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국 전날 칭청호텔 로비에서 만난 박정환 9단 |
이창호 vs 박정환, 씨에허 vs 판팅위 23일부터 4강전 벌여
23일부터 벌어지는 제7회 응씨배 준결승 3번기를 위해 이창호, 박정환 9단이 21일 오후 8시, 인천공항에서 청두로 가는 OZ323편에 몸을 실었다. 두 대국자와 정동식 단장, 한국기원 직원, 취재진은 4시간 여의 비행 끝에 청두솽류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또 차량으로 갈아타 22일 새벽 1시 40분에 숙소인 칭청국제호텔에 도착했다.
22일 오전까지 휴식을 취한 두 대국자는 저녁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숙소에 머물며 컨디션을 조절할 예정이다. 준결승 1회전은 23일 오전 10시 반부터 시작한다.
현재 랭킹은 박정환이 1위, 하지만 과거의 명성은 이창호를 따라올 자가 없다. 응씨배 전의 공식대국에서 두 대국자의 전적은 6승 4패로 박정환 9단이 2승을 앞서고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제40기 명인전 본선16강에서는 박정환 9단이 승리했었다.
14세 때인 89년 제8기 KBS바둑왕전에서 우승하며 최연소 타이틀 획득 기록을 세운 이창호는 국내외 대회에서 통산 140회 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3회는 세계대회 우승이며 이는 국내외 모든 기사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이9단의 올해 전적은 24승 19패에 그치고 있지만 4강전이 번기인데다 제한시간이 3시간 30분이나 주어진다는 점이 이9단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1년 제4회 응씨배에서 창하오를 꺾고 우승한 바 있는 이창호는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중국의 콩지에(孔杰), 8강에서 일본의 장쉬(張栩)를 물리치고 4강에 올라 이 대회 최초로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16강전에서 중국의 박문요(朴文垚) , 8강전에서 일본의 조치훈을 꺾고 이 대회 첫 출전을 4강으로 장식한 박정환은 올해 전적 62승 13패, 승률 82.67%로 다승, 승률 1위를 질주 중이다. 또 국내외 대회 결승에 10번 진출해 9번 우승할 만큼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편 반대조에서는 ‘한국기사 킬러’로 군림하고 있는 중국랭킹 4위 씨에허 9단 ‘90후(后) 세대’의 선두주자인 랭킹 12위 판팅위 3단이 맞선다. 한때 중국랭킹 1위까지 올랐던 씨에허는 전기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출전이다.
지난 대회 16강전에서 이창호에게 패해 탈락한 씨에허지만, 한국기사에게 66승 27패를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16강과 8강에서 자국의 장웨이지에(江維杰) 와 구리(古力) 를 물리치며 4강행을 결정지었다.
96년 8월생으로 박정환보다 3살 어린 판팅위는 중국 신인왕전에서 3년 연속 우승할 정도로 중국 바둑계의 미래스타로 손꼽히는 기대주.
16강에서 이세돌, 8강에서 탄샤오(檀嘯) 등 대국당시 한국과 중국 랭킹 1위를 연파하며 4강에 올라 이 대회 최대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제7회 응씨배 준결승 3번기는 23일, 25일, 26일 대국이 예정되어 있다. 한국시각 10시 반부터 사이버오로에서 생중계하며 이창호와 박정환의 준결승 1국은 프로기사 한종진 8단의 해설로 감상할 수 있다. 2국은 허영호 9단, 3국은 목진석 9단이 대국실해설한다.
시합규칙은 응씨룰을 적용한다. 대국자는 돌을 가려 맞추는 자가 흑백 결정의 권리를 가진다. 덤은 8집이며 무승부시에는 흑승으로 결정한다. 시간은 3시간 30분에 시간초과시 35분당 2집을 공제한다.(매 판 총 3회 사용가능)
응씨배는 타이페이와 <상하이 응창기 바둑교육기금회>가 주최 및 후원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지급한다. 시합일정은 시합개최지의 바둑조직(중국기원,일본기원, 한국기원, 타이페이 기원)이 책임지고 주관하도록 되어있다. 준결승부터의 상금은 4강전 패자에게 2만 5천달러(미화), 준우승 10만 달러, 우승 40만 달러가 주어진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 '신선의 산'을 넘어라!
