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오늘부터 저랑 같이 머리감고 목욕하기로 하셨죠?"
"응"
"지난번에 산 목욕용품 모두 챙겨서 욕실에 들어가세요."
"나, 많네."
샤워기를 직원이 잡아주자 머리는 깨끗하게 잘 감는다.
다음으로 이옥자 씨의 각질 제거를 위해 각질 제거 장갑을 한짝은 직원이, 한짝은 이옥자 씨가 끼고 몸을 문질러 본다.
다행히 때타올처럼 아프지 않아 낮선 목욕용품을 잘 사용한다.
샤워볼을 이용하여 바디워시로 몸을 씻는 것은 혼자서 잘하신다.
마무리로 직원이 각질제거기를 이용하여 발바닥을 문지르는 것을 거든다.
"아, 간지러."
"시원하다!"
"시원하시죠? 이모 발 보셨죠? 깨끗해 질 때까지 저랑 같이 매일 목욕하셔야 해요."
"응, 그럼 선생님 쉬는날에는 나 혼자 한다!"
"네, 그렇게 하세요"
목욕을 마치고 이번에는 바디로션을 손에 덜어드린다.
"이모, 몸에 잘 바르셔야 해요."
"미끄러워서 싫어"
싫다면서 직원의 눈치를 살피며 바르신다.
일그러진 표정의 이옥자 씨가 직원을 보며 말한다.
"목욕하기 귀찮아, 싫어"
직원이 스킨을 손바닥에 덜어드리자 방바닥에 뿌려버린다.
당황한 직원이 한숨을 돌리고 이옥자 씨에게 말한다.
"이모, 오늘 교회가지 말아요. 선생님들 만나기 창피해요."
"..."
직원이 자리를 피하고 한참을 서로 말없이 있다.
한참 후에 이옥자 씨가 직원에게 다가와 말한다.
"미안해. 귀찮아서 그랬어."
"이모가 깨끗하게 하시고 교회선생님들 만나러 가셔야죠."
"내일부터는 안 그럴께. 목욕해줘서 고마워."
"그럼, 내일은 더 잘 부탁드릴께요."
이옥자 씨와의 예견했던 일이었다.
그래도 아프다 하지 않고 시원하다 표현해 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이옥자 씨가 깨끗해지니 직원이 목욕한 것 보다 더 기분이 상쾌했다.
여름이 일찍 찾아왔다.
반바지 입는 것을 좋아하는 이옥자 씨가 매끈한 다리로 외출하시길 기대한다.
이옥자 씨가 본인의 일로 여기고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어려운 부분은 직원이 거들며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잘 살펴야겠다.
2024년 5월 19일 일요일, 임은정
이옥자 씨의 목욕이 당사자의 일로서 더욱 자연스럽기 바랍니다. 구자민
시원하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혼자 하신다는 말씀이 감사하고요.
잘 돕는 일은 당사자가 잘 감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만큼 하시게 거들면 좋겠습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