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 조 대표 , 인생 뭐 그렇게 힘들고 바쁘게 살아 . 대충 살아 ." 라고 충고하는 선배들이 계십니다 .
월요편지를 보고
제가 하는
일이 많다고
여기시는 모양입니다 .
저는 " 인생이
뭘까 ?" 늘
고민하고 삽니다 .
누구는 인생을
등산에 비유하기도
하고 누구는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 등산에
비유하는 분들은
인생은 여러
가지 산을
등정하는 것과
같다고 하십니다 .
이 산을
오르고 나면
더 높은
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산을 정복하면
또 다른
산이 나타나고
이렇게 몇
개의 산을
등정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였던
최고봉을 등정한다는
것이지요 . 그
산들은 자신이
설정한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
마라톤에 비유하시는
분들은 인생은
꾸준히 성실하게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주저앉지 않고
달리는 마라톤이라는
것이지요 .
그러나 인생이
등산이거나 마라톤이라면
너무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
그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지요 .
그러나 실제로
살아보면 인생은
그렇게 재미없지만은
않습니다 . 별거
아닌 일에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 어느
날 문득
인생은 " 이벤트의
연속 "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크고 작은
이벤트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 이벤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다소 힘들고
지루하지만 이벤트
자체는 재미있고
즐겁지요 . 그
이벤트가 끝나면
한동안 멍하지만
또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하고
준비를 하고
실행합니다 . 인생은 이런 이벤트의 연속이
아닐까요 . 이벤트는
목표와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 그저
가족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는
일도 이벤트일
수 있지요 .
매일 하는
일이지만 이것을
이벤트로 생각하고
기획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준비과정을
거쳐 이벤트로
승격시키면 그
자체가 기억에
남는 인생의
한순간이 됩니다 .
다리를 다친
누군가에게는 다시
걷는 행위가
큰 이벤트이고
앞을 못
보는 누군가에게는
수술을 통해
세상을 보는
일이 큰
이벤트입니다 . 걷고 보는 일은 우리들에게는 늘 있는 일지만 그들에게는 일생일대의 이벤트인
것입니다 . 우리가
사는 인생을
" 이벤트의 연속 " 으로
만들면 인생이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 좀
더 쉽게
말씀드리면 인생을
TV 프로그램 < 무한도전 > 의 연속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
저는 이렇게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이벤트를
하려고 궁리합니다 .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인생을
복잡하고 다양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
지난주 일요일 ,
또 한
건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였습니다 .
좀 주책없는
이야기라도 너무
나무라지 마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2016 년 2 월 14 일은
결혼 30 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
결혼 30 주년을
어떻게 이벤트화할
것인지 올해
초부터 궁리하였습니다 .
친구들을 불러
파티를 할까 ?
아니면 리마인드
신혼여행을 30 년 전처럼 제주도로 갈까 ?
이런저런 고민
끝에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리마인드
웨딩 사진
촬영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 쉽게 말해 < 결혼 앨범 > 을 다시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 다
늙어 주책없게
무슨 < 결혼
앨범 > 이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이처럼
재미난 일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
아내는 다시
웨딩드레스를 입어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는 모양입니다 .
지난주 일요일
2 월 14 일
10 시 청담동에
있는 웨딩
사진 스튜디오에
도착하였습니다 . 아내와 딸아이는 그 전날 골라 놓은 웨딩드레스를 다시
입어 보고
최종 선택을
하였습니다 . 저와 아들 녀석도 턱시도를 골랐습니다 . 이제는
얼굴 화장과
머리 손질
순서입니다 . 스튜디오 내
분장실에서 여자들은
1 시간씩 신부
화장을 하였고
남자들은 비교적
간단히 화장을
하였습니다 . 화장하는 사이에
2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 벌써 12 시가
되었습니다 .
먼저 캐주얼
사진을 찍는
순서입니다 . 미리 준비해온 청바지와 흰색
셔츠를 입고
스튜디오 내
세트장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 사진 기사가 요구하는 대로
포즈를 잡다
보니 30 년
전 결혼사진을
찍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 28 살 총각과 25 살 처녀가 일생일대의 대행사인
결혼식을 앞두고
가슴 설레며
포즈를 취하던
그 순간이
오버랩된 것입니다 .
2 시간이 지났나요 .
