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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centipede)
절지동물문 다지아문 순각강(지네강)에 속하는 절지동물. 노래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르다.
몸통은 등배쪽으로 다소 편평하고 최대 177개에 이르는 체절을 가지고 있다. 다리는 15쌍이 기본이며 많은 건 177쌍(354개)까지 되는 경우도 있다. 영어로는 centipede라고 하는데 이는 다리가 100개인 동물이란 뜻이다. 그러나 진짜로 다리가 딱 100개인 지네는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고 한다. 종에 따라 다리 개수가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인 Scolopendra 속의 지네들은 20~22쌍 정도이다. 다릿심이 꽤 되기 때문인지 움직일 때 절지동물 치고는 꽤 큰 소리가 난다. 몸통 체절은 머리 뒤쪽에 있는 1개와 꼬리 부분의 마지막 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각 체절마다 1쌍의 부속지를 가진다. 첫 번째 몸통 체절에 나 있는 다리는 독침을 가진 턱다리로 변형되어 먹잇감을 죽일 때 사용한다. 또 턱다리 안쪽으로는 작은 턱 2쌍이 숨겨져 있다.
딱딱해 보이는 등갑을 보고 흔히 방어력이 높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직접 만져보면(?) 의외로 말랑말랑하다.(약재로 파는 말린 지네는 단단하다) 그리고 뭔가 반질반질해보여서 으레 다른 곤충들처럼 방수막이 있을 것 같지만 지네는 방수막이 거의 없어서 물에 상당히 취약하고 껍질 쪽에 숨구멍이 있어서 이 숨구멍들이 막히면 거의 바로 혼수상태에 빠져버릴 정도로 물에 대해 저항력이 상당히 안 좋은 동물이고 동시에 탈수도 굉장히 쉽게 되는 보기보다 환경에 민감한 생물이다. 한국에 서식하는 왕지네의 경우 방어력이 높은 게 아니라 그냥 지네 종 자체가 생명력이 좋아서 잘 안 죽는다.
지네의 머리에는 1쌍의 눈이 있고, 각 눈은 홑눈으로 구성된다. 호흡은 기관계에서 일어나게 되며, 기관계는 각각의 몸통 체절마다 1쌍의 기문을 가지고 있다. 자웅이체이고 모든 종은 알을 낳는 난생이다. 유충의 외형은 성충과 비슷하다.
종종 사람이 사는 집 안에 무단 침입하는 경우가 있어 인상은 별로 좋지 못하다. 그 외에는 그리마와 마찬가지로 대나무 숲에서 많이 산다. 대나무 숲이 부근에 있는 시골집에선 집 안으로 기어 들어오는 건 애교고 천장에서 떨어진다!
수명은 절지동물들 중에선 긴 편으로 보통 곤충을 포함한 절지동물의 평균 수명이 길어야 2-3년이고 어떤 종은 1년도 못 가는데 지네류 중 장수종은 10년 내외까지 산다 하니 햄스터 같은 설치류보다도 훨씬 오래 사는 셈이다. 하지만 10년 이상 사는 것은 일부 야생종 이야기고 보통은 한 5년 이상 살면 장수하는 편이기는 하다.
수십 쌍의 다리 때문에 혐오스럽게 보일 수 있는데다 독이 있어 물리면 따끔하며 쓰라린데, 치명적이진 않지만 대단히 아프다. 단시간에 날카로운 고통이 쩌릿하게 오며 순간 가전용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해와는 달리 이 독을 주입하는 기관은 뱀 같은 독니가 아니라 독다리 또는 독발톱이라고 해야 한다. 지네의 머리쪽을 보면 맨 앞다리가 발톱의 형태로 한쌍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소위 말하는 이 독발톱으로 적이나 먹이를 찔러 공격한다. 통증은 10분 이상 지속되는데, 심할 때는 몇시간이 동안 얼얼한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 묽은 암모니아수를 바르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며, 비누도 알칼리성이라 그럭저럭 효과가 있다. 만약 환부를 문지르면 진짜 헬게이트가 열리니 그러지 말자. 고령자 혹은 간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지네에게 물렸을 경우, 현기증이 수반될 수 있다. 과민성 쇼크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도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각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한다.
