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 군론으로 본 경락과 방정식의 구조
한의학은 과연 미신인가
서구 학문의 기준에서 비과학적으로 여겨졌던 한의학의 이론 체계를 현대 수학을 바탕으로 설명한 획기적인 책이 나왔다. 지은이 김상일 교수는 《수운과 화이트헤드》, 《한의학과 러셀 역설 해의》, 《대각선 논법과 조선易》 등 유수한 전작을 통해 동서양의 다양한 사상을 융합하여 빼어난 논리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해 온 학자다.
그는 이번 책에서 군론(群論, group theory)을 바탕으로 서양 수학의 난제 가운데 하나였던 엡실론틱(극한수)과 방정식의 가해(可解) 문제를 다루면서, 한의학의 원리에 수천 년 전부터 그 해법이 들어 있었음을 명료하게 밝혀냈다.
학문으로서 자리매김되다: 한의학의 새로운 시작
지은이는 한의학 연구자들이 한의학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한의학계가 글자 그대로만 《내경》을 풀이하려 하며, 철학으로부터 시작되는 학문의 성립 기반을 닦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한의학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쌓아 나가 과학적인 학문으로서 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하면서, 순수 추상적인 《내경》의 이론이 결국 수학적 관점에서 살펴본 한의학의 원리와 뚜렷하게 맞닿아 있음을 보여 준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먼저 정삼각형 두 개를 접고 돌리는 방식으로 간단하고도 명쾌하게 군론의 3대(또는 4대) 원칙을 설명하고, 이 정삼각형에 십이경락을 배열하여 삼음삼양과 연관시키며 오행의 특성과 음양의 흐름을 상세히 풀어냈다.
한의학의 삼분오기론(3,5)에 따라 구성된 인체의 삼음삼양(6=3+3), 팔기경맥(8)과 십이경락(12)이, 정삼각형(3)과 정오각형(5)으로 이루어진 정육면체(6), 정팔면체(8), 정십이면체(12), 정이십면체(20=8+12)와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왜 음양과 오행이며 어떻게 오장육부(5+6=11)가 십이경락(12)에 일대일로 대응하는지와 같은 한의학의 가장 기초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의학, 난제를 풀이하는 해답의 보고
이 책에서 ‘대칭’(쌍대성)은 한의학과 수학, 동양과 서양을 꿰뚫는 핵심 요소다.
지은이에 따르면, 서양에서는 1960년대에 들어서야 대칭이라는 구조적 관점으로 수학에 접근한 19세기 수학자 갈루아의 군론에 주목하였다.
함수-변수, 방정식의 근-계수와 같은 메타-대상 관계에서 회전·반영대칭 구조로 말미암아 ‘시작이 곧 끝’이라는 역설이 전개되며 서로 되먹히는 과정이 방정식 풀이의 핵심이나, 군론이 나오기 전까지 서양 수학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동양에서 대칭은 수천 년이나 된, 진부할 정도로 당연한 이치였다. 더욱이 한의학은 준동형사상(準同型寫像)인 인체의 수계와 족계가 전단사(全單射, bijection)로서 동형사상(同型寫像)을 이루고, 오행과 십이경락이 동시에 작동함으로써 쌍대칭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작아질수록 커지는 엡실론틱(극한수)의 문제, 즉 ‘가장 큰 작음’의 난제는 삼음삼양의 주행 방법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 ‘음’은 ‘작아진다’는 속성을 띠므로 음이 커질수록 작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4차 산업화시대를 여는 동서양 사상의 만남
우리의 전통 유아놀이 ‘도리도리 짝짜꿍’과 ‘곤지곤지 죔죔’에조차 수학의 근간을 이루는 대칭의 원리가 녹아 있다. 그럼에도 아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한국에서 수학은 두려운 존재다. ‘수포자’라는 말이 이미 낯설지 않고, 중등교육과정을 마치고 나서는 거의 대다수가 수학 공부를 이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4차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 시대의 인재 양성과 확보의 원천으로서 수학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수학으로 한의학을 만나고 한의학으로 수학을 풀이하는 경험은, 우리 전통문화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와 체계를 이해하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게 대응하도록 돕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 책으로 학계에 한의학과 수학을 융합하여 인문·자연과학을 아우르는 새 학문으로서 한의학이 자리매김되고, 나아가 새로운 영감의 창출과 확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첫댓글 이런 책은 언제 읽을 수 있을까? 제목만 봐도 어려워보이네 ㅠ 이 분의 책은 여러번 시도했는데, 결국 아직 못읽었다.ㅎㅎ
아! '일즉다 다즉일' 이란 아주 얇은 책은 읽었었네.. 예전에 '수운과 화이트헤드' 가 광룡원 추천도서에 올라온 후로 이분에 대한 관심은 계속 있어왔다..
미래 세상에서 다양성이 중시되는 이유는 서로 다른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선택의 폭을 넓혀 혁신의 원천인
창의성 을 제고하며 상상력을 드높여 구성원간의 합리적인 인식을 통한 인류의 공동 가치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나는 이것을 하고 싶은데.....
" ‘군론'이란 대칭이론으로서 단동십훈의 '도리도리짝작궁'과 '곤지곤지잼잼'을 반영대칭과 회전대칭으로 연관시켜 그것을 한의학의 12경락 구조와 관계 시킨다. 실로 양손에 정삼각형 두 개만 들고 시작하면 초등학생 정도의 수학 실력으로도 이 책을 독파 해 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제 수학만이 학문으로 남게 된다. 동양의 역은 현대 수학의 관문을 여는 열쇠"라며 "수학은 대칭의 학문이란 점에서 한의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양수겸장'이란 말 그대로 다 읽고 나면 현대수학과 한의학을 동시에 손에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677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