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머거리 춤사위
崔 秉 昌
훨훨, 호랑나비 한 마리가 추는 춤보다 요즈음 들리는 노랫소리가
하도 수상하여 무슨 뜻인지는 모르고 듣기는 하였지만
가사내용과 음률이 하나도 슬프거나 즐겁지도 않다면서 없는 귀를
쫑긋이 추켜올리며 숨어있는 시샘을 붙잡아 본다
그래그래, 호랑나비 네 춤이 어느 누가 추는 춤보다 보기에도 좋고
흥이 나기는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 춤 속에 먹이사냥도 함께 하겠다니 고약하기로는 예사롭지가
않은데
슬픈 것이 슬프지가 않고 기쁜 것이 기쁘지가 않은 세상에 노래마저
알아듣지 못한다면 그것을 누구의 책임이나 탓으로 돌리며 차라리
호랑나비처럼 부채질 같은 춤을 추면서 앉아야 할 자리를 찾는 것도
좋을 듯싶은데
슬픈 것도 즐거워해야 하고 즐거운 것도 슬퍼해야 하는 세상
때때로 호랑나비춤도 추면서 희한한 세상을 오래오래 살고 볼일이지만
낫 놓고 기역자는 알아도 이즈음 노래 소리나 가사는 어떻게도 알아채지
못하는데
훨훨, 꼴도 꼴 같지 않은 춤사위로 없는 귀를 쫑긋이 내리면서 제 춤사위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 호랑나비는 귀를 막고 있네
짭짤한 입맛의 노래 하나라도 건져내야 할 마녀사냥 같은 그물코를
풀어내야 하는 것처럼.
< 2023. 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