집에 지네가 자주 출몰해서 골치라면 닭을 한두마리 키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닭은 뜰에 돌아다니는 지네를 잡아먹기도 하고, 집안에 지네가 출현했을 경우 닭을 데려오면 곧 발견하고는 해치워버린다. 병아리들도 잘 먹는다. 닭과 지네는 전승되는 속설에서도 서로 상극이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 닭과의 연관성이 현시대까지도 제법 영향을 끼치는지, 닭뼈를 항아리에 담아 묻으면 잡힌다라는 속설이 있다. 방송국에서 실험한 바에 따르면 닭뼈를 넣으나 안넣으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지네를 채집하고 싶다면 항아리 같은 걸 놓는 것보단 산중에 습해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돌이나 낙엽 속을 들춰보자. (항아리나 병을 쓰는 게 잡기 쉽다) 실례를 보태자면 방 구석에 출몰한 지네를 잡겠다고 말랑한 파리채로 때려봤자(...) 잘 죽지 않고, 좀 덩치가 크다 싶은 녀석은 몇 번 두들겨 패도 유유히 도망가기 일쑤. 밟혔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스피드로 도망가기도 한다. 지네가 환형 생물체는 아니니 절단해버리면 죽기는 하지만, 신경이 바로 죽질 않아서 불가사리마냥 잘린 부분이 꿈틀꿈틀 돌아다닌다. 때문에 빨리 처리하고 싶다면 뜨거운 물로 익사시키는 게 가장 좋은 선택. 휴지 등으로 집거나 몰아서 집 밖으로 방생하는 것도 좋다.
길쭉한 몸뚱이 덕분에 느릴 것 같지만 실제론 굉장히 빠르고 민첩하다. 강력한 독과 이런 민첩함 덕분에 키가 1cm 안팎인 납작한 생물체 가운데서는 가히 압도적인 전투력을 발휘한다. 절지동물 중에서는 높은 편이나, 덩치 차이가 심한 싸움이나, 떡장(...)을 두른 대형 습계 전갈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대형 전갈 자체가 없어서 대부분의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 역할을 한다.
지네는 거미처럼 익충이라 부를 수 있다. 특히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지네는 철저히 육식동물이고 그 먹이사슬이 벌레들 축에서는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해서 지네의 서식지인 땅속 뿌리를 먹는 애벌레 등 여러 해충들을 처리해주는데 탁월한 효과를 가졌으면서 그들이 먹는 풀떼기에는 눈길도 안 주는 벌레다. 물론 생겨먹은 게 흉악하고 공격성도 강하고 독마저 있다보니 마냥 익충이라고만 보기도 어렵기는 하다. 당장 말벌들도 양봉업자들을 제외하면 해충을 잡아먹지만 익충이라 부르기는 어렵듯이 말이다. 장수말벌 제외
한자어로 오공(蜈蚣), 또는 토충(土蟲), 백족(百足)이라 하며 한약재로도 쓰인다. 실제로 경동시장이나 대구 약령시 같은 한약재 시장이나 한의원에서 말린 지네, 즉 오공(건오공이라 부르기도 한다.)을 묶어 놓거나 통에 담아 놓고 판다. 중국이나 한국 일부에서는 식용으로 쓰기도 하며, 술을 담글 때 함께 넣는 경우도 있다. 식재로는 닭과 상성에 있다고 하며, 지네를 먹여 키운 닭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백숙을 요리할 때 말린 지네를 닭과 함께 넣어 끓이기도 한다. 지네로부터 지네기름을 짜내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지네는 열대의 크고 아름다운 지네가 아닌 겨울철 동면에 적응하기 위해 크기가 작아지는 쪽으로 진화한 종들이다. 또한 왕지네의 경우 다른 지네들에 비해 사회성이 있어 마주친다해서 무조건 서로 물어뜯거나 하지 않는다. 아마 동면과정에서 개체 간 불필요한 충돌을 피한 결과라 추측된다.
