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살다 보니까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미국인들도 많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친구한테 놀러갔더니 타이푸드 잘하는 집이 있다고 먹으러 가자고 한다. ‘Diho Siam’이라는 타이 레스토랑인데 백인 들만이 사는 동네의 쇼핑 몰에 있었다.
타이 그린 커리도 시키고 중국 음식도 몇가지 시켜서 나누어 먹었다. 음식은 그럭저럭 먹을 만 한데 희안하게도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서빙을 보는 아저씨가 얼마나 자주 테이블을 왔다갔다 하는지 신경이 많이 간다. 식당에 밥을 먹는 손님이 우리 밖에 없기는 하지만 서서 우리 테이블을 보고 있다가 1분 간격으로 나타나서 필요한 것 없냐고 물어보니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수저를 놓자 마자 계산서를 가져오고 또 노려 보고 서있으니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계산을 마치고 나왔다. 식당 분위기도 괜찮고 타이 음식을 좋아해서 그런지 음식 맛도 괜찮은데 점심 시간에 왜 손님이 없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옆에 있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인들은 똠양꿍이나 미고렝보다는 이렇게 간단한 치킨 볶음을 선호한다. 향긋한 오렌지 향이 닭고기와 어울려 환상의 맛을 낸다.
치킨 텐더 Chicken Tender …… 1파운드
치킨 브로스 Chicken Broth …… 반컵
청경채 Bok Choy …… 2컵
올리브오일 Olive Oil …… 2큰술
생강 Ginger …… 1큰술
오렌지 제스트 Orange Zest …… 1작은술
꿀 Honey …… 2작은술
깨 Sesame Seed …… 1작은술
소금과 후추 Salt & Pepper …… 필요량
만들기
1_생강은 깨끗이 씻어 다져 놓는다. 2_청경채는 깨끗이 씻어 다듬은 다음 뜨거운 데쳐 놓는다.
3_달구어진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분량의 생강을 넣고 볶는다.
4_어느 정도 볶아 졌다 싶으면 오렌지 제스트를 넣고 향이 나도록 볶아 준다.
5_먹기 좋게 잘라 놓은 치킨 텐더를 넣고 볶다가 준비해 놓은 치킨 브로스를 넣고 다시 볶아준다.
6_볶아 놓은 치킨 텐더에 분량의 꿀을 넣고 2분 정도 졸인다.
7_데쳐 놓은 청경채와 깨를 넣고 볶은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고 완성한다.
완성된 치킨 볶음을 우묵한 그릇에 담고 위에 다시 오렌지 제스트를 조금 얹어 데코레이션 한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쉽게 만들어 한 그릇을 만들어 맛을 보니 환상적이다. 이렇게 상큼하고 맛있는 것을 어떻게 혼자 먹으랴 싶어서 다시 후다닥 한 냄비를 볶았다. 근처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하니 아직 점심 전이란다. 커다란 프라스틱 도시락에 타이 오렌지 치킨을 담고 하나에는 밥을 가득 담고 김치 조금 싸들고는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에 백인도 근무를 같이 하는데 같이 앉아서 도시락을 까먹었는데 맛을 보더니 엄지 손가락을 쳐든다. 뭐 맛있다는 이야기 겠지. 그 분께서는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왜냐 하면 입안 가득 치킨을 넣었기 때문인데 이 분이 입이 터지도록 먹는 것을 봐서는 미국인도 좋아하는 음식이 틀림 없다. 아니면 공짜를 좋아하는 미국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