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눈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눈 맞으러 갔습니다.
장소는,
도봉산으로 정했고.
가는 방법은,
버스 타고 경기도 송추계곡을 찾아가서,
여성봉과 오봉을 거쳐서,
자운봉을 지나 서울로 오려고 합니다.
평일이라서 사람이 없지만,
아무도 없는 혼자 산행을 위하여,
사람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갑니다.
지하철 3번 갈아타고,
버스 2번 갈아타고,
1시간 40분 걸려서,
송추계곡에 도착 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예상대로,
사람이 전혀 없네요. ㅎㅎ
날이 흐린데,
눈이 꼭 왔으면 하는 바램으로,
출발합니다.
그런데,
구름만 잔뜩 있고,
날이 푹해서,
눈 대신,
비가 오려고 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출발 해야지요. ㅎㅎ
사람이 너무 없으니,
심심해 지네요.
가끔,
아주 가끔은,
사람이 보였으면 하는데...
내 발에 밟히는 낙엽소리에,
내가 깜짝 놀라면서,
꾸역꾸역 가 봅니다.
이제부터는,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도봉산을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북한산 인수봉을 바라보며,
산행하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오늘도,
눈이 기대하며,
북한산(도봉산) 구경하며,
산속을 헤집고 다니려고 합니다.
예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며 올라온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아무도 없으니,
후다닥 올라 왔네요.
날씨는,
눈이 아니라,
비가 올 것 같은데...
바라보는 방향은,
파주쪽인데...
여기는,
도시가 아니라,
시골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사실은,
나라를 지키는 분들로 인해서,
한적하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훨씬 좋네요.
드디어,
여성봉에 도착 했는데...
특별한 것도 없는데,
왜 여성봉이라 했지?
우뚝 솟은 봉우리도 아니고,
그냥 널찍한 바위인데..
사람들이,
여기를 여성봉이라 하네요.
아마도,
이걸 보고서 그러는지도...
우째튼,
바위 위에 오르면,
널찍하고,
시야가 탁 트여서,
오봉과 북한산을 조망하기에는,
딱 좋은 곳 입니다.
날이 꾸물꾸물한데,
어디선가,
천둥 소리가 들려 오네요.
천둥이 치면,
눈이 오지는 않을 거고,
비가 올거라는 얘기인데,
오늘 산행은 폭망인 듯...
천둥소리는 요란해도,
준비한 우산이 있어서,
산행은 계속하려 합니다.
그런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천둥 치면서 비가 올 날씨는 아닌데...
조금 흐리지만,
시야도 넓고,
먹구름도 없는데...
우째튼,
천둥소리를 유행가로 생각하고,
산을 올라 봅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아마도,
천둥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분들이,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듯.
주변 상황을 봐도,
오봉이 저리 선명하게 보이는데,
천둥이가 아니라,
그놈의 소리가 확실해 보입니다.
그놈이라 확신하고,
안심하며 산으로...
드디어,
오봉에 올라서,
북한산을 바라 봅니다.
구름이 서서히 몰려 오는 것이,
비가 확실해 보입니다.
아쉽지만,
첫눈은 다음에 봐야 할 듯...
그리고,
우이령에서는,
천둥이가 아니라,
"두두두"소리가 요란하네요.
나라를 지키는 분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확실하네요.
느낌으로는,
화약 냄새가 산속까지 나는 듯.. ㅎㅎ
내가 서있는 곳이 1봉이고,
그 아래 2,3,4,5봉이 줄줄이... ㅎㅎ
2봉의 정상은 갈 수 있는데,
오늘은 일봉이네에서 마무리 하고,
자운봉으로 갑니다.
북한산을 감싸는 구름이,
비가 아니라,
눈이길 기도하면서,
자운이네 집으로...
준비한 점심이,
조금 소박하네요.
점심 보다는,
분위기에 취해가네요.
눈이든,
비든,
아무거나 내리길 바라며,
막걸리 한잔하려는데...
아무도 없는 산중에,
고양이가 바스락거리며 다가 와서,
자릴 잡네요.