• 땅지네류(Geophilomorpha)
주로 바위나, 썩은 나무, 부드러운 흙 등에서 발견된다. 몸길이는 7~9cm 정도며 몸길이에 반해 약 2~3mm의 얇은 두께의 몸통을 가지고있다. 분홍색과 연주황색의 개체가 존재한다.
• 돌지네류(Lithobiomorpha)
주로 바위나 산 주위의 민가 주변에서 발견된다. 몸길이는 약4cm 정도다. 몸의 마디수가 타 지네과에 비해 현저히 적어보이며 적갈색, 갈색의 개체가 발견된다.
• 장수지네(Otostigmus polytus) = 청지네(가칭)
산이나 하천의 바위, 구조물 혹은 낙옆층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되지만 개체수가 드물다.(가끔 해안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 몸길이 약 7cm 정도로 다리가 파란색인 게 특징이다.
• 홍지네(Octocryptos sexpinosus)
산의 바위, 구조물, 낙옆층 등의 환경에서 자주 보이며. 크기도 약 7cm 정도(장수지네와 겹치는 면이 많다) 외형은 왕지네와 비슷하나 질감이 좀 더 매끈해 보이며 짙은 녹색 혹은 이름처럼 적색을 띠는 개체도 있다.
• 일본왕지네(Scolopendra subspinipes japonica)
유전적으로 일본 원종인 개체로 국내에선 동, 남에 가까운 섬, 도서지방, 해안에 밀접한 바위나 구조물에서 보이며,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지네종으로 알려진 바로 약 11cm 정도 큰다고 하며 국내에선 보기 힘든 종이다. 외형적인 특징은 다리마디 끝이 푸르며 몸통의 색이 짙은 갈, 남색을 띤다.(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의 개체가 있다.) 유생 때는 몸 전체가 푸르며 점차 색이 변하고 진해진다.
• 왕지네(Scolopendra subspinipes mutilans)
한국에서 가장 큰지네로 야산뿐만 아닌 주변 민가에 들어와 살기도 한다. 바위나,구조물, 겨울엔 썩어가는 나무에서 동면을 하는게 발견되고 몸길이는 약 13~15cm 정도까지 자란다 (간혹 이보다 큰 개체가 발견되기도 한다)
몸의 색은 짙은 남색으로 붉은색과 노란색의 간격으로 주황색이나 어중간한 색의 다리를 가진 ㅛ개체들이 발견되고 대체로 붉은색에 가까운 개체들은 노란색의 개체보다 몸의 두께가 두꺼운 경우를 보인다.
5. 사육
거미와 마찬가지로, 의외로 애완동물로서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다. 비주얼이 좀 좋지 않은 만큼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애완동물 중 하나.
지네는 변온동물이자 절지동물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주로 기르는 조류나 포유류 같은 동물들과 사육방법이 많이 다르다. 지네는 변온동물이라 에너지 소비가 적기 때문에 먹이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으며 활동량이 포유류나 조류에 비해 풍부하지도 않다. 따라서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사육이 가능하며 배설물량도 극히 적다. 먹이가 적으니 성장도 느린데, 왕지네류가 알에서 부화해 성적으로 성숙하기까지는 최소 3년 정도가 소요된다. 몇개월 만에 불어나는 토끼나 햄스터보다 오래 걸리는것이다. 다만 성장이 늦는 만큼 수명이 길어 오래 기를수 있으며 부족한 에너지를 외부 환경에서 얻으므로 좋은 사육환경을 꾸며주는 것이 지네 사육의 키포인트다.
