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begentle입니다. 설연휴 즐겁게들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환타스틱4 그 두번째 편으로 다니엘 산체스 선수에 대해 좀 써볼까합니다.
1997년도 산체스의 모습입니다.(산체스의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샷을 하는 다니엘 산체스
국적 : 스페인
생년월일 : 1974. 3. 3
주요기록 : 1998, 2005 월드챔피언
1997, 2000 유럽챔피언
2002, 2006 월드게임 우승
7번의 월드컵대회 우승
스페인 챔피언 10회
베스트 게임 : 12이닝 40점
(위 사항들은 AGIPI BILLIARD MASTERS 대회 사이트에 나와 있는 것을 옮겼습니다)
무척이나 높은 콧대와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꽤 많이 벗겨져버린 머리가
꽤 인상적인(?) 선수입니다. 산체스의 예전 사진들이나 경기 영상등을 보면 약관의 시절엔
무척이나 꽃미남이었습니다. 어쨌든 차분하고 온화해 보이는 인상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플레이 스타일도 매우 침착하고 안정적입니다. 뭔가 분위기를 빗대 말하자면 느바의
샌안토니오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ㅎ
현재 세계랭킹 2위입니다. 위에 나와있는 주요 기록들만으론 그의 실력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할만큼 훌륭한 선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7살때부터 당구를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구요, 오직 3쿠션만을 쳐왔다고 합니다. 3쿠션계의 4대천왕 각자가 색깔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는데요, 산체스는 맨 첨 소개했던 야스퍼스나 쿠드롱에 비해 폭발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에 비해 에버가 특별히 낮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 산체스의 스타일이라면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운영능력이
돋보이는 게임을 펼친다는 것이죠. 혹시 2007년 수원 월드컵 준결승 경기를 기억하십니까?
쿠드롱과 산체스가 준결승에서 만났었죠. 초반부터 쿠드롱은 미친듯이 득점을 해댑니다.
자신이 이겼던 세트에서는 15점을 5이닝 이내로 끝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계처럼 득점을 하고 있던 쿠드롱을 지켜보던 산체스는 씨익 웃었습니다.
경기가 중후반부로 흐를수록 산체스의 게임운영이 빛을 발했고 쿠드롱의 폭발력도
수그러들고 말았죠. 결국 산체스가 게임에 승리하게 되고 마지막엔 우승컵까지 거머쥡니다.
그렇습니다. 40점이나 50점 단판제가 아닌 15점 5세트제로 운영되는 현행 월드컵의 체제
하에서는 에버리지가 높은 선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더 낮은 에버를 기록
하고도 결국 승리할 수 있는 비법이 바로 경기운영능력인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다니엘 산체스
에게 5세트중 3세트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겠죠.
또 산체스 하면 정말 곧고 부드러운 스트록 얘길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자세를 보고 있자면
정말 무조건 득점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석적인 그의 기본기에서 이러한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보고있으면 초고수의 느낌이 풀풀 나지 않나요 ㅎㅎ
역시 어린나이에 당구를 시작해서 그런지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선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선 김경률 선수의 자세를 보고 있으면 가장 느낌이
안정적이더군요.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야 초일류의 선수가 될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하겠죠.
한편 스브스의 해설자분도 말씀하셨지만 산체스는 특히 창의적인 공들을 자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와..저 포지션을 저런 길을 보고 치다니' 요런 생각이 드는 공들 말이죠.
실전 게임에서 그러한 공들을 시도해서 성공해내는 능력은 산체스가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은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혹시 2007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코리아 오픈
대회를 보신 적 있나요? 그때 스페셜 매치에서 산체스가 단축에 거의 붙어있는 1목적구를
일부러 키스를 내어 3쿠션을 만드는 장면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탄성이 절로 나더군요.
