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은 파괴와 멸망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완성입니다.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강론>
(2024. 11. 14. 목)(루카 17,20-25)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서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마라.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루카 17,20-25)”
1)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은,
‘종말’이 언제 오느냐는 뜻으로 한 질문입니다.
예수님의 답변을 근거로 해서 생각하면 바리사이들은
종말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오느냐고 질문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답변은, “종말은 눈에 보이는 어떤 모습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여기에 있다든지 저기에
있다든지 하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사실 종말은
이미 시작되었다.” 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는,
“종말은 이미 시작되었다.”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을 때, 그때 종말이 시작되었고,
지금 진행 중이고, 나중에 예수님 재림 때에
완성된다는 것이 우리 교회의 믿음입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는 시간은, ‘이미’와 ‘아직’의 사이에 있는,
또는 종말의 한가운데에 있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가운데’ 라는 말은, 딱 중간 지점이라는 뜻이 아니라,
종말이 한창 진행 중인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2) ‘사람의 아들의 날’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는 날이고,
종말이 완성되고 최후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재림하시는 예수님은 종말을 완성하러 오시는 분이고,
최후의 심판 때에 심판관으로 오시는 분입니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은 “박해와 고난을 겪다 보면, 하루라도 빨리
재림과 종말이 이루어지기를 갈망하게 될 텐데”입니다.
“보지 못할 것이다.”는 “말할 수 없다.”입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마르 13,32-33).”
만일에 인간들이 종말의 날과 시간을 미리 알게 된다면,
또는 주님께서 그 날과 그 시간을 미리 알려 주신다면
인간 세상은 어떻게 될까?
회개하면서 그 날을 잘 맞이하려고 준비하는 사람이
몇 명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인간 세상
전체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종말론자들 때문에 많은 소동이 일어났던 것을
생각하면, 그 날과 그 시간을 미리 아는 것은
결코 인간들에게 이로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그 날과 그 시간을 알려 주시지 않는 것은,
‘지금’ 깨어 있으면서, ‘지금’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라고 해석됩니다.
3)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마라.” 라는 말씀은, 사이비 종교와
종말론자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뜻입니다.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라는
말씀은, 번개가 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의 재림도 누가 따로 알려 줄 필요가 없이
모든 사람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종말이 완성되는 날이 되면,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그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라는 말씀은 두 가지로 해석됩니다.
당시 사도들과 신자들 가운데에는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
전에 종말이 먼저 오기를 희망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예수님 말씀은 그 사람들을 향해서 당신의 재림과 종말이
이루어지기 전에 먼저 수난, 죽음, 부활, 승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반대로 생각하면, 이 말씀은 당신이 십자가
수난을 겪더라도 영광스럽게 재림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시는 말씀입니다.
4) 종말의 날이 언제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있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기후 위기 때문에, 또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전쟁들, 또 대규모 자연 재난들 때문에 종말을 더 의식하고,
종말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그리고 우리 주님께서 참고 기다리시는 것을
구원의 기회로 생각하십시오(2베드 3,13-15ㄱ).”
신앙인들이 기다리는 ‘그 날’은, 모든 것이 파괴되고
멸망하는 날이 아니라 모든 것이 완전히 새롭게
변화되고 완성되는 날인데, 그 새 하늘과 새 땅을
차지하려면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회개’뿐입니다.
- 송영진 신부님 -
첫댓글 재림하시는 예수님은
종말을 완성하러 오시는 분이고,
최후의 심판 때에 심판관으로 오시는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