지네는 변온동물이므로 항상 원산지의 기후를 맞쳐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기후가 살짝 달라진다고 해서 병이 들거나 하지 않지만 지네는 곧바로 병들거나 죽는다. 따라서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며 나머지 사육요소들도 이를 도와주기 위한 요소인 경우가 많다.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서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절지동물 중에서는 흔하지 않은 '새끼를 돌보는 습성'이 있어 거미와 함께 모성애가 매우 깊은 동물로 여겨진다. 알을 낳은 후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몇 달간 꼼짝 않고 알을 감싸며 보살핀다.
애완용의 경우 거의 왕지네과를 사육, 땅지네나 돌지네과는 너무 작거나 그다지 매력이 없어 대부분 기르지 않는다. 국내에서 입수 가능한 종류는 현재 절지류 수입 금지로 인해 일부에 국한되어있다. 가장 입수하기 쉬운 것은 아무래도 국산 왕지네다.
대부분은 육식을 하지만, 의외로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잡식 동물이기 때문에 과일 따위를 주면 먹는다. 중국의 왕지네 농장에서는 호두 같은 견과류도 먹인다고 하지만 대개 즙이 많은 고기나 체액, 과육을 즐겨 먹는다. 사육 시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쌍별귀뚜라미나 밀웜 등을 주로 먹이면된다. 야생의 지네는 어렸을 땐 대개 작은 곤충 따위만 먹지만 점점 커가면서 소형 양서 파충류, 설치류, 패각류, 지네, 대형 거미, 절지동물에 이어 박쥐까지 사냥한다. 특히 남아메리카의 몇몇 지네들은 동굴에 들어가 천장에 붙어있는 박쥐무리를 공격하는 게 종종 목격된다. 하지만 순수한 프레데터는 아니라서 기회가 될 때마다 시체나 떨어진 과일도 섭취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종들이 매우 공격적이어서 거미나 전갈처럼 손으로 만지는건 어렵다고 한다. 설령 성공하더라도, 짜증나면 아무 때나 물어 재끼니 손을 안 쓸 예정이 아니라면 하지 말자. 물론, 장수지네같이 독니가 약해 사람 살을 뚫지 못해 타격이 없는 지네라도 사람 체온의 열기를 버티기 힘들다. 아무리 독성이 약한 종도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겐 매우 치명적일 수 있으니, 절대 하지 말자. 그리고 제대로 물리면 많이 아프다. 어린 아이들이 외국 대형종에게 잘못 물리면 사망할 수도 있다.
비슷하게 다리가 많은 노래기를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도 좀 있다. 유럽, 미국 등지에선 그리마를 집지네(House centipede)라고 부르며 지네와 같은 방식으로 사육하고, 우리나라도 매우 드물지만 나름의 매력에(?) 사육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생김새로 인한 해충/혐오 인식이 강해서... 참고로 그리마는 지나갈 때 간지러운 느낌인데, 지네는 다리 하나하나마다 발톱 같은 게 있어서 피부에 두 줄로 :::::::::: 이런 점선을 만들어 놓는다 대단히 따가울 뿐 아니라 점점점점 2열 종대의 빨간 구멍을 내놓는다. 물리지 않더라도 저모양인 거다.
국내에서는 통칭 '절지류계'라고 불리는 시장에서 거래된다. 초기에는 거미와 전갈에게 밀리나 싶더니, 이젠 매니아층도 상당해진 편. 다만 노래기는 입고가 잘 되지 않는 편이고, 초식 동물이라 박진감 넘치는 사냥을 볼 수 없다. 초기에는 중국 왕지네와 원명아종 왕지네(Scolopendra subspinipes subspinipes)가 지네사육 입문종의 양대산맥이었으나, 현재는 베트남 왕지네(Flame leg centipede), 서인도제도산 왕지네(Scolopendra alternans)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한국산 왕지네는 입문자들의 좋은 친구.
