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을 가고 있습니다
서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 순천방향으로 조금 달리면 하동IC가
나오고 남으로는 남해도 가는길, 북으로는 지리산쪽으로 구례 가는 길이다.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는 이길은 봄이면 양쪽으로 온통 벚꽃길로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
2004년 봄 벚꽃 구경을 하러 왔을 때와는 분명 문구가 바뀌어 있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매년 선정이 되는데.. 분명 타 지역에서 문제거리를 삼았나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에 대해서는 별 문제가 없고....?
인터넷에 나오는 재밌는 얘기가 생각난다.
부대찌개집들이 골목에 생겨나면서
서로 원조집.. 할머니집.. 등등 난리가 났는데
새로 생긴집이 '한국에서 제일 맛있는집'이라고 간판을 달면서 서로 경쟁이 더 심해졌다.
또 다른집은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집'으로 간판을 고쳐 달았고..
맨 처음 그 골목에 있던 그야 말로 원조집은 그냥.. 초라한 간판밑에 몇 글자를 덧붙였다
'이 골목에서 제일 맛있는 집 !!'
섬진강을 끼고 있는 이 길가에는 섬진강에서 잡힌 재첩국 파는 집들도 많고 차 시배지가 인근인 많큼
녹차도 유명하다.
봄이면 온통 벚꽃으로 유명한 길
길따라 가면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 최참판댁이 나오고 이를 지나 좀 더 가면 화개장터와 십리 벚꽃길(혼례길)로 유명한 길 끝에 쌍계사로 갈 수 있다.
지리산 삼성궁과 청학동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2004년도에는 4월초에 왔었다.
최참판댁의 마루에서 내려다 보는 멀리 섬진강이 보이는
악양의 평사리 너른 들판을 다시금 꼭 보고 싶었다.
지금은 벼가 익을 대로 익어 들판에는 수확을 하고 있으며..
하동의 토지문학축제와 어울려 악양 평사리 들판에는 '허수아비 축제'를 하고 있었다.
벌판 너머 평사리 들판에서 유명한 '부부송'이 보인다.
하동에는 대봉감이 또한 유명하단다.
홍시를 한 상자 사왔는데 그 또한 꿀맛이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불현듯 났다.
어머님 마저 돌아가시니 가끔 어디 좋은 것, 맛난 것이 보여도
가져다 드릴 분이 없는게 아쉬울 때가 있다.
반중 조홍감이 박인로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柚子)ㅣ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싀 글로 설워하나이다.현대어 풀이 소반 위에 놓인 홍시가 매우 곱게도 보인다. 유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몸에 품고 돌아갈 만도 하다마는, (품속에) 품어 가도 반가워해 주실 분이 없으므로 그것으로 인하여 서러워합니다.
토지의 무대 하동 악양면 평사리
같은 곳을 두번 찾다보면 그 전만 못할때가 있는데.. 이번 3년만에 찾은 이 곳은 그때의 좋은 기억보다
더 채우고 왔다.
멀리 섬진강 줄기가 굽어 보이는 악양 평사리의 너른 들판과 부부송
정말로 마음에 담고 싶은 풍경이다.
토지의 소설에서는 이 넓은 들판이 다 최참판댁의 것이었을 것이다.
최참판댁 아래에는 다른 여러집의 세트가 있다. 여기는 -두리네-
하동 토지 문학 축제 기간이라 이 집에서는 탈곡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아이들 마다 벼를 한웅큼씩 쥐고 와서는
쉴세 없이 발길질로 돌아가는 탈곡기에 볏단을 대어 탈곡을 해보곤 한다.
-판술네-
판술네 초가 지붕에는 조롱박이 탐스럽게 열렸다.
-용이네-
용이네 마당엔 떡살이 얺힌 시루에 김이나고..
한 바탕 떡메를 쳐 고물을 뭍힌 시루떡을 한 입씩 나누어 준다
시루떡을 만들고 있는 용이네 집 마당 정경.
어릴적 밀양에 있는 외가에 갔을때 시골마당 한 가운데 펼쳐진 흥청 흥청하는 잔치 같은 정겨움이 흐른다.
다른 집 마당 한 켠엔 고구마와 밤을 연탄불에 올려 구워 먹고 있다.
