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출발해 순창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광주에 잠깐들러서 월드컵 경
기장을 가보았다. 전주의 월드컵경기장 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듯했다.
전주의 경기장은 높게 뻗어있는 탑이 상징이라면 광주의 경기장은 부드러
운 곡선미가 상징인듯 하다. 그곳에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웅장한 위
용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의 초라한 모습을 느낄수 있었다.
그런후 나주를 지나 도착한곳이 지금내가 있는 이곳 목포다. 목포에 도
착 하자마자 제일먼저 간곳은 바다가 보이는 북항 이란곳 이었는데, 차가
너무 많아서 잠깐만에 다시 나오고 말았다. 나오는길에 내눈에 들어온 이
정표엔 유달산 이란 글자가 아로새겨져 있었고, 난 그이정표를 따라 유달
산에 오르게 되었다.
유달산에 올라서 제일먼저 간곳이 조각공원 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
도 없고 정적만이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공원을 산책하며 사색에
잠긴것도 잠깐,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게 정지된채 마
치 시간이 멈춰 버린듯 세상은 온통 고요 뿐이었다. 내가 다시 발걸음을
떼자 이름모를 산새 한마리가 갑작스런 나의 움직임에 놀란듯 불평을 늘
어 놓으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리고 모든게 정지됐다고 생각한 나를 비
웃기라도 하듯이 비둘기들이 일제히 울어된다. 주위들 다시 한번 둘러보
니 매점에 커다랗게 '비둘기 모이' 라고 적혀있다. 그걸 사다가 비둘기들
에게 나누어 주고, 공원내에 있는 관음사에 들러 산사의 향내에 취한채
잠시 휴식을 가진뒤 다시 내려오다 보니, 올라갈때 보지 못했던 조각작
품 들이 많다는걸 느꼈다. 그래서 다시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본건 절반밖
에 되지 않았다. 산책로가 지그재그로 되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한채
무작정 위만보고 올라간 결과다.
그 위치에서 다시 위, 아래, 좌, 우를 둘러보니 내가 서있는곳이 거의 공
원의 중심부인것 같았다. 조각상들은 여전히 뭔가를 암시하며, 나의 행보
를 주시하고 있었고, 나는 어찌해야 될지 혼란에 빠져 나또한 하나의 조
각품인듯 그곳에 굳어 버렸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했빛이 들지않
아 한기가 느껴져서 산위를보니 산그림자 속에 내가 서있음을 알았고, 그
래서 산위로 올라 가보기로 하고 길도없는 산을 올라 밑에서 봤을때 봉오
리라고 생각했던 바위 위에 오르니 그뒤에 더큰 봉오리가 나를 내려다 보
고 있었다. 망서림없이 또올라가 보았더니 그곳이 유달산 정상 이었다.
그리고 또 위를 올려다보니 그곳은 하늘뿐.... 이제 비로서 목포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인생 이란건 누구나 위를 보며 오르고 또 오르는 도전의 연속 이지만 가
끔은 자신의 옆과 아래도 한번쯤 둘러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