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여유가 주인장을 양주님으로부터 지난 1월에 넘겨받고
여지껏 미뤄왔던 상반기모임을 갖는 날이었다.
주인장인 나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일년에 한번 그냥 12월쯤에 결산 겸
한번 모임을 가지면 돠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엘피님의 제안에 장소물색을 양주님과 둘이 상의하고
모임공지가 올라온지 10여일 지난 후 드뎌 모임 날짜가 다가왔는데 하필이면
장마가 진행되고 있던 중이라 세찬 비와 강풍이 동반되고 있었다.
이쯤되면 모이는 인원이 적어지겠구나
염려가 되었으나 그래도 늘 우리가 모임때면 모이는 십여명의 수준은 되어
아무리 악천후라 할지라도 오시는 분들은 오시는구나 하고 고마운 생각이 들기도했다
암튼 망월사역에서 모여 식당차로 모임장소인 수암장으로 옮기니
그곳은 옆으로 계곡물이 춤추듯 너울거리고, 거친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는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장소임에 들림이 없었다.
백숙으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한순배 술이 돌아갈 즈음 빗줄기는 몰아쳐 안개가 돼 우리에게 뿌려지고,
천상에서 들려오는 관현악단의 연주가 무색하리만치 멋진 자연의 풍부한 화음이 펼쳐졌다.
"난 오늘 집에 안갈껴!~~~"
분위기에 빠져 모두들 넋을 잃었다
얼마만의 모임이었으면 이렇듯 정이 넘치고 얼굴만 바라보아도 좋고, 허튼 소리, 우스운 이야기라도
재미가 있는 것인지 ~~
저쪽에 앉아있는 사람의 고함소리마저도 빗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뭍혀버려도
누구하나 내색하지않고 못다한 이야기들은 계속되었다
전 주인장이셨던 양주님이 한잔 들어가자
"내가 내가 너무 섭혀!~~~~ 주인장 내놨다고 누구하나 전화해주는 사람도 읎더라!~~~"
덩치는 커다래도 마음은 여려서 그런 모든 것들이 내가 보기엔 응석같고 애교로 보인답니다...
양주님 3년동안 갖은 정성 다 들여서 우리 오손도손을 이끌어왔던 것 알고 말고요...
나 말고도 모든 회원들이 다 알구 말구요.
그러나 드러내놓고 내색하지 않을 뿐, 생색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보니
그 흔한 인사치레 전화 한통 드리지 못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지가 양주님을 위해 생색내기 한 건 해봤다안합니까?
주인장을 저에게 넘겨주신 것도 고맙고(?) 새 주인장이 전 주인장에게 감사의 뜻을 어떻게 전해주긴 해야겠는데
지난 6개월동안 정말이지 엄청 고심했다는 것만은 알아주시기 바래요...
그래서 어제 겨우 결론으로 얻었던 것이
옷을 하나 사 입히자!~~~ㅎㅎㅎㅎ
시집가는 새색시가 모든 허물 다 덮어달라고 시댁에 보내는 예단을 사는 마음으로, 꼭 그런 마음으로 임했다고요..
거창하게 옷이 뭐여!~~ 달랑 티셔츠 하나 사다주고 말여!~~~
그렇지만 지는 이제껏 그 흔한 케이 투 등산 티 하나 입어보지 못하였고,
케이 투 매장엔 휘익 둘러만봐도 몸이 움츠러들어 감히 태그 하나 들여다보고
점원아가씨에게 접근도 못해봤었는데
어젠 당당하게 들어가 티셔츠 하나 선물할 것이 있는데 추천해주세요...했다는 것 아닙니까?
에구머니나!~~~ 그런데 이것은 내가 늘 사입는 등산티 열벌은 사도 됨직한 가격이지 뭡니까?
그 전에도 가격에 놀라 되레 스스로 놀라곤했긴했어도 너무 부담스러워
그 널찍하고 고급스런 매장을 휘익 둘러보고 있는데
"2층 이월상품전!!!" 이라는 현수막이 한쪽 구석에 붙어있는거에요..
그런 곳은 2층으로 가는 곳도 숨어있는 듯, 물어서 올라갔더니 아래층과 똑같은 케이 투 매장이
은은한 음악과 함께 정갈하게 진열이 돼 있는데
그런 곳의 아가씨들은 왜 그리도 세련되고 도도해보이기만 한지요....
여기는 얼마나 디시를 해주는 곳입니까?~~ 하고 조그맣게 물으니
내 선입견하고는 너무나도 다르게 친절하게 다가와 조근조근 추천을 해 주었습니다.
