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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로시해(魚魯豕亥)
魚(어)와 魯(로)를, 豕(시)와 亥(해)를 구별 못한다는 뜻으로, 문자가 비슷하여 해석을 잘못 하는 것을 말한다.
魚 : 물고기 어(魚/0)
魯 : 노둔할 로(魚/4)
豕 : 돼지 시(豕/0)
亥 : 돼지 해(亠/4)
출전 : 포박자(抱朴子) 하람(遐覽), 공자가어(孔子家語) 卷9 72제자해(七十二弟子解)
글자의 형태가 서로 비슷하여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무식함을 뜻한다. 포박자(抱朴子) 하람(遐覽)에 “글씨를 세 번 베껴 쓰면 어(魚) 자가 노(魯) 자로 변하고, 제(帝) 자가 호(虎) 자로 변한다” 한 데서 온 말이다.
이 성어는 어로(魚魯)와 시해(豕亥)가 합쳐 만들어 진 것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로(魚魯)는 포박자(抱朴子) 하람(遐覽)편에 글자를 자꾸 옮겨 쓰다보면 잘못 쓴 글자가 나온다면서 “글씨를 세 번 베껴 쓰면 어(魚) 자가 노(魯) 자로 변하고, 허(虛) 자가 호(虎) 자로 변한다(故諺曰; 書三寫, 魚成魯, 虛成虎, 此之謂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니, 즉 어로불변(魚魯不辨)이다.
자하(子夏)는 공자(孔子)의 제자로 원래 이름은 복상(蔔商)이다. 그는 위(衛)나라 사람인데 그렇게 존경을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공자(孔子)를 떠나 일찍이 고국인 위(衛)나라에 돌아와서 위나라 역사를 읽다가 ‘진사벌진 삼시도하(晉師伐秦, 三豕渡河)’라는 구절을 보고 “이것이 아니다. 삼시(三豕)는 기해(己亥)를 잘못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후 역사 기록하는 사람이 진(晉)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니 자하(子夏)의 말(己亥)이 맞았다. 이후 위나라 사람들은 자하를 성인이라 부르며 존경했다. 공자가 죽은 후 서하(西河)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는데, 위문후가 그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모든 국정을 그에게 자문한 뒤 시행했다.
여기서 “삼시(三豕)는 기해(己亥)의 잘못이다”라고 바로잡아 주었던 데서 시해(豕亥)가 유래하였다.
蔔商衛人, 無以尚之, 嘗返衛見讀史誌者雲:晉師伐秦, 三豕渡河。子夏曰:非也, 己亥耳。讀史誌曰:問諸晉史果曰己亥。於是衛以子夏為聖。孔子卒後, 教於西河之上, 魏文侯師事之, 而諮國政焉。
(孔子家語 卷9 七十二弟子解)
취음(取音)
취음(取音) 또는 군두목(軍都目)은 원래 한자어가 아닌 낱말을 소리가 비슷한 한자를 빌려 표기하는 방법을 말한다. 한자를 빌려 한국어를 적는 차자표기법에 속하지만, 취음은 특히 적는이의 주관에 따라 그럴듯한 어원풀이를 덧붙인 것을 가리킨다. 이런 점에서 부회표기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한자어라도 소리는 같되, 바른 글자가 아닌 자를 붙인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생각을 '生覺'으로, 편수(공장 두목)를 '編首' 또는 '변수(邊首)'로, 각시를 '閣氏'로 적는 것이다. 취음을 이용한 인명으로는 임꺽정이 있는데 독중개과의 민물고기인 꺽정이를 이름으로 쓴 것을 임거정(林巨正)으로 취음한 것이다.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는 한국어를 적을 수 있는 문자가 한자밖에 없었고, 한자는 하나의 글자가 특정한 뜻을 갖는 표의, 표어문자이다. 한자로 한자어가 아닌 인명, 지명 등의 고유명사를 적을 때에는 하나의 소리값에 대응하는 한자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여러 표기가 동시에 나타난다.
