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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넷째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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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3-561-3936 ⧈ 카페 : cafe.daum.net/gochanggarden |
“어느새”라고 말하면 당사자들은 “당치도 않은 소리”라며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말복이 세 살 먹는 격이라고 했던가, 벼 이삭이 제법 여물어져서 조금씩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빼곡히 알곡이 차 있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가을이 됩니다.
기나긴 더위를 지나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더위 때문에 일을 쉬었던 여름이 가고,
등을 쪼아대는 가을볕 아래 수확한 것들 갈무리를 해야 한다는 것.
도시에서 귀농을 결심할 때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 손으로 일한다,
비닐을 치지 않고 호미로 풀을 맨다 등등 나름의 소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농업기술센터에서 농기계 빌려다가 일하는 게 바람입니다.
기계 살 돈은 없고, 다행히 임대라도 어떻게 해서 일을 끝내고 싶습니다.
고구마 같은 애들은 그냥 캐면 끝나기 때문에 참 예뻐요.
그런데 참깨며 녹두, 팥, 콩, 애들은 정말 미워요.
음식에 보기 좋으라고 뿌려진 참깨를 보면 그 참깨를 거둔 이의 땀방울이 방울방울 방울방울.........
1.열무랑 얼갈이 배추김치(생산자 유삼례) - 삼례언니가 담근 김치가 나왔습니다. 추석이 가깝지 만, 그나마 아직은 시간이 있어서 담가주셨네요. 보리밥에 이 생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여름 특급 보양식~
2.부추(생산자 정경자) - 부추도 보리 비빔밥에 넣어 주면 좋아요. 백종원 부추전이 유행이던데, 건새우를 갈더라구요. 저희 시댁에서는 홍합을 썰어 넣습니다. 매운 고추와 함께. 공통점은 해물을 넣으면 맛나다는 것. 조갯살이나 홍합, 없으면 마른 새우라도 넣어서 전을 부쳐 보세요.
3.고추장(생산자 김맹자) - 열무랑 얼갈이 배추김치에는 고추장을 넣고 비벼야 한다고 삼례언니와 경자언니가 입을 모읍니다. 많이 맵지 않습니다. 꾸러미 유정란으로 후라이까지 부쳐서 올리면 초특급 비빔밥이 될 것 같습니다~
4.옥수수(생산자 정유선) - 재래종 옥수수입니다. 알이 꽉 차 있는 게 참 이쁩니다. 동네에서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일부러 얻어다 심었습니다. 옥수수가 단 맛이 강한지라 진딧물이 많이 낍니다. 벌레도 많고요.
5.배(생산자 유삼례) - 이르게 나오는 품종이랍니다. 비가 많이 안 와서 별로라지만, 아삭아삭하니 참 맛있습니다. 사과랑 배가 나오기 시작한 걸 보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벼를 벤 곳도 있다고도 합니다.
6.깻잎(생산자 한영숙) - 지금 이 때 제일 많이 먹는 채소가 깻잎일 듯합니다. 깻잎김치며, 깻잎졸임, 깻잎장아찌, 깻잎나물, 깻잎전, 깻잎샐러드까지, 여러 가지 요리가 가능합니다. 살짝 데쳐서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볶는 것도 맛나요. 조선장과 마늘, 멸치액젓 조금, 참기름을 넣어서 볶아줍니다. 그리고 상에 낼 때는 (방울방울 땀방울인) 참깨를 흩뿌립니다.
7.유정란(생산자 이주승) - 달걀 후라이도 힘든 여름날이 가면, 기름이 조금이라도 더 먹고 싶어지는 가울이 옵니다. 그 때는 달걀후라이며 달걀말이, 뜨끈뜨근한 달걀찜이 좋아질거예요.
2016년 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