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어느 해보다 2014시즌 일정을 짜느라 고심했다.
올해도 9구단 체제에서 한 팀이 번갈아 가면서 3연전에서 쉬어야 한다.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며 시즌이 중단된다. 한여름 장마는 물론 변덕 심한 날씨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비를 뿌린다. 프로야구는 3월말에 개막해 10월 중순까지 정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기간은 한정돼 있다.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했다.
KBO는 최근 5년간 우천 취소 사례의 통계를 냈다. 지난해는 9월말까지 우천 취소는 58경기였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은 “5년간 통계를 뽑아보니 대체로 우천 취소 경기(대략 60경기)와 9월 15일 이후 잔여경기 미편성을 합치면 평균 80경기가 뒤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80경기를 9월 중순부터 20일 정도에 모두 소화, 10월 4~5일에 정규 시즌이 끝났다.
올해 KBO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9월 15일까지 568경기를 편성하고, 8경기는 추후 우천으로 순연되는 경기와 함께 재편성하기로 했다. 예년처럼 80경기 정도가 뒤로 미뤄지고,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시즌이 중단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계산은 이렇다.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20경기는 월요일 경기로 소화가 가능했다. 지난해 주말(금토일) 3연전 중 우천 취소된 경기는 27경기였다. 월요일에도 비가 온 날도 있었겠지만, 약 20경기는 월요일 경기로 소화할 것으로 계산됐다. 그리고 남은 60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15일(하루 4경기)이 필요하다. 프로야구는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 중순부터 9월말까지 중단, 10월초에 재개한다. 대략 10월 15일까지 보름이면 정규 시즌을 모두 치를 수 있다는 셈법이 나온다.
이럴 경우 포스트시즌에도 큰 문제가 없다. KBO는 “늦어도 11월 10일 이전에 한국시리즈 7차전을 끝낸다는 날짜 계산을 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 아시아 시리즈 등을 감안해서 최대한 뒤로 미뤄도 11월 10일에는 끝내야 한다. 포스트 시즌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까지 총 24일이 걸린다. 10월 15일 즈음에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면 11월 10일 전에 끝난다.
28일까지 올 시즌 우천취소된 경기는 6경기, 그 중 1경기는 월요일 경기로 소화했다.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우천취소된 경기는 12경기였다. 지금까지 날씨는 KBO를 돕고 있다.
한편 시즌 중단에는 속사정이 있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시즌을 계속 치른다면 대표팀에 에이스, 주축 타자들이 차출된 팀은 불공평하다. 팀별로 이해득실이 다르다. 무엇보다 인천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와 정부에서 프로야구 중단을 강력하게 협조 요청했기 때문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흥행을 위해 프로야구로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