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읽고 게송 필사하기 제419일 《중아함경中阿含經》 권제9 <욱가장자경郁伽長者經>제2 제1일
제가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오래지 않아, 수많은 덕 높은 장로 비구들이 바이샬리를 유행하면서 미후수(獼猴水) 가의 높은 누대(樓臺)에 있었습니다.
그때 욱가 장자는 큰 보시를 베풀었습니다. 즉 멀리서 오는 손님ㆍ길 가는 나그네ㆍ병든 사람ㆍ간병하는 이들에게 밥을 주고, 늘 죽과 밥을 내어 승원(僧園) 관리인에게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청하여 공양하게 하고 5일마다 모든 비구를 청하여 공양하게 하는 등 이와 같은 큰 보시를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바다에서 큰 배로 재물을 가득 싣고 돌아오다가 침몰하여 백천금의 가치가 있는 재물을 일시에 잃어버린 일이 발생했습니다.
많은 높은 장로 비구들은 욱가 장자가 ‘멀리서 오는 손님ㆍ길 가는 나그네ㆍ병든 사람ㆍ간병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주고 늘 죽과 밥을 내어 승원 관리인에게 먹이며 항상 20명의 스님을 청하여 공양하게 하고 5일마다 모든 비구를 청하여 공양한다’는 등의 이와 같은 큰 보시를 베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그들이 서로 의논하였습니다.
“여러분, 누가 저 욱가 장자에게 가서 ‘장자여, 그만두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시오. 장자여, 뒷날에 틀림없이 스스로 알게 될 것이오’라고 말해 주시겠습니까?”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시자로서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과 지혜로운 모든 범행인(梵行人)의 칭찬을 받는 분이다. 존자 아난만이 욱가 장자에게 가서 〈장자여, 그만두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시오. 장자여, 뒷날에 틀림없이 스스로 알게 될 것이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현자들이여, 우리 다 같이 존자 아난에게 가서 이런 사정을 말합시다.”
이에 여러 높은 장로 비구들이 아난에게 가서 서로 문안한 뒤에 한쪽에 앉아 말하였습니다.
“현자 아난께서는 아십니까? 욱가 장자가 이러한 큰 보시를 베풀고 있습니다. 곧 멀리서 오는 손님과 길 가는 나그네ㆍ병든 사람ㆍ간병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주고 늘 죽과 밥을 준비해 승원 관리인에게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청하여 공양하게 하고 5일마다 비구 대중을 모두 청하여 공양을 베푸는 등 이와 같은 큰 보시를 행합니다. 그러나 그는 바다에서 큰 배로 재물을 가득 싣고 돌아오다가 백천금의 가치가 있는 재물을 일시에 잃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함께 이렇게 의논했습니다.
‘누가 저 욱가 장자에게 가서 〈장자여, 그만두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시오. 장자여, 장자여, 뒷날 틀림없이 스스로 알게 될 것이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시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과 지혜로운 모든 범행자들의 칭찬을 받는다. 존자 아난만이 욱가 장자에게 가서 〈장자여, 그만 두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시오. 장자여, 뒷날 틀림없이 스스로 알게 될 것이오〉라고 말을 할 수 있다.’
현자 아난이여, 욱가 장자에게 가서 ‘장자여, 그만 두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시오. 장자여, 장자여, 뒷날 틀림없이 스스로 알게 될 것이오’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존자 아난이 여러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여러 존자들이여, 욱가 장자는 그 성질이 엄숙하고 반듯합니다. 만일 제가 그런 말을 한다면 그는 곧 매우 불쾌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여러 존자들이여, 내가 누구의 말이라고 그에게 전하면 되겠습니까?”
여러 덕 높은 장로 비구들이 대답하였습니다.
“현자여, 대중의 말이라고 전하십시오. 대중의 말이라고 전하면 그는 말이 없을 것입니다.”
아난은 잠자코 여러 높은 장로 비구들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높은 장로 비구들은 아난이 잠자코 받아들인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의 주위를 돌고 제각기 돌아갔습니다.
아난이 이튿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욱가 장자의 집으로 갔습니다. 욱가 장자는 멀리서 존자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아난에게 말하였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아난이시여, 아난께서는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어서 평상에 앉으십시오.”
존자 아난은 곧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욱가 장자가 아난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습니다.
아난이 말하였습니다.
“장자여, 아십니까? 장자께서는 큰 보시를 베푸시고 있습니다. 즉 멀리서 오는 손님과 길 가는 나그네ㆍ병든 사람ㆍ간병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주고 늘 죽과 밥을 준비하여 승원 관리인에게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청하여 공양하게 하고 5일마다 많은 비구를 청하여 공양하게 하는 등 큰 보시를 베푼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배로 재물을 가득 싣고 돌아오다가 백천금의 가치가 있는 재물을 일시에 잃었다고 했습니다. 장자여, 그만두십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십시오. 장자여, 뒷날에 틀림없이 스스로 아실 것입니다.”
장자가 말하였습니다.
“존자 아난이시여, 그 말이 누구의 말입니까?”
존자 아난이 말하였습니다.
“장자여, 나는 비구 대중들의 말을 전한 것입니다.”
장자가 말하였습니다.
“만일 존자 아난께서 다른 비구의 말을 전하셨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만일 존자께서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저는 매우 섭섭했을 것입니다. 존자 아난이시여, 만일 제가 이렇게 주고 이렇게 베풀어 모든 재물이 다 고갈된다 하더라도, 다만 제 소원이 이루어져 전륜왕의 소원과 같이 되었으면 합니다.”
존자 아난이 물었습니다.
“장자여, 어떤 것이 전륜왕의 소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