떡 장수의 목이 땅바닥에 수박 덩이 모양 구르는 것을 지켜본 순간
무사는 정좌하고 앉은 채 두 사람을 죽인 그 칼을 들어 자신의 아랫배에 한 일 자로 북 그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자기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목을 치게 했습니다.
사람이 자결하면서 자기 배를 가른다고 쉽게 빨리 죽질 않습니다.
그 고통은 엄청난 아픔입니다.
그래서 엄청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그 사람의 목을 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단칼에 배를 가른 사람의 목을 자르게 하면 고통이 덜하게 됩니다.
따라서 목을 치는 사람은 평생에 진짜 믿을 만한 사람이어야 하고, 단칼에 목숨을 끊을 수 있는 높은 실력자여야 합니다.
그래야 죽어가는 사람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고 능히 그 어려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친구의 목을 친 사람을 절친(切親)이라고 합니다.
고통없이 죽도록 친절을 베풀었다는 것입니다.
이 절친을 거꾸로 하면 친절입니다.
-일본 마루아이들의 수양서 하가꾸레기끼가끼(葉隱聞書)중 일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