처음에는 서로 의미가 연결되지 않는 글자(또는 별뜻이 없는 글자)를 골라 써서 한자어가 아님을 알기 쉬웠으나, 후대로 갈수록 한자어와 관계없는 말까지 한자 뜻으로 풀이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왜냐하면 비한자어라도 음절 하나하나가 뜻을 가진 한자는 뜻없는 소리를 옮겨적을 때도 은연 중에 낱말에 대한 풀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좋은 뜻의 글자나 나쁜 뜻의 글자를 골라쓰게 되었고, 기억에 유리하도록 임의의 해석을 붙여 적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유학자나 한학자들이 펴낸 어원에 관한 책을 보면 고유어를 한자뜻으로 풀이하려 애쓴 억지스런 경우도 많이 보인다. 이런 경우 후세 사람들이 어원을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역으로 한자어에서 비한자어가 파생되어 나왔다는 민간 어원설이 생기기도 하여, 어원 연구에 어려움을 주고, 고유어를 한자어로 둔갑시켜 버린다.
또한, 이두표기등에서는 한자의 음과 새김을 이용하여 적은 음훈차표기법에 의한 낱말이 많은데, 한자를 새김으로 읽는 독법이 사라져 한자음만 따서 읽게 됨으로써 본디 낱말의 어형이나 발음을 잊고 엉뚱하게 발음하게 된 단어도 있다. 또한 취음이나 한자어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어원의식이 줄곧 되풀이되면 실제 고유어 어형까지 변화시키게 된다. '기와'는 본래 '디새'란 어형이었으나, 한자 瓦의 음과 결부되면서 소리의 일부가 와로 바뀌었다.
현재 한자어로 인식되는 지명이나 문헌의 옛 단어 가운데는 사실상 취음인 낱말이 많다. '미국'(美國)이란 단어의 美가 America란 영어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한자로 옮긴 亞美利加의 축약형에서 나온 것임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아름다울 美라는 한자 뜻에 이끌려 이를 "아름다운 나라"라는 뜻풀이에서 나왔다고 잘못 알기 쉽다.
비한자어라도 한자표기를 늘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쓰게 되면 해당 한자에 비한자어의 뜻이 옮아 버리거나,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弗은 본래 뜻과 관계없이 모양의 비슷함 때문에 달러 표시($)의 대용으로 쓰이다가, "달러"라는 뜻이 "불"이라는 한자음에 녹아 들어갔다.
또한 한자 표기가 달려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늘 어원상 중국어에서 왔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시어머니', '시아버지'에 쓰이는 '시'(媤)는 한국어 고유어 형태소인 것을 옛 사람들이 나름대로 해석하여 자체적으로 만든 한국 한자(媤)로 표기한 것으로 어원은 고유어이다.
불교(佛敎)의 佛은 본래 산스크리트어의 buddah를 중국이 한자로 음역한 것으로, 弗이란 기존의 한자로 음을 나타내고, 부수(인변)로 사람이름임을 나타낸 글자이므로, 어원은 산스크리트어인데, 이것이 근대에 다시 프랑스(France)의 음역표기인 불란서(佛蘭西)에 쓰이면서 佛자가 부처,프랑스등의 뜻을 두루 가리키게 되었다.
또한 '역참'(驛站)이란 한자어의 참(站)은 본래 우두커니 서다란 뜻이나 몽골어에서 온 jam이란 단어를 이 한자로 음역함으로써 현재는 본디 뜻보다 역(정거장)의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낱말의 어원이나 뜻을 가릴 때,특히 오래된 단어나 땅이름의 경우는 한자표기가 있다고 해서 표기한자의 일차적인 뜻을 어원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음과 새김, 변천과정, 이 표기의 존재 등 여러 가지 변수를 따져야 한다.
'군두목(軍都目)'이라는 책이 있는데, ‘군도목(軍都目)’ 역시 ‘군두목’을 소리나는 대로 한자로 취음한 것이다. 우레는 취음표기의 영향을 받은 '우뢰'(雨雷)가 국어사전까지 실렸다가, '울[鳴]+에'로 분석되는 단어임이 밝혀져 '우레'가 표준어가 되었다.
