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악인에 대해서

[사랑말씀]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악인인 죄인을 용서할 수 있을까? 불의하고 악행을 일삼는 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무고하게 사람이 목숨을 빼앗고, 악한 야욕을 일삼는 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특권과 지위를 이용하여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전장에 몰아넣고 죽게하는 악행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가? 무력하게 죽을 수 밖에 없는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의 존엄성은 어떻게 되는가? 그들의 절망과 고통, 죽음의 아우성을 어찌해야 하는가?

  용서. 정의와 공정의 용서를 말합니다. 용서는 악인이 회심하고 회개하여 죄를 고백하고 다시는 그 죄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또 그 죄를 보속하며, 선과 정의의 길로 나아갈 때 마침내 용서가 아루어집니다.

  용서는 선과 진리, 정의와 공정이 결여되거나, 그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용서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악인인 죄인을 용서한다고 할 수 있지만, 용서는 하느님께서, 하느님 편에서 용서하는 일입니다. 사실 우리의 용서는 단편적이고 부분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가 악인이 아니고 죄인도 아닙니다. 그가 잘못을 하고 미흡하고 부족하여 잘못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악인으로서 죄인으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늘 미숙하고 부끄럽고 약한 본성에서 살아갑니다. 그런 인간인 우리는 그런 잘못과 부끄러움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 설령 그 잘못이 지속된다. 하여도 용서가 가능합니다. 우리가 선과 진리를 따르지 않거나, 정의와 공정이 결여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성과 약한 감정은 늘 허물과 부족함에서 우리를 새롭게 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용서란, 악인인 죄인을 지금 용서하지 않는 것이 용서의 길입니다. 특권이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남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그런 폭력을 행사한 사람이 그가 회심, 회개하고 다시는 그런 악행을 하지 않겠다는 개심과 보속을 할 때에 그를 최종적으로 용서합니다. 하느님께서 그때 당신의 진노를 거두십니다. 그때에 그가 하느님 앞에서 의로움을 얻는 것이며, 그도 그때에 구원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내가 지금 용서한다는 것은 그것은 선과 진리, 정의와 공정을 나도 걸어가고, 그도 걸어갈 때 이루어지는 것. 그런 용서의 정의와 그 흐름이 있을 때 이루어집니다.

  주님, 제가 당신 성령을 통하여, 그 은총을 통하여 용서의 길을 알게 하소서. 제가 더운 당신의 선과 진리를, 정의와 공정을 알게 하소서. 하느님의 진노에서 나와 너, 우리와 모두를 구하는 길에 앞장 서게 하소서.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진노에서 당신과 화해하게 하소서. 진정한 회개와 선을 위한 개심과 결심과 보속을 통해서 용서를 얻게 하소서. 악인을 용서하지 못함에서 자유로워지게 하소서.

  주님, 오늘 당신께 드리는 용서의 마음에서 제 스스로 선과 진리, 정의와 공정을 알게 하소서. 그렇게 기도하게 하소서. 선의와 진리로 노력하는 가운데 참 용서를 이루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