2011년 말부터 2013년까지 한국 지네계의 대격변이 일어났다. 이전까지 풀리지 않고 그림의 떡으로만 존재했던 해외 희귀종들의 매물이 갑자기 풀리기 시작한 것. Scolopendra angulata angulata("앵귤라타")라든가, Scolopendra hardwickei("하드위키")라든가. 일부 사육자들에겐 "갈라파고엔시스"(S, galapagoensis)나 "로부스타"(S, robusta)도 고가에 거래되었다! 전에 없던 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돈벌이가 되겠다 싶어서 끼어든 밀수업자들 때문에 역으로 해외보다 가격이 내려가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희귀종들이 제대로 대우를 못 받게 된 건 덤.
지네를 사육하는 데는 사육장을 포함한 환경요소와 먹이만 있으면 된다. 지네도 영역 개념이 있긴 하지만 그 범위가 넓고 크기가 작아 찾기 어려우며 지능이 부족해 사육자와 소통이 안 되니 방목사육은커녕 사육장에 감옥처럼 평생 가둬놓고 키우는 수밖에 없다. 특히 사람이 사는 곳에서 같이 사는 반려애완동물이라면 더더욱 공존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육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
사육장은 지네를 가둬둘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항아리, 반찬통, 리빙박스, 어항등 기성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따로 아크릴이나 유리섬유, 유리, 콘크리트 따위로 사육장을 만들 수 도 있다. 그 형태는 딱히 중요하지 않으니 재질별로 장단점을 따져가며 사육자가 구상해보면 좋을 것이다. 기성품 중에는 채집통이나 ExoTerra 사에서 나온 비바리움 유리사육장이 있는데 비바리움 사육장은 지네가 틈새로 자주 탈출하는 경우가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채집통 역시 어린 지네를 키울때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으며 높낮이가 다양하고 먹이투입구도 따로 장착된 채집통 등 다양한 제품을 골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채집통은 높이가 낮아 뚜껑을 열면 지네가 빠져나올수 있고 이때 통제하지 못한다면 도주하거나 물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사육통의 너비보다는 높이가 가장 중요하다. 발톱 하나라도 입구에 닿는다면 그대로 빠져나와 집안을 공포로 뒤덮이게 할 수 있다... 펫샵에서 파는 세로용 적재함에서 키우면 적정하다. 사육장의 너비는 딱히 정해진 사이즈가 없으니 적당히 크고 관찰하기 좋은 크기로 정한다. 사육장이 넓을수록 중복투자를 피할수 있고 다양한 온습도를 한 사육장 내에 조성해 줄 수 있어 변온동물인 지네에게 유리하다. 물 생활에서도 비슷하게 초보 사육자에게 큰 어항을 추천하는 것처럼 지나치게 크지만 않다면 대체로 큰 사이즈의 사육장이 추천된다. 지네가 최소한 몸을 길쭉하게 필 수 있는 정도의 너비는 요구되며 성체 체장의 3배 정도가 되면 성장에도 걱정없이 한 사육장으로 계속해서 여유롭게 사육할 수 있을 것이다.
사육장을 구비했다면 안에 환경을 꾸며줘야한다. 가능하면 원 서식지의 온습도와 환경을 복사해 붙여넣는다는 생각으로 하는게 좋으며 구글 스트리트뷰 따위로 원산지 풍경을 살펴보는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먼저 지네가 디디고 몸붙이고 살 바닥재가 필요한데 원산지의 토양을 수입할수는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비슷하게 꾸며주도록 노력한다. 정글에 사는 지네는 정글의 흙처럼 습기가 많은 흙이 좋고 사막에 사는 지네는 습기를 잘 머금지 않는 흙이 좋은것이다. 바닥재는 크게 무기질 바닥재와 유기질 바닥재로 나눌수 있는데 토양의 형성원리에 따라 나눈것이다. 암석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무기질 바닥재는 딱딱하여 지네가 발로 디디는데 안정감을 주고 다양한 색을 가져 사육자 취향대로 꾸며줄 수 있다. 또한 아주 작은 크기의 진흙따위는 이온을 끌여들여 서로 맞붙게 할수 있으므로 지네가 굴을 팔 수 있게 도와준다거나 미약하게나마 방수층을 형성해줄수도 있다. 