적은 양식이지만,
조금 나눠주고,
식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ㅎㅎ
식사하고,
자릴 뜨려고 하는데,
바람이 불더니,
눈발이 날리네요. ㅎㅎ
함박눈은 아니지만,
조그만 싸리눈이,
바람에 흩날리기 시작 합니다.
흐린 날씨지만,
눈 소식에 모든게 용서가 되네요.
자운봉을 가는 동안,
싸리눈은 계속되고...
사람도 없는 산속에서,
눈이 온다고,
혼자 히죽거리며,
터벅터벅 걸어 갑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엄두도 못낼 호사를,
혼자 즐기려니,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그러나,
30분도 되지 않아서,
눈은 그쳐가고...
아쉬워서,
바위에 걸터 앉아서,
서울 구경 합니다.
누군가 연락해서,
소주나 할까?
아님,뭘 먹고 살아야 할까?
머리 속에는,
이런 저런 잡생각이 난무 하네요.
다시,
날은 맑아지려 하네요.
아쉽지만,
눈 대신에,
도봉산 바위들 구경이나...
암봉,
소나무,
그리고 겨울...
나쁘지 않는 조합이고,
그들과 두런두런 얘길 해봅니다.
남들은,
휴가를 즐기는데...
내 휴가는,
산속에서 뭐해서 먹고 살지,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하는 것이 전부네요.
소나무 너머에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다양한 도깨비들이 살아 갑니다.
일부는,
술만 먹고 살아가는 도깨비도 있고,
다른 이는,
죽자 살자 일만 하는 도깨비도 있고,
또 다른 이는,
삶을 즐기는 도깨비도 있는데...
난,
서울을 내려다 보며,
도깨비 방망이로 돈을 만들고,
낮에는 막걸리로,
밤에는 소주로 먹고,
주말에는 소맥으로... ㅎㅎ
휴가 동안,
힘들게 산에 올라,
이런 잡생각 뿐이네요.
잡생각은 접어두고,
내려 갑니다.
갈 길은 멀지만,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 꼬셔서,
소주 한병 먹고,
얼큰하길 바라며...
그러나,
평일 낮시간인 관계로,
모두가 바빠서 혼자 먹어야 할 듯...
문득 머릿속에는,
혼자서 하루를 놀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슬퍼지려 합니다.
마당바위 부근인데,
전화기에서 응답이.. ㅎㅎ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좋은 말은,
항상 정답입니다. ㅋㅋ
낚인 물고기의 변심을 막기 위하여,
다름질 치면서 내려 갑니다.
역시,
사람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닌가 봅니다. 헤헤
여기에도,
일주문이 있네요.
우리나라 모든 명당에는,
절이나 암자가 있다고 하는데,
북한산도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 들러서,
오늘도 술친구를 만들어 줘서,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다음에도,
술친구를 항상 지원해 달라고...
정중하게 두손 모으고,
주인님에게 감사를... ㅎㅎ
드디어 하산 했는데,
아직 갈 길이 바쁘네요.
지하철 타고,
약속 장소엘 가야 하는데...
물고기 한마리 먹을 욕심에,
택시를 기다렸네요.
나로 인해,물고기 한마리 잡고서,
소주 한병까지.. ㅎㅎ
무었보다,
혼자 있지 않게 해줘,
너무 고마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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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쉬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쉽지도 않네요.
다들 일하는데,
혼자 백수처럼 느껴지고,
뭔가 모르지만,
낙오된 느낌도 있고...
휴가라 함은,
꿀맛같은 휴식이 있을 줄 알았는데,
"Healing"(치유되고 있는.)이 아니라,
"Hell"(지옥같은.)에 있는 느낌 입니다.
옛말에 이르길,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노는 것도 놀아본 놈이 잘 논다."고 했나 봅니다.
그래서,
난,
부지런히 놀아 보려 합니다.
혼자 말고,
여럿이 모여서,
잘 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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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햇네 한적해서 산행하기 심심햇겟네
고생은,
좋아서 한거지 ... ㅎㅎ
어제 잘 들어 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