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이에요_
삶과, 사랑과 그리고 당신과 하나인
제 아이가 7살이었던 전후 기간 동안, 아이의 유일한 소원은 자신을 포함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형아 누나들이 죽지않고 무한대로 사는 거였어요. ㅎㅎ
소중한 사람들과 언제까지고 함께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지요. 하지만 그 반대의 상황도 그려져서 아련하기도 했어요.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인데.. 멀지 않은 미래엔 제 아이도 느낌으로 경험으로 조금씩 알아가겠죠.
죽음에 대해 이렇게 자연스럽고 진솔하게 이야기 해주는 책이라니.. 몇 번이고 읽어보네요. 죽음이라고 하면 겁부터 나고 두렵고 피하고 싶은 주제인데, 옆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엄마 죽지마, 엄마 늙지마!” 습관처럼 말하곤 하던 제 아이와 같은 친구들이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에요.
나는 죽음이에요
저자엘리자베스 헬란 라슨출판마루벌발매2017.04.20.
양장본 48쪽 | 205*257mm | 337g
이미지-알라딘
죽음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책 표지만 본다면 섬뜩하거나 무서운 느낌이 아니라 다행이에요.
나는 죽음이에요. 삶이 삶인 것처럼 죽음은 그냥 죽음이지요.
죽음은 부드러운 털을 가진 작은 동물에게도, 긴 코를 가진 코끼리에게도, 그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동물에게도 모두 찾아가요.
새들이 눈 뜨기 전 일찍 찾아가기도 하고, 태양이 하늘 아래로 사라진 후 찾아가기도 해요.
죽음은 바다 위 물안개 속이나 한 줄기 달빛 속에서 나타날지도 몰라요.
어떤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그저 기다리며 불을 밝히고, 누군가는 그냥 지나가기를 바라며 문을 닫지요. 하지만 누구도 죽음을 피해 숨을 수는 없어요.
죽음은 오래 살아 주름이 많은 사람들을 자주 찾아가지만 한 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찾아갈 때도 있고, 작고 따뜻한 아이들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어떨 땐 아직 태어나지 않은 뱃속의 생명을 찾아갈 때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마주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죠. 고통스러울까? 한 줌의 재가 될까? 하늘로 올라가게 될까?
만약 죽음이 사라져 버리면 이 세상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삶과 죽음은 하나예요.
나는 죽음이에요. 삶과 하나이고, 사랑과 하나이고, 바로 당신과 하나랍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이들을 만나는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죽음의 솔직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중년의 시간을 살고 있는 이들은 하루하루 죽음과 더 가까워지고 있잖아요.(가는데 순서 없다곤 하지만요;;)체력 딸린다, 집중이 안된다 등등 앓는 소리도 자동으로 튀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더욱 충만하게 살아서, 언젠가 만나게 될 죽음 앞에 부끄러운 모습은 아니길 바라요.
이미 어둑해졌지만 남은 오늘 하루가 갑자기 아깝고 소중해지는 효과가 있네요~ 내일은 내일이고, 일단 오늘부터 꽉 채우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