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다가 글을 씁니다. 언시준비 하는 동안 제 생활에 큰 격려가 되어주셨던 아랑 식구들께
나름의 보고(?)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제 결정에 한 번 더 쐐기를 박기 위해서기도 합니다.
이런 글을 쓰게 될 날을, 언시 준비를 하는 가운데서도 사실 여러번 떠올려봤습니다. 참 자신감을 많이 잃어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드라마PD를 지망하면서 언론고시를 준비했습니다. 사람의 삶과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었고, 방송일을 하고 싶어
온 집안을 뒤집어놓고 이 일에 뛰어들고자 했었습니다. 사실 처음에 방송작가(구성작가, 드라마작가)를 먼저 생각했었지만
프리랜서라는 일의 특성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불안하고, 자리잡기까지 대접도 못받고.. 그래서 적어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는 PD를 욕심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뭐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너무 어렵고 지치더군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 모습이 좋기도 했지만, 성취하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 포기할 수도 없었던 그 시간이
너무 힘겨웠습니다. 자존감은 바닥을 쳐 가고 있었고.. 그냥 일반 기업 취업하면 쉬울 일을.. 하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이 극과 극을 오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더 분명한 윤곽을 찾게 되었습니다.
글 쓰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꼈고,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찾고 만들어내는 것에 큰 만족감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저에게는 지난 1년간의 언시준비 시간이 참 귀하고 소중합니다.
방송작가로 전향했기에 분명 제 꿈에는 한 발짝 더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사람들에게는
결과적으로 제가 포기했거나 타협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제 결정에 대해 자존감을 가지려합니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모든 상황이 해결되어 아카데미에 다니며 공부하고 있지만,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고(언시준비 통보때보다 더),
무엇보다도 스스로 너무 너무 두려워서 괴로웠습니다. 달콤한 타협점도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그런 모든 과정을 겪으며 제 그릇을 확인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겁이 많이 납니다. 주변 친구들이 대기업의 높은 연봉과 프라이드로 어깨펴고 마주앉으면 착잡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달에 60~80 받으면서, 소속도 없고, 자리잡기까지는 대우도 못받고 고생만 할텐데..
무엇보다도, 주변사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내 생각에 내가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전히 갑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을 견뎌내면 그간의 서러움은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 나만의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야할텐데요..^^ 제가 저한테 지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겠습니다.
제 근본적인 목표는 드라마 극본과 소설을 쓰는 것이지만, 이것은 아주 오랜 시간과 그로 인한 연륜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전에 제가 사랑하는 방송일을 하면서 멀리보며 차근차근 준비해보려 합니다.
같이 언론고시를 준비했던 한 동생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몇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제가 1년간 겪었던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와닿더군요. 아직 꿈을 접지 않은 그 아이를 격려하면서도 얼마나 힘들까 싶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감히 한 말씀 드리고 글을 맺으려 합니다.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 매달리며 열정을 쏟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것에 자신이 휘둘리며 고통받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머릿속으로 나름대로 정해놓은 행복을 위해, 귀한 삶 가운데 적지 않은 시간동안 스스로를 사랑하는데 소홀히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봅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열정을 가지신 여러분들, 힘내시라는 겁니다.
꼭 방송국에서 뵈었으면 합니다. 행복하세요~ 행복합시다♡
첫댓글 언젠가 좋은 드라마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화이팅 ^^
격려 감사합니다. 화이팅 ^^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것 ...정말 축복이죠^^ 분명히 훌륭한 방송작가 되실꺼예요. 제가 응원해 드릴께요^^
이렇게 기운 나는 말씀을 해주시다니.. 산타너구리님도 하고싶은 일 하시면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님의 결정을 지지하고, 앞날을 응원할게요. 덩달아 힘이 나는 글이네요.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 휘둘리며 고통받지말자.. 특히 공감합니다.^^ 행복합시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저와 정말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셨군요. 저는 지금도 고민중이랍니다. 자신이 원하는걸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글쓴님은 정말 행복하신것 같네요. !! 화이팅이요~~ ^^
젊은 날에 앞날에 대한 고민만큼 갑갑한 것이 있을까요.. 힘내세요, 꼭 원하는 답 찾으실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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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언시준비, 취업준비하면서 심신을 축냈었답니다.. 방황하시는 동안 정말 힘드셨겠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겪어내면 꼭 기운 나는 상황이 오더라는..^^ 힘내세요.
