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작은영호관에서 2시에 7천원을 주고 '행복의 나라'를 본다.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러 김밥 한줄과 냉장고에 넣을 소주와 맥주를 산다.
봉화산에 차로 올라 봉화정에서 놀까?
일림산에 오르다가 계곡에서 놀까?
집으로 오는 길을 잡아서 군머리에서 오도재를 넘는다.
윤제림 부근에 관광객들이 보인다.
페러글라이딩 활공장까지 오르니 한팀이 자릴 잡고 있다.
정자는 긴 햇볕이 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의자를 바닥에 펴고 정자 바닥을 탁자 삼아 라디오와 책을 꺼낸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딸과 사위가 엄마 엄마 하면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사위와 말을 섞으며 주변을 아는 척 설명을 한다.
충청도 사는데 근무지가 전남 곳곳이라 잘 아는 편인데
듣고 보니 새롭다고 한다.
어머니는 나에게 두번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딸에게도 같은 말을 여러 번 묻는다.
어머니는 술 마시는 사람들 한말 또 하고 또 하고 한다 하셨다.
그 분이 술은취하지 않았으니 아마 치매 초기인 듯하다.
귀찮아 않고 대답 꼬박꼬박 하는 딸의 마음이 느껴진다.
어머니에게 못되게 군 나으 모습이 보여 슬퍼진다. 참 어리석다.
젊은 여성 서넛인 두 팀이 올라 사진을 찍는다.
책 읽는 내 옆으로 다가 온 한 남자가 말을 건다.
서울에서 살다 고향인 벌교 대포로 돌아와 지낸다고 하신다.
부인도 같이 따라오니 좋다시며 손녀 응대를 잘 해 주신다.
또 주변을 아는 척 설명을 한다.
막걸리가 다 떨어진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다.
내려간 줄 알았던 벌교 가족이 다시 어스름 속에 자릴 잡더니
아이스 박스를 열어 저녁을 꺼낸다.
동네 샘에서 치맥으로 복달음을 한다고 한다.
바보가 득량만친구들하고 논다하니 여기서 잠을 자면 좋겠지만
막걸리 한병이 모자라니 치맥 파티장으로 차를 급하게 운전해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