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쉼터 벽면에 있는 저와 가온이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사진 속 저는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평소 찍을 때 웃는 표정과 달리 진짜 웃음이었습니다. 저번 면담 기록지를 나눴을 때의 화현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사진 속 표정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거라면 저도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활동할 때는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활동을 마친 후에는 활동을 점검하기 때문에 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 표정을 관찰할 수 있게 사진 찍어 주신 화현 선생님 감사합니다.
오늘 점심시간 승현이가 쉼터에 와줬습니다. 승현이는 꼬물 쉼터에서 사용하는 쿠션을 들고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점점 다가오는 쿠션에 까만 점이 보였습니다.
“승현아…. 혹시 가지고 오는 게 벌레면 이쪽으로 오지말아줄래...? 선생님 벌레 무서워하는 거 알잖아..?”
승현이의 장난기가 발동했습니다. 승현이와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세 바퀴 돈 것 같습니다. 승현이에게 휴지를 줄 테니 잡아달라 했습니다. 승현이는 휴지로 벌레를 잡았지만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죽이길 원했지만 승현이는 어떠한 생명도 소중히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승현이는 벌레를 휴지로 감싼 채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는 승현이에게 벽에 붙어있는 또 다른 벌레도 잡아달라 했습니다. 이번에는 휴지통이 아니라 창문을 열고 날려버려 달라고 했습니다. 승현이는 제 부탁대로 휴지로 벌레를 감싼 뒤 창문 밖에 풀어줬습니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저 대신 벌레를 잡아 준 승현이가 고마웠습니다.
첫댓글 사진 너무 예쁘다~
점심시간, 도현을 만났습니다. 도현이는 이제 제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해줍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도현이의 말투가 조금 신경 쓰였습니다. “~했음.” “~함”이라고 말하며, 말끝을 짧게 끝냈습니다.
이를 가볍게 넘기다 다른 어른 앞에서도 같은 행동을 보이면 어쩌지 걱정되었습니다.
“도현아, 도현이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큰 아이인데, ~했음이라고 하니까 선생님이 기분이 좋지 않네. 좀 더 친절하게 말해줄 수 있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현이가 바로 말투를 고쳤습니다. 이해해 준 도현이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발표에 도서실 선생님과 배움터 선생님을 초대해도 되는지 물어본 준호의 제안에 흔쾌히 허락해 준 승현이에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