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있는 단감 장아찌를 오늘 처음
꺼내 맛보고는 코끝이 찡한다. 어릴적 우리집, 정확히
말해서는 할머니 집은 옛날 원님이 사시든 동헌이었지만
우리 증조부가 사서 어른들이 사시든 집이다. 동헌이었던
집이라 보통 사람들이 살든 집과는 달라서 약간은 성같은
기분이 드는 높은 담과 여러채의 건물이 있었다. 손님들을
위한 동채와 남자 어른들만을 위한 사랑채와 여자들이
기거하는 안채와 일꾼들이 기거하는 행낭채와 여러마리의
소들을 키웠든 마굿간과 웬만한 건물 하나만한 곳간이
있었다. 그 집에는 유난히 감나무가 많아서 집안에만
감나무가 26그루가 있었다. 내가 감을 유난히 좋아해서
감나무를 세어두었고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 엄마와 아버지와
우리 형제들이 사는 집은 양옥으로 지어서 따로 있지만 엄마와
약간의 문제가 있는 나는 주로 할머니 집에서 살았다. 그곳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집에서 보다는 시중을 잘 받을 수
있어서 잔꾀를 부렸든것 같다. 안채에 있는 우물은 여자들이
살림할 때 사용하지만 사랑채에 있는 우물은 깊고 물이 차가워서
옛날엔 냉장고처럼 사용했고 나는 감이 홍시가 되면 잔뜩 따서
통에 담아서 사랑채 우물에 내려두었다가 꺼내먹곤 했었다.
그때 할머니가 아버지를 위해서 단감 장아찌를 담으셨는데
아버지와 단짝인 나는 다른 형제들 보다는 단감 장아찌를 많이
먹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는 어른이 되고 단감 장아찌를 할줄
몰라서 한동안 잊고 살았지만 올해는 감 농사가 풍년이라
값이 말도 안되게 쌌다. 잔뜩 사와서 단감 장아찌 담그는
법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그대로 했드니 어릴적만큼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어릴적 추억에 돌아가볼 수도
있었고 요즘 입맛을 잃어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며칠은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것 같다.
살아있는 사람이 가장 힘든 일은 할 일이 없는것이라고 한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극성스럽고 불평쟁이
같지만 사실은 살아있다는걸 느끼고 싶어서 자꾸 일을 만들고
극성을 떨게 된다. 또 화단에 심어져 있는 배추 한포기를 뽑아서
배추 겉절이도 했다. 김치를 잘 먹지 않아서 작년에 이웃에서
준 김치 한통이 제법 많이 남아서 결국은 만두를 했었다.
그래도 겉조리는 조금 먹는편이라 단감 장아찌와 배추 겉조리에
행복한 하루다. 참 소박한 행복이다. 이게 늙은 내 현주소인것
같다.
첫댓글 요즘 살림살이 하시느라고 디엄디엄 보이시남요????
단감 장아치를 담걸때 물 보담 사이다로 하시면 끓일필요 엄심더
사이다에 식초와 설탕 을 넣고 소금은 각자의 식성에 맞게 간을 하면 되며
물대신 사이다를 쓰시면 처음부터 끓이지 않고 다 먹을때 까지 반복 끓이지 않아도 변하질 않심더.
다음에 무슨 장아치던지 담거시려면 물대신 사이다를 함번 써 보시이소~~~~
이번에 담근 장아찌는 고추장 장아찌였어요. 내가 자주 담구는 오이 장아찌는 사이다를 써봐야겠습니다. 물을 끓이지 않으면
너무 편하죠.
고추장 장아치는 그냥 감을 고추장에 박아놓으면 되미껴????
단감 고추장 장아치는 처음 들어봤심더.?????
아하 ^^ 단감짱아찌 그런것도 있어요 저는 처음 들어봐요
맛이 어떨까 매우 궁금합니다 ^^
달달한 단감을 고추장과 올리고당을 섞어서 담그면 별미로 칠 수 있답니다. 고급 한식집에서만 취급하죠.
오~ 단감도 장아찌를 담는군요?
처음알았습니다 올해 감이 싸다고는 하지만 싸먹는 사람은 예전이나 똑같아요?
끄님없이 도전하시고 노력 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단감이 아주 싸요. 한개에 100원 조금 넘게 주었어요. 모든게 옛날만큼 맛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별미로 먹을만해요.
치자향님은 은근히 제주가 많은 분이세요.
단감 장아치는 처음 들어 보는데요.
저도 한번 담거봐야 겠네요
한번 담궈보세요. 맛이 꽤 괜찮아요.
단감 장아찌도 있나요...???
처음 들어본 단어입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정말 무궁무진하네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감인데...
고등학교시절..하교해서 시장할 때..
감나무에 홍시를 따 먹던시절이 생각납니다
쬐끔 잘 살았든 우리 할머니가 까다로운 큰아들인 우리 아버지 비위 맞추노라고 담아주셨어요. 하지만 옛날만큼 맛있지는 않아요.
단감도 옛날 맛이 아니고 내 입도 요사스럽게 변해서 맛있는것에 감사할줄 모르는것 같아요.
네 행복하지요
내가 좋아하는 무엇가를 만들고
또 그것을 먹을때
행복이란 아주 사소한
내생활에서부터 우러나오는것을요
그런 기쁨을 아시는님은
아주 고운 모습일것을 ㅎ
이제는 별 수 없이 아주 작은것에서 행복을 찾는수 밖에 없네요. 그렇게해서라도 행복하려고 노력합니다.
좀 더 근사한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신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기겠지하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부지런 하시고 열심히 사시는 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건강하게 열심히 글올리고 사실줄 믿습니다.
열심히 사려고 노력은 하는데 별로 신나는 일은 없네요. 어쩔수 없죠. 한사람의 글이 너무
반복되는것도 좀 안좋아 보여서 자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지런하시고 천상 여자시네요
글잘 쓰시고 음식 잘하시고 예쁘시고 ㅎㅎ
부러워요
천상 여자라는 말씀은 저를 몰라서 하는 말씀이시고 완전히 선머슴아 같은 사람이었어요. 운동 선수였거든요.
이쁘다는 말씀은 제가 농담삼아 자주 올려서 착각하시는겁니다. 이제는 그냥 할머니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