다만 물리구조상 내부에 공극이 적어 물을 쉽게 머금고 있지 못하므로 습도유지에 불리하다. 유기물 바닥재는 식물 같은 유기물이 썩어 만들어진것으로 내부에 공극을 많이 가지고 있어 물을 잘 머금을 수 있다. 또한 대개 무기물 바닥재보다 훨씬 가볍고 부피가 크며 사육장 내에 식물을 식재한다면 좋은 영양공급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식이 끝나지 못한 유기물 바닥재는 물과 만나면서 못다한 부식이 시작되므로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어 들어가면서 악취를 발생시킬 수 있고 날파리 같은 다른 곤충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잘 부스러져 지네가 발로 디뎠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어렵고 과습한 경우 발에 무좀이 걸리듯 지네 발에 곰팡이가 자라나며 썩어들어갈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을 잘 이해하여 적재적소에 바닥재를 필요에 따라 배치하는게 필요하며 대개 과습하게 되는 최하부 바닥은 무기질 바닥재를, 중심부엔 유기물 바닥재로 습도를 유지해주고 최상부에 무기질 바닥재로 덮는다. 그렇다고 이게 완벽한 구조는 아니며 사육하는 지네의 종과 상태, 사육자의 취향, 원산지의 환경에 따라 변경해야하는 부분이다.
바닥재 배치는 어느 정도 높낮이 차를 주어 미약하게 나마 온도와 습도의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게 좋고 지네가 원하는 대로 이동할수 있게 배치한다. 필요한 경우 굴을 만들어 줘도 좋고 언덕을 만들어 높은 곳에 있길 원하는 지네를 도와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네는 과습한 환경에 처했을 때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습관이 있고 탈피기간이 찾아오면 굴 같은 습도가 높은 곳에 숨어있길 좋아한다.
바닥재 배치가 끝나면 은신처를 제공해주도록 하자. 코르크보드나 낙엽, 돌, 유목, 나무토막등 사육자가 원하는 요소를 집어 넣어 은신처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은신처가 있을수록 지네는 안정감을 느끼며 사냥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이때 은신처를 제대로 제공해주지 못하면 지네는 찾다못해 바닥재를 파고들어가기 시작하며 흔히 말하는 "버로우"를 한다.
은신처를 찾는 행위는 지네의 생존본능이며 이를 막으면 지네에게 여러모로 불편함을 주니 은신처를 제공하는게 좋다. 이것이 어렵다면 사육장 전체를 어두운 곳에서 사육하면 활발한 활동을 자주 볼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자연에서처럼 낮과 밤을 제공하는게 이상적이다. 에코를 너무 많이 뿌릴 시에 버로우를 해 새벽 1~2시에 나오는 걸 제외하곤 못 볼 수도 있다(...). 곰팡이, 응애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지네들은 대체로 습한 것을 좋아하니 분무기로 물을 자주 뿌려주는 것이 좋다.
지네는 종에 따라 선호하는 은신처가 다른데 한국의 왕지네는 대개 돌 밑을 선호하며 바퀴벌레처럼 무거운게 자신을 누르는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정글에 사는 대부분의 지네는 돌보단 낙엽과 썩어가는 나무토막을 선호하며 어떤 지네는 나무껍질 아래에서 숨는 걸 좋아하기도 한다. 자신이 키우는 지네가 어떤 은신처를 좋아하는지 다양한 은신처를 제공해 알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한국에 사는 지네를 한국에서 키운다면 별다른 온습도 장치가 필요없겠지만 외국산 지네를 키운다면 아마 별도의 온습도 조절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장치는 아무것이나 좋으며 보일러로 실내온도를 높일 수도 있고 전기장판이나 세라믹히터, 스팟램프 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 저온을 요하는 종이라면 냉각기나 냉장고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니 해줄수 있는 방안에서 해주도록 하자.
