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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한달 동안 블로그 관리에 대해 소홀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본인이 그 기간에 유럽여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럽 현지에서 올리는 사진 외에는 다른 포스팅을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여행하는 사람들도 알다시피 하루종일 돌아다니다보면 피곤해서 빨리 잠들게 된다).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야 시간이 조금 남게 되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원래 유럽여행의 목적은 그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이 첫번째였지만, 본인이 순도 100% 축덕이다보니 부제로 "축덕의 해축투어"도 겸사겸사하게 되었는데, 첫번째로 소개할 경기장이 바로 독일의 최고 명문구단이자 넘버원 클럽이라고 자부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Allianz Arena)다.
알리안츠 아레나는 뮌헨 도심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가야하는데, 뮌헨 지하철 노선인 U6의 거의 종점인 Fröttmaning 역에서 하차하면 갈 수 있다(참고로 뮌헨의 U반은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S반과 달리 유료 노선도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본인이 여행할 당시에는 S반 일부 구간이 주말마다 공사하는 바람에 U반도 무료료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유레일 패스는 소지하고 있었고).
(알리안츠 아레나가 있는 정거장인 Fröttmaning역. 표지판에 "Arena"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이 바로 알리안츠 아레나를 뜻한다)
저 "Arena"를 따라 가면 다리를 건널 수 있고, 철창 너머로 알리안츠 아레나가 어렴풋이 보인다. 그리고 아스팔트가 깔린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알리안츠 아레나가 나에게 조금씩 수줍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뭐라는거야 이 구글거림은).
(멀리서 보는 알리안츠 아레나 전경)
알리안츠 아레나 외곽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메인 스타디움들 중 하나로 손꼽히며, 현재 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하여 그들의 지역라이벌인 TSV1860 뮌헨, 그리고 독일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으로도 사용하기도 한다. 야간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저 투명한 벽에서 빛이 나게 되는데, 바이에른 뮌헨의 홈경기가 있는 날에는 새빨간 불빛이 들어오게 되고, 1860 뮌헨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파란 불빛, 그리고 독일 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있는 날에는 새하얀 불빛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면 뮌헨 더비(바이에른 vs TSV1860)가 열리게 된다면? 빨강/파랑 불빛이 섞여서 나온다고 한다. 아쉽게도 1860 뮌헨이 2부리그에 속해있기 때문에 빨강/파랑 불빛이 섞여서 비추는 광경은 거의 보기가 힘들다(1860 뮌헨이 승격하지 않는 한). 재밌는 사실은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빛나는 이 불빛 때문에 교통사고도 제법 난다고 한다. 경기장이 도심 외곽에 있고, 주위에 고속도로가 있다보니 사람들이 넋놓고 알리안츠 아레나의 불빛에 빠져들다가 사고를 낸다고 한다(마치 독일 설화에 나오는 로렐라이의 언덕 빙의돋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알리안츠 아레나가 불빛을 뿜어내는 과정인데, 저 반투명의 벽의 재질은 놀랍게도 일반 비닐과 비슷한 신소재 제품이라고 하고, 그러한 신소재 비닐에 공기를 주입시켜서 저렇게 부풀렸다고 한다. 또한 경기장 외곽에 불을 켜는데, 총 245000개의 전구가 사용되는데, 이 전력을 한 시간 돌리는데 드는 비용은 고작 50유로라는 점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드는 비용이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도 채 안든다고 하니, 여기서부터 독일 사람들의 경제성, 효율성을 중시하는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아, 그리고 알리안츠 아레나는 투어가 3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경기장 투어 Only, 그리고 박물관 투어 Only, 나머지 하나는 이 두 가지 유형의 투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투어다. 본인은 경기장 투어 Only를 신청했는데(박물관 투어까지 패키지로 하기에 경제적인 부담이 워낙 커서... 가난한 유럽거지 ㅠㅠ), 경기장 투어 Only 할때 일반 성인 요금은 10유로, 13세 이하 아이들(연령대가 여기까지였나?)은 5유로, 그리고 그 외 할인적용대상이 되는 사람들(학생이라든지 65세이상 노인, 장애인 등)은 9유로씩 받는다(나는 국제학생증으로 9유로에 들어갔다). 그렇게 경기장 투어 티켓을 끊으면 영어가이드와 독일어가이드로 나뉘는데 독일어 좀 알아듣는다하면 과감하게 독일어 가이드에 도전해보아라.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 투어는 대충 이런 순서로 진행되어있다.경기장 외곽에서 알리안츠 아레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불빛 들어오는 원리와 저 부풀어져 있는 마름모꼴 물체의 소재 설명 → 경기장 내부로 들어가서 일반 관중석에 앉아서 경기장 내부 원리 설명 → W석 특성에 대한 설명 → 바이에른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커룸과 경기장 내부에 있는 미니 연습공간, 그리고 상대편 라커룸 → 프레스 센터와 챔스때나 분데스리가에 나오는 경기 입장하는 터널 → 대망의 피치 위 →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버스를 타고 들어오는 입구 식으로 설명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 내부이다)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 내부는 약간 돔(Dome) 형식 비슷하게 새둥지처럼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가 다 있다. 둥글게 모여있으면 큰소리로 내질렀을 때 메아리가 여기저기 사방으로 튕기면서 퍼지게 되는데, 내가 가이드투어를 할때 참가인원이 대략 30명 가까이였고, 이 사람들이 동시에 3초간 소리를 질렀을 때 그 소리가 몇십초간 사방으로 튕기면서 퍼졌다. 이 경기장 수용인원이 66000명이라고 하는데, 홈경기 매진을 자랑하는 이 경기장에서 66000명 바이에른 홈팬들이 90분 내내 서포팅을 한다면? 이건 부부젤라가 따로 필요가 없다. 원정팀에게는 그야말로 헬게이트가 열린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알리안츠 아레나가 독일 내 경기장에서 유일하게 3단으로 관중석이 나뉘어져있고(유럽에서 통틀자면 3단 구조 관중석이 뉴웸블리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캄프 누, 산 시로 정도 등이 있다), 그리고 지붕에 대형 스피커가 24대나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축구 경기 이외에 가령 대형콘서트를 여기서 연다 하더라도 음질상으로는 최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여기서 롤링스톤즈가 대형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한다. 또한 W석 1층 좌석(우리가 흔히 말하는 1등석)은 선수들이 벤치에서 앉는 히트시터로 깔려있다고 한다(1등석 시즌권 소지자를 위한 배려).