최참판댁 마루에서 본 악양 평사리 들판
(안사람과 내가 정말로 다시 보고 싶었던 정겨운 풍광이다)
오늘 축제에는 서당이 꾸며졌다.
인형이 아니라 실제 어른이 수염을 붙이고 구성지게 글을 읽고 계시면서
앞에 중학생쯤 보이는 소년들이 책을 펴 놓고 어색하게 글을 맞추어 보는 정경이 재밌었다.
토지 저자 박경리 선생 연보.
결혼 4년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1955년 현대문학 김동리 추천으로 등단
1969년 토지 연재 시작 1994년 25년만에 탈고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로 선정
최참판댁 대문을 통해보는 섬진강 줄기와 평사리 들판 풍경
올해 '최서희'로 뽑힌 아가씨(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란다)
섬진강 평사리 강변
** 쌍계사를 다시 보려하다가 일몰시간에 맞추어 순천만을 찾기 위해 하동을 빠져 나와 순천만으로
길을 잡았다.
순천만은 작년인 2006년 7월달에 2박 3일간 마이산-순창 강천산 -운주사 -보성 -향일암을 거쳐
와보았던 곳이다.
그때는 대대 포구에서 나무데크를 따라 걸으며 갈게도 잡고 하며 갈대밭을 감상하였고
오늘은 반대편 용산 전망대에 올라 순천만 동천을 따라 흐르는 S자 물길을 촬영하러 왔다.
오후 5시 쯤 순천만 해룡면 용산 전망대에 오르자 가슴이 벅찬 광경을 만난다.
일몰까지는 해가 한 뼘쯤 남았다.
동천 물길 양쪽으로는 수십만평에 이르는 뻘밭이다. 이 뻘밭은 수 많은 생명을 키워내며 자연적인
정화조 역할을 한다.
갯벌을 붉게 물들인 칠면초 군락지가 또한 장관이다.
저수지같은 곳은 바닷물을 모아 대하를 양식하는 곳이라 한다.
배 한척이 지나가며 물살을 만들고 있다.
용산 전망대는 따로 이정표가 많지는 않지만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5시쯤 도착하여 아직 해가 지기에는 40분 정도가 남았지만 1-3층으로 된 전망대엔 삼각대 펼쳐놓을
공간이 없을 정도다.
양쪽 전문가들 사이에 양해를 얻어 내 삼발이를 펼치니( 다 펼치지도 못하고..) 캐논 G5 내 카메라가 제일 초라해 보인다.
여기는 반대편 대대포구쪽.
나무데크를 따라 갈대밭을 걷거나 배를 타고 싶으면 대대포구쪽으로 가면 된다.
걸어서 용산 전망대까지 오려면 20-30분 정도 걸린다.
해가 점점 떨어 지면서 여기 저기서 탄성과 카메라 셔트소리가 바쁘게 들린다.
카메라에 열심히 담으면서 또한 마음속에 그득히 담기 위해 그 장엄한 자연을 한없이 쳐다보았다
순천만 용산 전망대를 내려와 순천IC 근처 기사식당에서 전라도식의 정식을 잘 먹고
오후 8시 출발하여 12시 근처에 도착하였습니다.
** 아래 사진은 2006년 7월 순천만 대대포구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갈대밭 사이로 잘 설치된 나무데크
순천은 음식의 고장이다. 전라도 식으로 한 상 걸지게 받고 싶으면 순천 대원식당을 추천한다.
(사진 속 간판에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 진주 유등축제 -하동 토지문학축제 -순천만 S자 물길 연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s자 물길 제대로 만나셨군요..ㅎㅎ
너무 환상입니다
토지문학관은 가 봤지만 순천만 아름다운 풍경은 접해보지 못헀네요
덴짱님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하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순천만 용산전망대를 찾아 한번만에 저런 S저 물길을 보았으니 정말 운이 좋지요. 2년쯤 후 다시 한번 찾았을때는
네비게이션을 너무 믿은 탓에 용산전망대 들어가는 길을 찾지 못해 한참해메다 겨우 올라갔더니 만조라 S자 물길의 윤곽을 볼 수 없이 그냥 바다같았어요. 꼭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