▶️ 魚(고기 어)는 ❶상형문자로 漁(어)의 고자(古字), 鱼(어)는 통자(通字)이다. 물고기 모양을 본뜬 글자로, 한자의 부수로서는 물고기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글자이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대로 그린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魚자를 보면 물고기의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이후 해서에서 물고기의 몸통과 꼬리를 田(밭 전)자와 灬(불 화)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魚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활용될 때는 주로 어류의 종류나 부위, 특성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魚(어)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고기 ②물속에 사는 동물의 통칭(通稱) ③바다 짐승의 이름 ④어대(魚袋: 관리가 차는 고기 모양의 패물) ⑤말의 이름 ⑥별의 이름 ⑦나(인칭대명사) ⑧고기잡이하다 ⑨물에 빠져 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생선을 가공해서 말린 것을 어물(魚物), 물고기 잡는 그물을 어망(魚網), 물고기를 잡거나 기르는데 쓰이는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유리통을 어항(魚缸), 물고기의 알을 어란(魚卵), 물고기와 조개를 어패(魚貝), 생선 파는 시장을 어시장(魚市場), 물고기의 종류를 어종(魚種), 낚시로 고기잡이하는 데 쓰는 배를 어선(魚船), 물고기를 기름 또는 기른 물고기를 양어(養魚), 말린 물고기를 건어(乾魚), 미꾸릿과의 민물고기를 추어(鰍魚),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청어(靑魚), 멸치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행어(行魚), 퉁가리과의 민물고기를 탁어(馲魚), 은어과의 물고기를 은어(銀魚), 가오리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홍어(洪魚), 가물치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흑어(黑魚), 학꽁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침어(針魚), 멸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약어(鰯魚), 동자개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종어(宗魚),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타어(鮀魚), 철갑상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심어(鱘魚), 제사 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음을 이르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어魚자와 노魯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몹시 무식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친(魚水之親),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이 매우 친근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교(魚水之交), 고기 대가리에 귀신 상판때기라는 뜻으로 괴상 망측하게 생긴 얼굴을 형용하는 말을 어두귀면(魚頭鬼面),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잉어가 용으로 화한다는 뜻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 양명함을 이르는 말을 어룡장화(魚龍將化), 물고기의 눈과 연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두 가지가 옥과 비슷하나 옥이 아닌 데서 허위를 진실로 현인을 우인으로 혼동함을 이르는 말을 어목연석(魚目燕石), 물고기는 대가리 쪽이 맛이 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이 있다는 말을 어두육미(魚頭肉尾), 물고기 떼나 새 때가 흩어져 달아난다는 뜻으로 크게 패망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어궤조산(魚潰鳥散),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다는 뜻으로 어릴 적에는 신통하지 못하던 사람이 자란 뒤에 훌륭하게 되거나 아주 곤궁하던 사람이 부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어변성룡(魚變成龍),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誤字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
▶️ 魯(노나라 로/노, 노둔할 로/노)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물고기 어(魚; 물고기, 로)部와 '말하다'의 뜻인 白(백; 나중에 曰로 쓰여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말하는 것이 둔한 일, 바뀌어 '어리석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魯(로/노)는 ①노둔(老鈍)하다(늙어서 재빠르지 못하고 둔하다) ②미련하다 ③노(魯)나라 ④성(姓)의 하나 ⑤나라의 이름(주나라의 제후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완고할 완(頑)이다. 용례로는 미련하고 둔함을 노둔(魯鈍), 어리석고 미련함을 노망(魯莽), 둔하고 미련한 성질을 노질(魯質), 아내를 남편의 무덤에 합장함을 노부(魯祔), 어리석고 소박함을 노박(魯朴), 魯자와 魚자가 틀리기 쉬운 데서 글씨의 오류를 이르는 말을 노어(魯魚), 어리석고 미련함을 박로(朴魯), 거칠고 노둔함을 황로(荒魯), 글자를 잘못 쓰기 쉬움을 가르키는 말을 노어지오(魯魚之誤), 魯와 魚는 글자 모양이 비슷해 틀리기 쉽다는 뜻으로 글자를 잘못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노어지류(魯魚之謬), 노양공의 창이란 뜻으로 위세가 당당함을 이르는 말을 노양지과(魯陽之戈), 魚자와 魯자를 식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무식함을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공맹孔孟의 고향이란 뜻으로 예절을 알고 학문이 왕성한 곳을 이르는 말을 추로지향(鄒魯之鄕), 두 나라의 정치가 서로 비슷하다는 말을 정여노위(政如魯衛) 등에 쓰인다.