(여기는 알리안츠 아레나 내부이자, 바이에른 뮌헨 드레싱 룸으로 가는 복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대형 사진들이 걸려있다)
이 곳이 바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드레싱룸. 위에 걸린 사진과 그 밑에 매치된 좌석이 바로 해당사진의 선수들이 11-12 시즌에 해당 자리 드레싱룸을 사용했다고 친절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드레싱룸 옆에 하나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알리안츠 아레나 피치가 피치와 관중석 사이 공간도 있지만, 그 외 선수들의 몸풀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 위해 드레싱룸 옆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서 거기서 패스연습이라고 할 수 있게 선수들의 연습공간을 따로 마련해두었다고 한다(내가 알기로는 그러한 공간이 브라질 몇몇 경기장에도 있다고 들었는데, 예전에 호나우두가 나이키 광고 찍을 때 그러한 공간을 본 것 같다).
(여기가 바이에른 뮌헨의 상대팀의 드레싱룸)
드레싱룸에 대한 특징을 하나 밝히자면, 알리안츠 아레나 내에 설치된 드레싱룸은 총 4개다. 바이에른 뮌헨과 그들을 상대하는 상대팀, 그리고 TSV1860 뮌헨과 그들을 상대하는 상대팀, 이렇게 총 4개로 설치했다고 한다. 이 경기장이 바이에른 뮌헨만 쓰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곳이 피치로 나가는 터널. 현지가이드님의 탁월한 센스로 이 터널을 통과하기 전에 챔스 주제곡을 틀어준다)
(깔끔하게 정돈된 피치)
이것이 알리안츠 아레나 벤치, 저 시트는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에서 지윈했다고 한다. 알리안츠 아레나 벤치의 벽이 둥글고 탄탄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만든 이유가 선수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예를 들어 관중석에서 날아오는 물병 등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점으로는 선수들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겠지만, 단점으로는 자신의 팀들이 골을 넣어서 신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뛰어오르다가 머리를 부딪치면 꽤나 아프다는 점이다.
알리안츠 아레나 투어를 마치고, 나는 잠시 영국정원에서 자연인 행세를 하다가 뮌헨의 또 하나의 상징이기도 한 뮌헨 올림픽공원으로 가보았다. 알다시피 1972년 하계올림픽의 개최지였으나, 검은 9월 사건이라는 불미스러운 사건 또한 발생하기도 했었다.
(뮌헨 올림픽 주경기장, 지금은 뮌헨 일반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거의 모든 시설을 개방해놓은 상태다)
(과거에 바이에른 뮌헨이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올림픽슈타디온. 지금은 경기장 투어만 가능하다. 가격은 10유로)
뮌헨 올림픽공원을 가서 놀란 점은 많은 뮌헨 사람들이 올림픽공원을 찾는다는 점이다. 뮌헨 사람들의 공원이용문화가 상당히 발달되었다는 것은 익히 들었지만, 이 올림픽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주로 가족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데이트를 즐기러 오는 커플들이나 부대시설을 이용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나 나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남겼던 것은 바로 이 사진이었다.
과거 이 곳은 올림픽 실내경기장으로 사용했던 것 같은데, 현재는 뮌헨에 사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로 바뀌었다. 특히, 꼬마아이들이 축구연습을 할 수 있도록 미니축구장을 10여등분으로 나뉘어서 축구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고, 이러한 아이들을 지켜보는 학부모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왜 이것이 나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이냐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잠실 야구장 외에는 올림픽 경기장 활용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고 일반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계륵으로 전락한 잠실주경기장만 하더라도 그렇다. 올림픽 성지이나, 유지비가 많이 들다보니 그냥 어떻게 할 줄 몰라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고,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같은 대형콘서트가 아닌 이상 잠실주경기장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실내경기장들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뮌헨은 달랐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 일반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부대시설을 전면개방했다는 점이도 우리와 차이점을 보인다. 이런 점은 우리가 국내에 도입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작정 철거하고 새로짓고 하는 것보다 기존에 설치된 자원을 어떻게 실용적으로 활용해야할 지를 고려하는 게 먼저 아닐까?
알리안츠 아레나 투어와 뮌헨 올림픽공원을 다녀오면서 나는 독일인들의 경제성, 효율성을 중시하는 그들의 태도를 엿보았다(이런 것을 두고 우리는 독일 특유의 합리주의, 실용주의라고 표현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우리에게 있어서는 적잖은 지침서가 된다고 나는 자신하고 있고, 우리도 뮌헨의 이러한 모습을 따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효율성, 경제성이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시작하는 게 아닐까?
2012년 7월 22일, 뮌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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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자기 구장을 소유한 구단이 인천 말고 또 있나요?? 그런 구단들이 많아져야 뭔가 볼거리도 풍성하고 재정 자립력도 생기고 할텐데 ㅎㅎ 언제쯤 생길지 ㅎㅎ
제가 알기론 포항은 자기 구장 소유한 걸로 압니다. 전남은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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