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있게 한 말입니다.
그러나 이건 아마도 그가 술을 마시고 취중에 한 헛소리임에 틀림없는 듯.
그의 말대로 시작이 반이라면 우리가 부산을 출발할 때 벌써 울진 근처에는 갔어야하는데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ㅎㅎㅎ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에게 '여자를 조심하라'고 가르쳤지만
정작 자신은 알렉산더를 연모했던 여자와 눈이 맞아 망신된 일을 저지른 것만 봐도
그가 한 말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 말이었음이 분명한 것이지요.ㅎㅎㅎ
모두가 '시작이 반'이라는 말씀을 하셔서 '그럼 한 번 걸어보시던지...' 하는 마음으로
그 말이 절대 진리가 아니라는 항변(?)을 해봤습니다.ㅎㅎ
해파랑길 걷는 후기를 어떻게 전개해 나가야할까? 하고 몇일 고민해 봤지만
머리 나쁜 사람이 고민해 봐야 뭐 더 나올 것도 없고
그냥 생각나는 데로 써내려가는 게 좋겠다 싶습니다.ㅎㅎ
이제 호흡조절도 끝나고 해파랑길의 첫 걸음을 떼고자 합니다.
오륙도 해맞이공원의 이 팻말이 있는 곳이 시작지점입니다.
코리아둘레길...
홍 회장은 '내친김에 코리아 둘레길도 한 번 해볼까?'합니다.
아직 이곳의 첫발도 떼지 않았는데....
걸려도 된통 걸렸다는 생각에 머리 끝이 뾰쪽 섭니다.
사실 뾰쪽 설 머리도 없지만....ㅎㅎㅎㅎ
첫 발을 떼자 마자 가파른 경사가 기다립니다.
처음부터 쎄게 나오는데? 하며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아갑니다.
처음 시작하는 기분은 항상 좋으니까...ㅎㅎ
고개를 오르자 홍 회장은 벌써 기분이 업되었습니다.
아마도 날아갈 듯한 기분이겠지요.ㅎㅎㅎ
오륙도는 해운대까지 가는 동안에도 전부를 보여주지 않고
두 개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ㅎㅎ
오륙도 출발지에서부터 보이던 해운대 마린시티는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한데
몇 시간을 걸어도 가까워지지 않네요.
신기루인가?ㅎㅎ
말로만 듣던 이기대 해안에 도착해서 아직까지는 쌩쌩한 모습으로 인증샷을 해봅니다.ㅎㅎ
이번에는 두 손만 드는 포즈를 했다면 다음부터는 좀 더 다양한 포즈를 해볼려고 합니다.ㅎ
쩜프도 하고 다리도 올려보고...ㅎㅎㅎ
<이기대 二妓臺>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때 일본 왜장을 끓어안고 바다로 뛰어들어 의로운 죽음을 맞은
기녀 2명의 무덤이 있었던 곳이랍니다.
<의기대 義妓臺>라고도 불렀다는데
진주의 남강에 왜장을 끓어안고 숨져간 논개의 이야기와 닮았네요.ㅎㅎ
옛날에는 기생들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정도로 큰 뜻을 지녔지만
요즘엔 기생보다 못한 넘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자리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새는? <눈 깜짝할 새>
그 다음으로 빠른 새는? <어느 새>라고 했듯이
어느새 광안리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해수욕 시즌이 아니기도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썰렁한 분위기의 해변이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
사진으로 보기에는 엄청 길고 거대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 제 눈에는 그렇게 커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인가?ㅎ
마린시티 앞의 해변을 지나며 길 가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과
걸어가시는 할매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한 컷.ㅎ
2005년에 APEC 정상회담을 위해서 동백섬에 급하게 지은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지납니다.
코로나 때문인지 출입은 막아놓고 밖에서만 구경하도록 해놨습니다.