한국의 옛 설화에 의외로 자주 나오는 동물로, 한국 전승에 등장하는 거대괴수의 원조라 볼 수 있다. 사악한 지신이나 수신의 성격을 하고 항상 제물로 바쳐진 동네 처녀만 즐겨 먹는 특이한 식성을 자랑하다가 여장을 한 사내에게 발리는 안습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네장터 전설에선 약 200미터 정도 되는 거대 지네가 강아지 만한 두꺼비하고 싸우고 둘 다 죽는 경우도 있다. 사실 두꺼비도 독이 있으니 마찬가지이긴 하다. 설화에 따라서는 담뱃재로 몸에 들어간 지네를 퇴치하는 이야기도 있다. 어디 기록엔 이 두꺼비 입에서 뭔 구슬이 튀어나왔다고 한다. 이 둘이 싸울 때 독이 하도 심해서 둘의 모습이 안 보였다고 한다. 몸뚱이의 길이는 반리, 무게는 300관, 한번 몸을 뒤틀 때마다 3분지 1단의 바위들이 부서져 나갔다. 라고 쓰여있는 정도.
두꺼비의 독 외에 담배진과 끓는 기름에도 약하다. 또한 닭은 지네의 천적인 동시에 먹이라 하여 닭고기를 이용해 지네를 꾀어낸다는 내용도 종종 등장. 이는 지네가 닭고기를 좋아한다는 속설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한 부자집의 개의 정괴와 닭의 정괴와 결탁해 그들의 주인을 해치우려고 하거나 결국 들켜 모두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나, 부자집 딸을 병들게 하나 도깨비들이 말한 해결책을 엿들은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등 대부분 죽음이라는 안 좋은 이야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드물게 선역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전승 중에는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한 지네요괴가 한 청년을 보살피고 집에서 살게 해주었는데 어느 날 한 남자가 청년에게 당신과 사는 여자는 지네요괴니까 당신을 잡아먹을 거라며 퇴치하라고 하였다. 남자는 청년에게 지네요괴에게 담뱃진을 뱉으면 지네가 죽는다고 알려주었고, 남자가 시키는 대로 몰래 문틈으로 들여다본 청년은 여자의 본모습이 정말로 거대한 지네인 것까지 확인했지만 망설이다가 결국 지네를 죽이지 않고 이 사실을 지네요괴에게 알렸다. 지네는 청년에게 그 남자의 정체를 말해주고 청년에게 도움을 받아 자신의 원수인 남 장군을 없앤 후, 청년에게 많은 보물과 자신의 집을 주고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민속에서 지네는 다산(多産)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자식을 많이 낳기를 바라며 한옥의 합각에 지네 장식을 넣은 사례가 있다. 또한 산이 지네형이면 그 기를 받는 집이 자식을 많이 낳는 풍수지리적 믿음도 있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거미요괴인 조로구모나 츠치구모 때문에 밀리는 감이 있으나 오오무카데라 하는 거대한 지네요괴가 등장한다. 이 지네요괴는 용궁에서 깽판을 칠 정도로 강하나 인간의 타액에 약해 후지와라노 히데사토에게 타액이 묻은 화살에 맞아 죽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그 외에 일본에서는 지네가 후진을 못하니 물러서지 않는 용맹함을 뜻한다고 믿어서 투구 장식으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다테 시게자네가 대표적. 그러나 지네가 도망치지 않을 정도로 흉폭한 동물은 아니다.
첫댓글 어렸을때 제주도에서 자라면서 지네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지네와 굼벵이를 잡아다 팔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솔숲과 들로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1마리 잡으면 50원 천원 벌기가 힘들었습니다. 지내는 면장갑을 끼고 능숙하게 머리를 잡고 독이 나오는 이빨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플라스틱병에 담으면 됩니다. 주로 돌덩이 밑에 웅크리고 있는데 이를 들추면 운이 좋으면 2~3마리 잡기도 합니다. 지네잡는데 고수인 삼촌이 지네에게 물려서 손이 부었는데 마을에는 병원도 없고 병원 갈 돈도 없어 그냥 방치했는데 완치되는데 한달가까이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