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재밌게 봤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주신 운영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후기를 써 올리겠습니다. ㅎ 그리고, 뒤풀이에 못 가서 죄송합니다. 다음 번에는 뒤풀이에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아쉽고 의문이 나는 부분들이 있어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영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신 분만 읽으실 것을 권합니다.
<추격자>와 <황해>를 재미있게 봤기에 나홍진 감독의 새 영화 <곡성>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곡성>이 어떤 영화인지 더 궁금하게 만들었던 것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 혹은 시놉시스를 본 유명 영화 감독들이 식은 땀이 났다느니, 눈을 뗄 수 없었다느니 하는 기사를 봤기에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싶었습니다. 영화를 늦게 봤다간 스포일러성 기사들을 요리조리 피해가야 하겠기에 일찌감치 영화를 보기로 맘 먹고 갔습니다.
1.
일단 저는 기대가 너무 컸던지 기대보다는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영화라는 건 아닙니다. 기대감이 너무 컸을 뿐이죠.
영화의 시작이 20세기 폭스사의 로고와 음악이 나와서, 한국영화에 왜?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해외자본이 투자가 되었나 봐요. 자세한 건 기사를 검색해 봐야겠지만, 낯설었습니다.
성경 말씀으로 시작하는 종교적 비유를 깔고 들어가는 인트로 부분은 뭔가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줄 것 같은 기대감을 가지게 해서 좋았습니다. 종교적 테마는 제가 흥미있어하는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2.
마을 경찰인 주인공 종구(곽도원)는 밤늦게 살인사건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갑니다. 끔찍한 살해현장을 보고 굉장히 놀라죠. 이후에도 의문스런 사건과 죽음들이 하나 둘씩 펼쳐지는데, 일광(황정민)이 등장하는 장면까지 한시간(옆 자리에 앉으신 분이 휴대폰 보면서 혼잣말 하는 걸 들었습니다) 동안 알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집니다.
제 느낌은 나홍진 감독 영화가 아니고 J.J.에이브럼스나 나이트 샤말란이 감독한 영화인 건가 싶었습니다. 이 한 시간을 좋게 보셨던 분들에게는 차곡차곡 에피소드를 쌓아올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떡밥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이유 없이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진행될수록 도대체 실마리를 언제 보여줄 건지 슬슬 짜증이 밀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3.
드뎌 일광의 등장. 의심스런 일본인의 정체에 대해 말합니다. 살아 있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귀신이라고 하네요. 아,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귀신과 인간의 대결을 그리는 영화구나 하고 어렴풋이 알게 되는 저였습니다. <퇴마록>이나 <검은 사제들>처럼 귀신퇴치 영화인 줄, 알고 보는 거랑 모르고 보는 거랑 차이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추격자>나 <황해>처럼 리얼한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이라서, 귀신이 있다고 가정한 영화는 약간 낯설었습니다. 일부러 정보를 차단한 상태에서 영화를 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4
자, 이제 일광과 귀신의 한 판 푸닥거리가 펼쳐지는 영화의 컨셉을 이해하고 다시 집중을 했습니다. 그런데, 푸닥거리 전날, 일광이 종구에게 부정 타는 짓 하지 말라고 하면서 옷을 갈아입는데, 하의가 팬티가 아니라 훈도시가 보입니다. 일본인이 입는 훈도시. 그럼 일본인과 둘이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여기서부터 귀신영화 컨셉이 아니고 다시 리얼리즘 영화인가 싶은 알쏭달쏭한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황정민의 혼신의 푸닥거리에 일본 귀신이 죽음 직전까지 가는데, 그 와중에 애가 죽을 거 같아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던 종구는 푸닥거리판을 뒤집어 놓아버려, 본의 아니게 일본 귀신을 살리게 됩니다. 아이구 이런.
근데, 영화 마지막을 보면, 일광과 일본귀신은 같은 편 내지는 동일한 ‘령’이 두 개의 ‘육신’으로 나누어진 것으로 나오는데, 둘이 왜 이랬던 걸까요. 공격과 방어로 보였던 장면이 실제로는 다른 의도를 의미하는 장면이었던 걸까요. 의문이 듭니다. 글 쓰고 기사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5
처음엔 광녀인 줄 알았던 여자(천우희). 영화는, 알고 보니 일본인이 귀신이 아니라 여자가 귀신이더라로 몰고 가다가 결국엔 종구 가족을 살리려고 했던 착한 귀신으로 밝혀집니다.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곡성 땅 귀신인가?
귀신이 덫에 걸리면 닭이 세 번 울 거라는 그녀의 말은, 예수와 베드로의 이야기를 빗댄 거 같기도 했습니다. 곽도원이 베드로? 아니면 그냥 단순히 닭이 세 번 우는 건가. 막 혼란스러웠습니다. 뭔 의미가 있는 건지 이따 살펴봐야겠습니다.
결국, 여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집으로 향했던 종구는 어머니와 아내의 죽음을 보게 되고, 딸에 의해 살해당하게 됩니다. 나중에 도착한 일광은 카메라를 꺼내 죽어가는 곽도원을 찍습니다. 일광이 귀신이었던 거네요. 일본 귀신과 같은 편이었나 봐요. 움막에서 괴물로 변해가는 일본 귀신의 손에는 못자국이 보입니다. 이건 일본 귀신이 예수라는 건가요?