저 여자 맞습니다. 우리 지금 만나~♬ㅋㅋㅋ 행복하세요^^
자기합리화가 아니라 진정 그렇게 느끼시고 다시 시작하시는 거라면 화이팅하시고 행운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기합리화가 아니었던 게 되도록 열심히 해야겠네요^^
좋은 글을 쓰셨던 님의 능력엔 드라마작가의 길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님이 올렸던 ' 방 ' 이란 글 눈여겨봤었어용~
좋은 글을 쓰는 만큼 무얼해도 성공하시리라 믿어용~
그걸 기억해주시다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ㅠ 정말 감사합니다^^
멋있습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님도 화이팅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힘든 결정이었을텐데 용기있는 분이시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 작은 그릇이 보였었는걸요..ㅠ 위로 감사드립니다 흑흑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을 외치다가님도 힘내시구요^^
언니~ 언제나 똑 부러지게 판단하고, 툭툭 털어 열심히 새 시작(?)을 하시는 모습! 멋져요!!+_= 그 용기와 추진력을 정말 닮고싶어요~! 힘내세요+_+
앗~ 너야?ㅎㅎ 고마워.. 용기와 추진력이라는 말은 부끄럽구나^^; 너한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항상 화이팅이야♡
얼마나 결정하시기 힘드셨을지 글에서도 느껴져요. 절절히..
짧게는 수년 후, 길게는 10년 후에 방송에서 못 데려와서 안달인 방송작가가 되있기를 바랄게요! 멋지고 부러워요- 저는 아직 언시 바닥에 있는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_^ 귿럭!
아.. 그런 꿈같은 말씀을ㅠㅠ 감사합니다. 신타님도 힘내셔서 꼭 좋은 열매 얻으시길 바랄게요^^
어디에서 무얼 하시든, 행복을 잘 느껴가시며 성장하시리라 믿습니다.
많이 배우시고 성취하시길.^^
정말 감사합니다.. 푸른나무님도 행복하세요^^
새로운 도전! 응원할께요.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쨔쨔님도 항상 행복하세요 :)
님~! 진짜 멋지시네요~!
끝까지 버텨내야 정말 멋있어질텐데 말이죠~^^ 격려 감사드립니다 :)
저랑 같이 일했던 언니랑 비슷하세요. 제가 아는 언니처럼 님도 좋은 작가가 될것이라 믿습니다. 메인 작가한테 치이고 낮은 페이 때문에 부업도 해야 하는 실상이지만 목표를 이루려는 의지만큼은 누구못지 않죠. 큰기업에 다닐 능력이 있어도 자기 만족도가 최고니까요. 화이팅이에요!
네.. 저도 그 만족감을 위해 선택한 길인데, 잘 버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격려 정말 감사드려요~ 풀빵님도 화이팅입니다! :)
훌륭하십니다. 힘내세요!;)
아이공..ㅠㅠ 감사합니다!! 화이팅!!
드라마나 극을 통해 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힘내시고요 파이팅!
아.. 정말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후-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하고 싶은 일을 찾으셨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부러우면서도 좋아보입니다. 저도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좋은 글에 힘 잔뜩 얻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부족한 글에 힘을 얻으셨다니 기쁩니다. 하고 싶은 일 찾기 전의 마음이 어떤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꼭 원하시는 바 찾으실 겁니다. 기대 놓지 마세요- 힘내세요^^
분명히 기회가 올겁니다! 님만이 쓰실 수 있는 정말 쿨~하고 시크하고 사람냄새 가득한 스토리텔링 기대합니다!!! 저 역시 자존감에 상처 많이 받아본 1인으로서 님의 말에 무척이나 공감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타협하는 세상도 그런대로 살아볼만하지만, 님의 결정에 진심으로 박수쳐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글, 용기있는 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 부족한 글에 힘을 얻으셨다는 분들, 격려해주시는 분들께 사기치는 일이 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해야겠습니다ㅎ
닉네임이 뭉클합니다. 좋은 글 쓰려면 제 가슴이 울어야 할텐데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리구요, 행복하세요^^
누구인지 알겠는걸? ㅎ^^ 이제 구성작가로 화려하게 비상할 너의 앞날을 기대해볼게..^^ 파이팅!!
앗, 누구실까.. 추측가능하게 말씀을 해주셔야 ㅋㅋ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