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의 생일이다. 올해 외손자와 친손녀 두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입학을 기념하기 위해 손주들 모두 교복을 입고 모였다.
생일 전야제는 외가집 식구들과 하고 본 생일잔치는 우리 집에서 했다.
특히 친손녀의 생일은 중학교를 입학하고 맞이하는 생일이라 의미가 깊다.
우리 집은 열명이 모이는 십 인 천국이다. 어른 여섯에 아이들 넷이다.
생일잔치라고 해 봐야 특별한 것은 아니고 조촐한 음식을 준비해 함께 먹으며 즐기고 축하하면 된다.
그래도 준비하는 과정이 있다.
거실을 파티장으로 장식하고 꾸민다.
생일인 아이에게 줄 선물을 제 나름대로 준비한다. 본 생일잔치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된다.
남는 것은 사진이다. 처음 부터 모든 과정에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 또한 한 과정이다.
수많은 사진이 기록으로 남는다. 각자의 취향대로 여러 포즈를 취한다.
남는 자투리 시간, 노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운동을 나갔다. 운동 도중 촬영한 잔치 사진을 보며 카톡에 올릴 사진을 고른다.
주인공을 가운데에 놓고 가장자리에 자리한 나와 손자가 폼을 제대로 잡았다. 조금은 우스운 포즈이지만 인상 깊은 모습이다.
사진 한장을 고르고 카톡에 올리려는 순간, 배우자와 딸의 카톡이 업데이트되었다.
와! 놀랍다. 내가 고른 사진이 동시간대에 같이 올라온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엄청나게 많이 찍은 사진인데 같은 장면의 사진 한 장을 셋이 함께 고른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딸에게 전화를 했다. 하는 말, 정말 가족이네요.
가족이라도 그렇지 이럴 수가 없다. 이게 텔레파시라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