6
영화를 다 봤는데, 제가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서, 다시 보든가, 좀 더 전문적인 리뷰를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만큼 좋은 느낌을 받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런 혼란스런 느낌을 가지고 스포일러 걱정 없이 리뷰들을 살펴볼 수 있으니 즐겁기도 합니다.
첫댓글 아싸. 오늘부로 우등회원이랍니다. ㅎㅎ
축하축하~~^^
@리엔 감사요 ㅎ
오늘 뒷풀이에서 나눴던 얘기가 여기 다있네요~~
우리 모두 다 안쌤하고 똑같은 의문이었다는거 ㅎㅎ
ㅋㅋ 그렇군요. 다들 비슷하게 느끼셨네요 ㅎ
@안선생 멋진 후기 앞으로도 많이 부탁합니다 우등회원님~~^^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부분이 있는거 같아요~~
원래 그런 영화인 듯요. 이야기 안에 숨은 비유와 상징들이 많은 영화인 듯 합니다.
대단하심더~~^ 저는 황정민(속옷) 에서 눈치 못챘는데 ~
전 나름 최근작중 재밋게 봤는데~ 음주댓글 ㅠ 건강하세요~
하지만, 금새 헷갈리고 말았습니다. ㅎ
어떤 관객이 영화 곡성을 보고
난 후기가 생각 납니다.
일본귀신은일제압잡이(나쁜놈이죠),
일광은친일파(나쁜놈과 공생하는 놈이죠),
천우희는 한국의 혼령(소위 귀신) 이라는 설정 !! 이라면 어느정도
맞아 떨어진다고 볼수있다네요.^^
종구는 그당시에 존재 햇을법한
시민으로 설정해서 평범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과 때론
딸때문에 이성을 잃고 흔들려가는 과정,
그리고 한국정서에 있는 미신과
무당의 이야기로 영화를 풀어가며
공감대를 찾고자 햇던 아닌가싶네요.
인간의 양면성 ...
자기에게 득이되면 천사가 되고
자기에게 실이되면 악마도 되는
요즘세상에 정말 천사와 악마가
따로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동진의 평을 읽어보니, 나와 외부세계의 관계, 행복과 불행의 원인과 결과, 이런 것에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았아요.
저역시도 기대가컸던만큼 실망스런 부분이 많았어요~영화가 어려워서 돌아와서 블로그에 올라온 후기들을 찬찬히 살펴보고서야 줄거리가 이해되었네요ㅠ~속이 메스꺼운채로 관람하다보니 토를 유발하는 장면이 많아 속비우는데는 좋드라구여ㅎ
비유와 상징이 많은 영화인 듯 합니다. 감상 후 공부가 필요한 영화가 맞는 듯요 ㅎ
전 기대를 안하고봐서 그런지 재밌고 무섭게 봤습니다~
넘 무서워서 휴대폰까지 떨어뜨리공;;
저도 제가 곽도원이었으면 딸을 위해 그렇게 했을것같아요~
나중엔 셋다 귀신이야?😨 아리송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계속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였던것같습니당~
등업축하드려요^^
부모 마음이 다 그렇겠죠. 감사합니다. ㅎ
천우희의 존재에 대한 의문에 아리송 ㅎ
마을 수호신..지신 이라고 하더라구요 ^^
일부러 영화 내용 검색없이 봤는뎅~
전 기대가 없었기에 잼있게 무섭게 잘 봤습니다. 엔딩 직후에는 모지? 했는데 이젠 이해가 된다는 ㅎ
곽도원과 장소영(곽도원 부인역)실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하네요~^^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짝사랑에게 고백한 거 본 기억 나는데. 그게 곽도원이었군요. ㅎ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35
찍기전부터 연인아녔나요??
@정답녀 기사에 따르면 <곡성>으로 만났다네요. "두 사람이 만난 계기는 영화 ‘곡성’이다. 극중 부부로 출연하면서다." http://sports.donga.com/3/all/20160512/78068783/3
황정민이 언제부터 일본귀신편이었나 궁금합니다. ~^^
나홍진 감독은 애초부터 둘이 한편인 걸로 설정했답니다.
@안선생 오잉 진짜루? 음 시간내서 다시 한번봐야겠군
나홍진 감독님은 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아마 가톨릭인 듯 합니다.
저 어제 밤에 봤는데..완전무서워서 다리가 후들.. 근데 영화볼땐 몰랐는데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황정민 속옷이랑 마지막에 사진함이랑 이런게 생각나서 집에와서 아.. 이랬습니다 ㅋㅋ 근데 영화 끝에 황정민이 짐싸서 도망가는데 헛개보이고 자신이 점을 잘못봤다고 천우희가 귀신이라고하는장면에서 살짝 햇갈렸고 천우희가 귀신이여 사람이여 했갈린 어려운 영화인듯싶습니다 ㅋㅋ
몇몇 이해안가는 장면들은 감독이 관객에게 의도된 트릭인것도 있다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