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주룩주룩 바람까지 불며 비가 내렸는데 어젯밤까지만 해도 기온이 30도를 넘어서 후텁지근 했지만 인터넷으로 자그레브의 오늘 날씨를 검색해 보았더니 흐리고 저녁때는 자정까지 비소식이 있고 기온이 10도 초반으로 뚝 떨어진다고 예보되어 있었다.
숙소인 Hotel Panorama Zagreb에서 창밖을 내려다 보니 창문에 빗방울이 방울방울 맺혀서 흘러 내리고 주변 전경이 우중충해서 꼭 봄비가 내리는 날씨같은 느낌마져 들게 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에 앞당겨서 대충이나마 시내관광을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날이 밝자마자 호텔주변을 산책했었을 텐데 비가 내려서 포기했다.
오늘은 느긋하게 11시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서 시내관광을 하기로 해서 그런지 이른 아침에 식당에서도
한팀밖에 보지 못했다.
아침식사 제공을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라고 해서 식당문을 열장마자 갔으니까 중간에 참으로 한번 더 먹어도 될것 같다.
여행와서 여행을 못하고 방구석에 박혀 있는것이 제일 처량한데 멀리 해외에 나와서 그러면 여러가지로 억울하다.
그렇다고 가까운곳도 아니라서 다시 오고 싶어도 냉큼 올수가 없는곳인데 빨리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식사후에 비가 내리고 모이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밖에 나가지 못하니 침대 위에 누워서 휴대폰으로 어제 여행했던 내용들을 정리할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호텔주변을 돌아 다니며 시간을 보낼수가 있었을텐데 방안에 가만히 틀어 박혀 있으려니 답답했다.
오늘 일정은 반 옐라치 광장, 자그레브 대성당, 성 마르코 성당을 다시 구경하고 자그레브 근처의 작은 마을인 사모보르로 이동해서 자유시간 및 저녁식사 후에 공항으로 이동한다는데 당장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제 저녁때 무더운 날씨었지만 가이드를 뒤쫒아 다니며 대충이나마 구경해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것 같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전 10시50분 파노라마 호텔에서 짐을 챙겨 가지고 버스로 출발해서 어제 저녁때 잠깐동안 둘러 보았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Zagreb City) 성모대성당 입구에 도착해서 돌아 다니다가 정오에 대성당 건너편에서 현지식으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했는데 가이드가 말하기를 샐러드에 돈까스가 나오고 후식 대신에 맥주나 콜라등 음료수가 제공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실제 나온것은 닭 가슴살을 튀긴것이 나와서 먹지 않았다.
어제 점심에는 닭 가슴살이라고 미리 말해서 식당에서 매니저에게 물고기 튀김으로 변경할수가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돈까스라는 말에 칼로 자르고 보니 이상해서 종업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닭고기라고 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 점심에도 또 닭 가슴살이 나오다니...
점심식사가 끝나고 3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지만 계속 비가 내리고 기온까지 10도 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초겨울 날씨처럼 쌀쌀해 져서 미처 두꺼운 옷을 입지 않고 나갔던 아내는 춥다고 말해서 시내를 돌아 다니지 못하고 성당 내에서 있기로 하고 나 혼자만 돌아 다녀야 했다.
자그레브 시내 자유관광이 끝나고 오후 4시쯤 모여서 공항으로 가는길에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자그레브 근처의 작은 마을인 사모보르에 들러서 자유관광후 오후 5시에 현지식으로 큼직한 스테이크로 저녁식사를 했는데 양은 많았지만 고기가 질겨서 잘못하면 치아가 망가질것 같아서 남겼다.
사모보르 마을에서 자유관광중에 때마침 마을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친지들과 마을사람들이 신랑신부와 함께 마을 한가운데를 돌며 축제 분위기여서 나도 구경가서 사진을 찍었더니 환영해 주어서 나도 함께 그속에서 어울리며 잠시나마 축하해 주었다.
자그레브 공항에서 저녁 10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15분 지연된다 더니 30분이 넘어도 이륙을 하지 않더니 11시가 되어서야 이륙을 했다.
영화를 켜놓고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지 아내가 흔들어 깨어서 일어나 보니 새벽 1시 쯤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나왔는데 오랜만에 비빔밥을 먹었더니 뱃속이 니글거리는것 같아서 속이 칼큼하게 고추장이 더 매웠으면 좋았을것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