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7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2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마르코복음 6,7-13)
- 매일미사 2025.2.6(목) https://missa.cbck.or.kr/
예수님께서는 사명을 위하여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빵, 여행 보따리, 돈을 가져가지 말며,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늘날의 여행에서는 꼭 필요한 것들을 금지하시는 것은 은총의 섭리에 온전히 맡기라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옷을 두 벌 껴입는 것이 이중적 처신을 뜻한다고 보아 예수님의 이 명령을 단순한 마음을 지니라는 요구로 풀이합니다. 허용된 단 두 가지는 길을 걷는 데 필요한 지팡이와 신발뿐입니다. 최소한의 것으로 지내는 노력이 선교 사명에서 요구되지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예수님께서 보이시는 엄격함은 무슨 의미일까요? 본질에 대한 집중을 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선교 사명에서 본질적인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살피기보다 파견하시는 분의 섭리에 믿고 내맡기며 사람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달하고 주님께서 맡기신 일을 행하는 일입니다.
비록 중요하고 필요하더라도 본질이 아닌 보조 수단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자신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집을 거점으로 하여 그때그때 주어지는 수단들을 활용하면서, 단순한 마음으로 그렇게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제자들은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를 낫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이상 기후로 말미암은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기후 문제에 대응하기에 앞서 우리에게 단순함과 섭리에 대한 믿음 안에서 삶의 본질을 추구하고 집중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성삼의 딸들 수녀회),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5.2.6 오늘의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