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향기
젊은태양 03.02.16
누구나
살아오면서 자신만이 느끼고있는 독특한 냄새들이 있을거에요
몸살 앓듯 가슴앓 이하듯
살아온 발자취마다
그리고 수 없이 반복하여 풍기던 계절마다의 향기가
내 안에 너무 진하게 베어있기에
새로움에 쉬 적응 못 하고
자꾸만 겉도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싶기도하지만
오늘따라
향수에 젖은 풋풋한 향기들이
물씬 풍겨오네요
유년시절 햇볕 뜨겁게 내리쬐던 여름날
소꼽장난하던 장독대 옆에서 사막처럼 말라있는 땅바닥에
납짝붙어 피어있던
채송화의 선명한 꽃잎을
바라보는 느낌의 향기라던가
접시꽃 코에 붙아고 뛰어다니던
童心의 향기
이른 아침 친구들과
이집 저집 감꽃 주으러 다니던 향기(먹기도 했지만 주로 목걸이나
팔찌등을 만들었는데 동네꼬마 경쟁자들이 많기에 새벽같이 다녔다)
겨울날_
양지바른 처마밑에서 떨어지는 눈(雪)물 비켜서서
뜨개질 하고있으면 왜그리 눈이 따뜻해 보였을까~
흔히 눈은 포근한 느낌이라고들 하지만 난 따뜻하다고 느꼈죠
눈 녹을 때 김이 모락모락 나지않던가~
그리고 우리언니들이
바케스에 눈을 담아
불위에 얹어 녹여서
머리를 감겨주던
그 따뜻한 물의 감촉과
냄새를 잊을 수가 없네요
고향(함평)공원의 벚꽃이 필 적에
바람불어 꽃잎 날리면
어디론지 함께 날아가곱던
환상적인 냄새
뒷동산으로 삐비 뽑으러
다니던 냄새,
극장 단체관람 하기 위해
줄 서있던 그 설레임의 냄새,
호기심으로 들락거리던 친구네
병원 냄새 -그건 주사바늘처럼 따갑고 아픈 냄새였지-
손가락으로 참기름 소금 쓱쓱 문질러서 바른 김을
아궁이 속 불씨 남은 재 꺼내서 판판하게 펴놓고
거기에 구운 김의 냄새는
또 얼마나 기가 막힌가!
광주 충장로 냄새는 내 생의
최초의 번화가 냄새였고
계림동 자취방의....
여고 첫 봄 소풍의.. ... ...
부잣집 와가를 개조해서 만든 독서실의 까만 색 토방냄새,
수많은 추억의 향기 속에 빠져드노라면
절로 행복해지고 그러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