한편 23일 오전에는 쓰촨성(四川省) 두장옌(都江堰)에서 대국이 열리는 것을 기념해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주최 측은 두장옌에서 벌어지는 응씨배 준결승을 '선산(仙山)대국'이라 이름지었다. '신선의 산'이란 칭청산(青城山)으로 중국에서 도교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무협지를 많이 접한 분이라면 '청성파' 도관이 자리한 곳이라면 더 감이 올 것이다.
또 칭청산은 팬더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오전 환영행사에서 대회관계자는 "팬더곰의 흑백무늬와 바둑돌의 흑백이 서로 상통한다."며 바둑돌이 덧붙여진 귀여운 팬더동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오전에 벌어진 환영식에 준결승 대국자 이창호, 박정환, 씨에허, 판팅위는 나오지 않았다. 정동식 단장이 한국선수단을 대표했고, 중국관계자로는 잉밍하오 회장, 류스밍 중국기원 원장과 프로기사 녜웨이핑 9단, 창하오 9단 등이 참석했다.
오후 점심을 마친 박정환 9단은 "어제 늦게 도착했는데 잠을 많이 자서 그리 피곤하진 않다. 청두는 처음이지만, 중국리그와 국제시합으로 중국에 자주 왔기 때문에 음식이나 잠자리는 적응이 잘 돼 있다. 이창호 사범님은 어릴 적 바둑을 배울 때부터 존경해왔던 기사로 이번에 3번기를 둘 수 있어 영광이다.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는 임전소감을 밝혔다.
이창호 9단은 미리 도착해있던 동생 이영호 씨와 아침, 점심식사를 따로했다. 22일 주최 측이 마련하는 저녁만찬 후에도 별다른 일정 없이 호텔방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제7회 응씨배 준결승전 상세일정(한국시간)
9/23 - 10:30 ~ 준결승 1회전 대국개시 (점심 13:30~14:30)
9/25 - 10:30 ~ 준결승 2회전 대국개시 (점심 13:30~14:30)
9/26 - 10:30 ~ 준결승 3회전 대국개시 (점심 13:30~14:30)
※대국장 : 칭청국제호텔 2층 특별대국실
▲ 준결승 3번기가 벌어지는 쓰촨성 '청두' - 지도 출처 네이버검색
▲21일 밤 12시, 선수단이 청두솽류국제공항(成都双流国际机场)에 도착했다. 차량으로 이동중인 이창호 9단
▲ 공항에서 1시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해 도착한 숙소. 청성국제호텔 로비
▲ 박정환 9단이 다음 날 일정을 듣고 있다
▲ 이창호 9단과 정동식 단장
▲ 밤에 바라본 호텔 본관. 주변에 여러 채의 별관과 정원이 있는 아름다운 호텔이다
▲ 23일 오전 기념행사가 진행된 칭청산 입구.
▲ 중국에서는 공원마다 볼 수 있은 장면이다.
▲ 축사 중인 잉밍하오 회장
▲ 12년 전 이창호의 결승상대였던 창하오 9단도 기념식에 참석했다
▲ 핸드프린팅 행사
▲ 바둑팬더의 '화룡점정'
▲ 기념대국 행사의 개시를 알리는 종소리
▲ 인산인해를 이룬 지도다면기
▲ 녜웨이핑 9단의 주변은 한 치 발디딜 곳이 없었다.
▲ 지도다면기 현장 옆에서는 금을 울리는 여인
▲ 만약의 불상사를 위해 현장에는 20 여명이 넘는 공안(경찰)이 배치되었다. 행사장 주변을 순시 중인 여경들의 모습
▲ 바둑삼매경에 빠진 청소년 대국자
▲ 바둑돌 팬더
▲ 뉴욕에서 왔다는 외국 취재진
▲ 두장옌의 바둑 소년들이 모두 칭청산 앞에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