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고, 트럼프는 왜 이란을 공격했으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 군사적 개입은 끝이 없다.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 이후만 보더라도 소말리아, 아이티,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 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에 이어 이란까지…
대규모 지상군 파견 전쟁은 모두실패했다. **2003년 이라크와 전쟁을 벌여 후세인을 제거했지만, 혼란을 매듭짓지 못한 채
**2011년 철군했다. 미군 4421명이 전사했고, 전쟁비용은 3조 달러에 이른다.
**테러와의 전쟁명분 으로 2001년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년 동안 지속됐다. 초기 축출했던 탈레반 에 밀려 바이든행정부 는미군을철수시켰다. 미군 2448명이 전사했고, 전쟁비용은 2조 달러에 달했다. 전투는 이겼지만, 전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엘리트 참모들이 백악관에포진해있고, 막강한 정보력과 군사력(전 세계 군사비의 40% 차지), 든든한 경제력에도 왜 실패를 거듭했을까?
아프간전의 경우 미군 철수 한 달전까 지만 해도 미국 정보 당국은 탈레반에 권력이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클린턴 정부 백악관 수석보좌관을 지낸 조지스테퍼노펄러스·리사 디키 지음 ‘백악관 상황실’).
이 때문에 철군 과정 은매우혼란스러웠고,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란에 잡힌미국인 인질 구출 작전 (데저트원) 땐 수송기 착륙 지점이 텅 빈 모래사막일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 보니 이란인들로 가득 찬 여객용 버스가 그곳에 있었고, 트럭들도 나타나면서 들통났다. 헬기 8대 중 3대가 고장 났다. 헬기와 수송기가 충돌하는 바람에 미군 8명 이사 망했다. 쿠바 피그스만 침공 과정의 허술함은 많이 알려져 있다.
**이라크 공격 명분 이었던 생화학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이 잇달아 전쟁 을 치르는 원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못하는가'라는 책(윌리엄 D. 하텅· 벤프리먼 지음)에선 그 근저에 미국의 거대한 군산복합체가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무기 시장의 43%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거대 방산업체들이 군 당국·의회와 회전문 인사를 통해 카르텔을 형성하고, 막대한 국방 예산을 따내 무기를 과잉생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전쟁 기계’로 표현한 이들 방산 메이저들은 끝없는 전쟁 덕분에 엄청난 수익을 낸다는 주장이다.(이 책 내용에 대해선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않음)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업적 쌓기, 대통령 개인의 성향 차원의 분석도 있다. 리처드 오버리는 '전쟁충동'에서 전쟁 동기로 자원, 신념, 권력, 안보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국제정치는 이데올로기 보다 현실주의적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공격적 팽창은 생존을 위한 필연적이라는 현실주의 정치 이론의 대가 존 미어샤이머의 분석도 대입해 볼 수 있다. 다만 그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는 현실적인 민족주의의 힘을 간과하고 있고,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하는 개입주의가 파괴적 결과로 이어진다고 봤다.
**스티븐 M 길러는 '전쟁과 대통령' 에서 미국 대통령들의 고뇌와 정치적 욕망, 패권을 계속 틀어 쥐려는 복잡한 욕구들이 뒤섞여 있다고 분석했다. 유화는 곧 파멸이라는 히틀러발(發) ‘뮌헨의 교훈’이 베트남전과 같은 비극을 초래했으며, 2차 대전 승리가 오만함을 불러왔다고 했다.
**9·11 이후 퍼진 ‘반테러 대중정서’도 전쟁의 한 원인이란 분석이다. 미사일과 드론 등 무인 무기 시대에 군인의 위험 부담이 줄어든 것도 전쟁을 더 쉽게 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통령의 판단 오작동에 대해 전직 미국 고위 참모들의 뼈아픈 지적도 있다. 바이든 정부 때 국무부 장관을 지낸 토니 블링컨은 “권력 앞에서 바른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 그런 상황은 굉장히 위험하다”라고 했다 (‘백악관 상황실’ 참조). 스테퍼노펄러 스는 “아첨꾼이 나 집단사고
에 순응하는 사람들 은 대통령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결과론적일 수 있다. 테러 단체, 또는 적국에 의해 자국민 생명이 경각에 달리고, 우방 국가들이 큰 위협을 받는다는 심증이 든다고 판단되면, 부족한 정보로나마 고독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대이란전을 두고도 논박이 많다. 트럼프는 “항복 밖에 없다” “지도부 교체”라고 외치더니 전쟁 승리를 선언했다. 타코(TACO), 즉흥적이고 종잡을 수 없다는 비판도 예의 따라붙는다.
그럴 만도 하지만, 그의 자서전들을 보면 무조건 충동적, 예측불가, 무(無) 전략이라고 몰아세우기만 할 일인가는 싶다. 그는 자서전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상대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계산된 전략이라는 얘기다.
“성공의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라고도 했다.
그렇다고 국정을 이렇게 사업가처럼 운영하는 것은 썩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란 핵 폐기 목적이라는 전쟁 명분은분 명하고 일관성을 지닌다. 그는 자서전에서 오바마의 동결 수준의 이란 핵합의를 비판하며 “왜 테러 활동에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풀어주는 가. (나라면) 모든 핵시설을 해체하고 모든 원심분리기를 파괴하며, 언제 어디서든 현장 사찰을 허용하는 조건이 아니면 절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막는 게 (유가 급등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란은 60% 농축된 우라늄 460㎏을 갖고 있고, 농축도를 핵무기로 쓰이는 90%로 끌어 올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핵무기가 헤즈볼라 등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집단 손에 들어간다면 미국과 친미 성향의 중동국가들로선 악몽이다. 중동 외교 판도를 뒤흔들고, 유가가 테러 집단 손에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
이런 전략적중요성을 감안해 트럼프로선 두고만 볼 수 없었다는 분석도 일리가 없지 않다.
이란 핵폐기를 위한 트럼프의 강력한 의지가 향후 북한 핵 해법에도 투영될 수 있을까?
이미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이란의상황은 다르지만, 적어도 동결 수준에서 적당히 합의하고 제재를 풀어주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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