걸음을 재촉하여
야외촬영을 하러
경기도 기흥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
먼저 실내에서
다시 화장을
손보고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로 갈아입었습니다 .
저희 부부와
아이들이 정장을
하고 나란히
서보니 제법
그림이 나옵니다 .
딸아이는 웨딩드레스가
어울리는 것을
보니 결혼시킬
때 되었나
봅니다 . 아내와
저는 사진
기사가 시키는
대로 포즈를
취합니다 . " 여기에
앉으세요 . 아니
일어서는 것이
좋겠어요 . 고개를
제 쪽으로
돌리세요 . 웃으세요 .
신부는 잘
웃는데 신랑은
어색해요 . 신랑
더 활짝
웃으세요 ." 주문이
한도 끝도
없습니다 . 이런
식으로 얼마를
더해야 오늘의
이벤트가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 사진 찍는 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아내의 웨딩드레스에 달린
긴 베일을
날려 바람에
너울거리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
자 ! 이제는
야외 촬영
시간입니다 . 바깥 날씨는 거의 영하 10 도 . 어깨를
다 내어
놓은 아내는
걱정이 앞섭니다 .
그래도 야외
촬영은 필수 .
30 년 전에도
추웠습니다 . " 하필 왜 추운 겨울에 결혼을 하셨나요 ." 라는 질문이 여기저기서 쏟아집니다 .
마치 영화배우가
추운 겨울에
야외 촬영을
하듯 차
속에 아내와
딸아이가 입을
외투를 준비하고
보조요원이 동원되었습니다 .
야외 촬영
장소에 조명을
준비합니다 . 모두 사진 기사의 큐 사인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드디어
큐 사인이
떨어지고 남자들이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 . 여자들이
외투를 걸친
채 차에서
내립니다 . 그리고
자리를 잡습니다 .
막 사진
찍기 전에
외투를 벗깁니다 .
영락없는 영화
촬영장입니다 . 아내의 어깨에 소름이 돋습니다 . 바들바들 떱니다 .
입술도 파래지고
이러다가 감기
들 것
같습니다 . 굳이
이런 식으로
촬영을 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지만 이것도
이벤트요 . 추억입니다 .
야외에서 세
군데 장소를
옮겨가며 2 시간가량
사진을 찍었습니다 .
다시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 신랑신부 ( 新郞新婦 )
아니 구랑구부 ( 舊郞舊婦 ) 는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촬영을
준비합니다 . 부부끼리만 찍고
아이들과도 찍고
다양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 사진 기사가 신랑신부에게 턱에
주먹을 괴고
서로 마주
보라고 주문합니다 .
어색하지만 시키는
대로 포즈를
취하고 아내를
바라봅니다 . 사진을 찍느라 한참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으려니
신부화장을 한
아내가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
' 이 여자가
내가 30 년을
같이 산
여자인가 .' 화장
덕분인지 전혀
다른 사람같이
느껴집니다 .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
전에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싹터 오르고
리마인드 웨딩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내에 대한
재발견입니다 . 30 년 전의 아내를 다시 만난듯합니다 .
촬영이 거의
끝나갑니다 . 저는 사진 기사에게 그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 아내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 영화에서 보듯
남자가 무릎을
꿇고 여자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프러포즈하는 그
장면 말입니다 .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 사진 기사가 재미있게 연출을
합니다 . 처음에는
아내가 흥 !
하며 튕깁니다 .
그러다가 점점
관심을 보이고
드디어 프러포즈를
받아주고 입맞춤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
촬영을 마치고
나니 저녁
8 시입니다 . 거의
10 시간을 촬영한
것입니다 . 지칠
만도 한데
원해서 한
일이라 아직도
힘이 남아돕니다 .
이벤트는 이런
면이 있나
봅니다 . 제
인생에 또
하나의 특별한
이벤트가 끝이
났습니다 . 이
이벤트의 여운이
길지 않을
것임을 이미
잘 압니다 .
저는 또
다른 이벤트를
꿈꿀 것입니다 .
이렇게 인생이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
여러분의 인생은
어떤 이벤트로
만들어지시나요 . 이달이 가기 전에 추억에 남을 이벤트 하나 준비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
2016.2.22. 조근호 드림
카페 게시글
세상사는 이야기
결혼 30주년, 리마인드 웨딩사진 촬영(조근호의 월요편지)
이생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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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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