▶️ 豕(돼지 시)는 ❶상형문자로 豖(시)의 본자(本字)이다. 돼지의 머리, 네 다리와 꼬리의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豕자는 '돼지'를 그린 글자이다. 豕자는 인간이 사육하던 돼지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豕자를 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돼지가 이미지그려져 있었다. 돼지는 체질이 건강해 어느 기후나 풍토에도 잘 적응하며, 짧은 기간에 많은 새끼를 낳는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인류가 가장 선호하는 가축이기도 하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肉(고기 육)자만으로도 돼지고기를 뜻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한자에는 유달리 돼지와 관련된 글자가 많다. 豕자도 그러한 글자 중 하나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돼지나 몸집이 큰 동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豕(시)는 돼지를 뜻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돼지 해(亥), 돼지 저(猪)이다. 용례로는 돼지의 우리를 시권(豕圈), 돼지처럼 식식 숨을 쉼을 시식(豕息), 모양이 솥과 같이 생겼으며 밑에 달린 세 개의 발이 돼지 대가리처럼 생긴 제기의 한 가지를 시정(豕鼎), 욕심이 많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돼지 같은 마음을 시심(豕心), 돼지 입과 같다는 뜻으로 인상印象에 욕심이 많아 보이는 사람의 비유한 말을 시훼(豕喙), 큰 돼지를 봉시(封豕), 우리 안의 돼지를 권시(圈豕), 문견이 좁은 사람이 흔히 있는 사실을 자기 혼자 신기하게 생각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연시(燕豕), 약재로 단풍나무의 뿌리에서 생기는 버섯을 시탁(豕槖), 교외에 나가서 천지의 신에게 교제郊祭를 지낼 때 희생으로 쓰는 돼지를 교시(郊豕), 견문이 넓지 못한 사람이 신기하게 여기고 떠드는 것이 알고 보면 별 것 아닌 흔한 것인 경우에 쓰이는 말을 요동시(遼東豕), 돼지처럼 대하고 짐승처럼 기른다는 뜻으로 사람을 예로써 대우하지 않고 짐승같이 대한다는 말을 시교수축(豕交獸畜),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誤字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魯와 魚 그리고 亥와 豕는 글자 모양이 비슷해 잘못 쓰는 오류를 범하기 쉬움을 이르는 말을 노어해시(魯魚亥豕), 글씨가 서로 엇비슷하여 쓸 때에 잘못 써서 다른 뜻으로 잘못 전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해시지와(亥豕之譌), 뱀처럼 모로 가다가 돼지처럼 갑자기 돌진한다는 말을 사횡시돌(蛇橫豕突), 식욕이 왕성한 큰 돼지와 먹이를 씹지 않고 통째로 삼키는 긴 뱀이라는 뜻으로 탐욕한 악인을 두고 이르는 말을 봉시장사(封豕長蛇) 등에 쓰인다.
▶️ 亥(돼지 해)는 상형문자로 돼지의 모양을 본떴다. 豕(시; 돼지)와 같다. 나중에 구별(區別)하여 썼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열둘째 글자로 쓴다. 그래서 亥(해)는 (1)십이지(十二支)의 하나. 열 둘째로 끝임. 돼지를 상징(象徵)함. 십이지(十二支) (2)해시(亥時) 등의 뜻으로 ①돼지 ②해, 열둘째 지지(地支) ③열두 번째 ④해시(亥時: 밤 아홉 시부터 열한 시까지) ⑤해방(亥方: 24방위의 하나) ⑥단단하다 ⑦간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12지의 끝시간 곧 밤 9시~11시까지의 시간을 해시(亥時), 해시가 끝날 무렵 곧 오후 11시쯤을 해말(亥末), 해시의 한 가운데 곧 저녁 열 시를 해정(亥正), 해시의 처음 곧 오후 아홉 시를 해초(亥初), 사람이 해년 곧 돼지 해에 태어남을 해생(亥生), 음력 10월의 딴 이름을 해월(亥月), 말세를 달리 이르는 말을 해세(亥世), 六十甲子의 열 두째를 을해(乙亥), 스물 넷째를 정해(丁亥), 서른 여섯째를 기해(己亥), 마흔 여덟째를 신해(辛亥), 마지막인 예순째를 계해(癸亥), 글씨가 서로 엇비슷하여 쓸 때에 잘못 써서 다른 뜻으로 잘못 전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해시지와(亥豕之譌), 魚와 魯를, 豕와 亥를 구별 못한다는 뜻으로 문자가 비슷하여 해석을 잘못 한다는 말을 어로시해(魚魯豕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