아마 유럽연합과 한국연합의 시합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수들도 첨엔 '도대체 산체스가 뭘
시도하려고 하지?저렇게 치면 2쿠션밖에 안나오는데?' 란 표정으로 유심히 쳐다보다가 결국
득점을 성공해내자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엊그제 티비에서 2008 수원 월드컵 32강전을
보는데 마침 산체스와 허정한 선수의 경기더군요. 해설자분도 그 장면을 기억해내시면서
말씀하시더라구요. 깜짝 놀랐었다고 ㅎ
더불어 산체스 선수가 환타스틱4 중 유일한 흡연자란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산체스가 그들 중 컨디션 관리를 제일 못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재밌더라구요 ㅎㅎ
그 말이 사실이라면 컨디션 관리 잘하는 산체스는 정말로 무서운 선수겠네요 ㅎㅎ
무튼 산체스의 최대 장점인 경기운영능력과 부드러운 스트록을 중심으로 얘길 풀어봤습니다.
지금 올해의 첫 월드컵 대회가 네덜란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세계캐롬연맹 홈페이지에
가서 간략히 결과를 좀 봤는데 산체스와 야스퍼스가 16강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작년 독주했던 야스퍼스를 올한해 산체스가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
아마 작년 공식대회에서 2차례 만나 산체스가 모두 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칼을 갈고 있으려나요^^
이상 begentle의 환타스틱4 두번째 편 다니엘 산체스 이야기였습니다.
허접한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남은 설연휴 즐겁게들 보내십시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담엔 번외편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세미 세이기너에 관해 써볼까 합니다.
그럼 즐거운 밤 되세요^^
첫댓글 당구 하면 세이기너 밖에몰라서 ..ㅎㅎ
아 이런글너무좋아요 ^^
전 브롬달~당구장 가면 항상 있는 브롬달~~누군진 잘 모르지만요.,..ㅠㅠ
아는 형이 2007년 코리아 오픈때 그 키스내서 빵구로 먹는 거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는데...ㅋ
네. 노력하자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샷이었습니다^^
산체스 제일 좋아요. 정말 안정적이죠.
그런데 이선수가 심리적으로 안정적인것은 잘 모르겟습니다. sbs 당구 해설자분의 말씀중에 브롬달보다도 오히려 실력으로는 이선수를 높게 본다고 하였지만 멘탈부분에서 많이 약한것이 단점이라고하였지요. 저도 트란지탄의 돌풍을 잠재우고 우승할 때 이선수의 실력보고 감탄은 하였지만 무엇인가 소심해보이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은 아쉬웠던 것같습니다. 또한 쿠드롱때의 경기는 경이감을 주었지요,,(그런데 저도 그때 산체스가 웃는 거 보앗는데 전 사실 그게 쿠드롱 치는거 보고 너무 잘쳐서 약간 쫄아서 웃은 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러면 현재 세계랭킹 1위는 누구지요? 저도 브롬달이나 쿠드롱, 세이기너
현재 세계랭킹 1위는 딕 야스퍼스 입니다. 심리적인 부분보다는 실제 경기상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안정적이라고 해야할까요 흠. 이를테면 득점확률이 떨어지는 공에 대해서는 철저히 디펜스를 추구하는 부분들에 관한 점이라고 해야겠죠. 사실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어떻게 말씀드릴 방법이 딱히 없네요 ^^
그리고 전 산체스가 웃을때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 득점력 하난 인정해준다. 하지만 경기는 내가 가져갈것이다' 마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요^^
윗사진과 아랫사진의 머리숫 차이가 동일인이라 보기 어렵게 만드네요ㅎㅎㅎ 다음글 기다리겠습니다^^
ㄳㄳ+_+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요.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96년 자료에서 브롬달을 보면서 경악하고 작년 월드컵 산체스와의 경기에서 쿠드롱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쿠드롱과 산체스의 경기는 동영상 보관하면서 틈나면 보면서 공부하네요.. 경기운영이라는 면에서 산체스의 대단함을 인정하지만 현재 저의 최고의 선수는 쿠드롱이네요.. 월드컵 규정보다 쌍리인터내셔널 룰로 하면 쿠드롱 참 유리하겠어요~~^^
쿠드롱 올해의 첫월드컵 우승했습니다^^ 축하드려요 ㅋ^^
쿠드롱 우승했군요 하하~~~ 저도 요새 당구공이 잘 맞아서 즐거워요 여기서 한번 빠짝 당구가 늘어야 되는데~~~한계점이 온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