<해운대>라는 이름은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의 자인 <해운 海雲>을 따서 지었으며
여기 바위에다 석각을 새겨놨다고 하는데 직접 쓴 글씨같지는 않고 흐릿한 흔적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망이 좋으니까 인증샷 한 방!ㅎㅎㅎ
해운대의 마린시티인지 엘시티인지 헷갈리지만 건물의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거대한 무슨 외계인 우주센터같기도 하고
마치 유리의 성을 보는 듯했습니다.
유리의 집?
그냥 살짝만 건드려도 부서질 것만같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살고싶지는 않고 그냥 보고만 싶은 동네....ㅎㅎㅎ
갖지 못한 자의 변일까요?ㅎ
숙소에 짐을 풀고 해운대 뒷골목에서 '곰장어'구이로 저녁을 합니다.
곰장어 구이도 첨 먹어보는 음식.
둘이 좋은 날에 '딱 좋은 데이' 한 병씩 가볍게 하고 숙소로 돌아옵니다.ㅎㅎ
이번에는 둘이서 두 병을 마셨는데
다음 부터는 너무 과한 것도 걷는데 해가 될 수 있어서 각 1병으로 하기로 했습니다.ㅎㅎㅎ
부산구간의 첫 번째 코스의 종점인 해운대에서 첫날 밤(?)을 지냅니다.
생도생활 이후로 남자들끼리만 같은 방에서 자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없는데...
다행히 첫날 밤은 싱글 침대 두 개로 준비했기에 다소 안심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무일도(?) 없이 첫날 밤을 보냈습니다.ㅎㅎㅎㅎ
부산 구간을 딱 한 번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요약능력이 없어서 더 늘려야 겠네요.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딱 와 닿습니다.ㅎㅎㅎ
끝까지 잘 봐주시고 응원해 주라는 뜻으로 한 번 더 갑니다.ㅎ
--- To Be Continued ---
첫댓글 대단 합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는 항상 남아있는 그 길을 그대들은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
일단 출발은 하셨으니 고성 끝까지 물집 잡히지 말고 둘이 걷다가 싸우지(?) 말고 멋진 길을 걸으시기 바랍니다 !
중요한 말씀! 물집 잡히지 않고 싸우지 말고...ㅎㅎㅎ
역시, 본대로~느낀것과~생각했던것을~~
술술 풀어내는 능력이 비범한 탈렌트의 소유자임에 틀림없군요!
해파랑길 탐색전 첫날인데, 과연 싸우지않고 잘지낼수 있으려나? 꼼장어구이에 '딱! 좋은데이'
로 굳은 다짐을 해봅니다!
또한 짧지않은 대장정의 발을 내디디며 주위의 모든분들과 함께 앞날의 무운과 그간의 미흡한점 반성도 함께하며, 두사람의 뜻을 함께 모아가는 소중한 추억을 써내려 가겠습니다!
열열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헉! 홍 회장님도 추억을 써내려 가시겠다구요? 듣는 중 반가운 말씀.ㅎㅎㅎ
반반하면 수월하겠습니다.ㅎㅎ
땀흘리며 힘들게 걷는 길을... 덕분에 소파에 기대어 편하게 돌아보네요. 좀 거시기하지만... 끝까지 볼께요~ 화이팅!
좀 거시기? 콕 집어서 말씀을 하셔야 거시기하지 않는데...ㅎㅎ
감사!
걷기 좋은 길 첫걸음을 축하합니다.
다만, 걷는 시기가 너무 더워서 조금 힘들 것이네.
끝까지 완주하시길..
감사! 허나 한꺼번에 걷는 게 아니라서...
오늘두 걷는다만은ㆍㆍ
그래두 두사람은 뭔가 만들어내는 소중한 친구들이네요.
건승을 빕니다
존 말씀으로 응원해주시지만 힘들어유!ㅎㅎㅎ
신선대 용호동 수영 광안리 해운대...고교시절 내 나와바린데...엄청 변했구먼. 여름 광안리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잠수해 여학생들 놀래키 주던 시절이 기억나네요...
아직 그 여고생들이 있을지도...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