"어느 남자에게 선물을 해야하는데!~~~" 했더니 포장까지 신경을 쓰고
다음 번에는 본인 입으실 것으로 하나 구입하러 꼭 오세요..... 그런 말을 뒤로 한채
시간이 조금 남길래 인근 아울렛매장으로 가서 저는 내가 입을
중저가 등산용품 레드페이스 티셔츠 세일해서 오만사천원짜리 만원에 하나 샀습니다.....
양주님!~~~ 포장해준 봉투가 비에 젖을세라 한 겹 더 비닐봉지에 넣어갔던 것 보셨습니까?
지 마음이 그랬다구요...
그러니 저도 그러할진데 우리 오손도손카페에 몸을 담고 있는 모든 님들은 오죽하셨겠습니까?
다 그러하셨을거라구요..
목소리 크고, 열정많고, 애정도 많으셨던 우리 양주사람님!~~~
비록 카페지기는 여유에게 물려주셨더라도 여전히 카페를 위해 열심히 봉사할 것이리라 믿고
또 그렇게 남아주시라고 여유가 뇌물 하나 바쳤습니다.
아주 값비싼 뇌물로 말입니다.~~~~
어제 참석해주셨던 님들은 모두 12분으로 이엘피, 양주사람, 따또모, 유니, 수선화, 아리, 진영, 아침햇살, 카멜레온,
무비스타님, 안개님 그리고 여유
모두모두 감사드리고 엉성하지만 숨은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첫댓글 참석 하신 회원님들 많이 반가웠습니다 특히 카멜님과 동생이신 아침 햇살님 어찌나 예쁘던지 .......... 여유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친구님이 누구시죠?..(갸우뚱) 그날 친구라는 닉네임 쓰신분이 없었는데...
처음엔 "안개", 두번짼 "겨울여행" 또 뭐가 있었더라!~~~ 닉을 잘 바꿔 늘 헷갈리는 사람이어요.....ㅎㅎㅎㅎㅎ
여러변명 안할게요~ 다만 참석 못해 미안하다는........담 정모때는 정말 꼭! 갈게요 송년 모임이겠네요~ 양주사람님 따뜻하고 넉넉하신분이라는거 또 정이 많으신분이라는거 딱 봐도 느껴집니다. ^^ 고생 많으셨구요 앞으로도 계속 수고해 주실거잖아요.*.~ 정갈하고 길고 긴~ 후기 잘읽고갑니다. 여유님 수고 많으셨어요.
^^ 못가서 지송해요 ^^ 다음에는 꼭 참석 할께용~~~
좋은 시간 되셨군요.. 참석 못했습을 죄송함으로 대신합니다. 여유님 잘하셨어요.
물소리 빗소리에 목에 핏대 세우며 대화하려니까 참 힘들더라구요..넉넉하신 언니오빠들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여유님 언제나 수고 많으시구요~~^^*
어? 어젠 근사한 배경음이 나오더니만.. 오늘은 안나오네요~!! 고거.. 제목좀 여쭤 보려 했더니만요..ㅎㅎ <-- 후기덧글은 안달고 엉뚱한 소리 하는중...ㅎㅎㅎㅎㅎㅎ
안 나오유?~~ 기다리믄 나올틴디유!~~~"A Siraly - Szentpeteri Csilla"(헝가리 출신의 여성 피아니스트 젠트페터리 실라는 클래식 음악계에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클래식방에 6월28일에 올려놨던 곡이여요...
만나뵈서 정말 반가워ㅆ구요~~ 오손도손위해서 동안 양주님 정말 고생많으셔ㅆ습니다... 또한 앞으로 여유언니도 편안한모임으로 쭉 유지될수잇도록 힘써주세요~ 사랑해요.^^
이글을 읽는동안 그날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는듯 하네요....... 수고 많이 하셨구요... 그날 같이한 모든님들 반가웠답니다.... 마지막 가는차까지 안내해주신 진영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
우선~~모임으로인하여 활기찬분위기인것 같아서 좋아보입니다 뭐든지 환경의변화가 필요한가 봅니다..글고,참석못하여 죄송합니다..모임이 두곳이라 일찍서둘러 오손도손에 참석후 2차를 가려했는데..늦게 출발하는바람에...친구들만나다보니까 자리를뜰수가 없었네요...헌데 생각하니 모임이 아주더운날 아니면 아주 추운날로 잡혔는것 같아요..담에는 중간날씨로 잡으면어떨까?하는 생각과 의견을 말해봅니다... 여러분들 뵙지를 못하여 아쉬움을 전하며...담에는 ....
감사합니다. 자리주선은 엘피님이 했고 성원은 여러분들께서 했는데 저만 좋은 자리가 된것 같아 죄성합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여유님께 감사드림니다. 그래도 같이했던 시간 헛되지않게 해주셔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