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의 동의보감촌
2017/07/05-06(1박 2일)
구형왕릉-유의태 약수터-왕산사지-지리황식당-구형왕릉-유의태약수터-호텔 첵크인-엑스포 기념관-1박-허준 둘레길-기 수련원-동의본가-구암루-점심-족욕-수선사-귀가
남해의 두 친구와 오랜만에 일정을 잡아 동의보감촌에서 1박2일을 보냅니다. 12시에 지리황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의외로 점촌에서 김천을 경유하여 3번 국도를 달리니 예상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그동안 미리 구형왕릉과 유의태 약수를 찾아봅니다. 옛 가야의 흔적이 스린 왕산은 백두대간의 정기가 지리산까지 내려와 다시 작은 봉우리로 뭉쳐진 기의 산실이라고 합니다.
왕산 등산로
가락국(금관가야) 제10개 구형왕릉은 특이하게 피라밋 형으로 크고 작은 돌로 높이 7여M 하단이 25m이며 동쪽 4단에 가로 세로40CM 깊이 60Cm의 석문이 있습니다. 구형왕은 김수로왕의 10대 손인 양왕의 별칭이라고 합니다. 가락국이 신라와의 전쟁이 나기 전 백성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법흥왕에게 나라를 선양하고 지품천 방장산(지리산) 속의 태왕산에 들어와 살다가 죽으면서 나라를 내준 까닭에 '돌무덤에 묻으라.'는 유언에 따라 만든 능이라고 합니다.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의 진퇴는 역사의 중심에 선 사람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가락국 마지막 왕 10대 구형왕릉과 능으리지키는 호릉각
유의태 약수터로 가는 길옆에는 왕산사지가 있습니다. 깨진 기와장이나 주춧돌임즉한 돌이 여기 저기 굴러 다니고 건물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는데 절이면서 왕궁이었던 터만 넓직하게 남아 있어 당시의 규모를 가늠해볼 뿐입니다. 우리의 지난 역사들은 한낱 바람인 것입니다. 불고 간 자리는 흔적이 없으니.
왕산사지이면서 수정궁터
왕산사의 부도탑
예약만 받는 왕산 기슭의 촌 식당의 산채정식은 자연을 한아름 안겨 줍니다. 갖가지 지리산 자락 산채에 밭에 나는 채소로 만든 반찬들은 인공이 가미된 입맛을 잠시나마 자연으로 돌리는 것 같습니다. 참 정갈한 밥상입니다.
지리황 식당의 밥상
구형왕릉에서 내려오다 주차장을 지나 오른 쪽으로 왕산을 오르면 약 2Km 지점에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가 탕약을 끓이는 물로 사용했다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프라스틱 표주박아지로 한잔 마시니 열기로 후끈거리는 온몸이 서늘해 집니다.
유의태 약수터
동의보감 둘레길로 가꾼 산악 등산로의 가로수는 고로쇠 나무가 줄을 서 있습니다. 참 아름다운 길입니다. 이름난 약수에 걸맞게 꾸민 길을 하루 종일 걷는다 해도 싫증이 나지 않을 것 같은데 빽빽하게 짜여진 일정은 많이 보여 주고 싶은 지인의 마음이 들어 있어서 살짝 맛만 보고 돌아 설 수밖에 없습니다.
고로쇠가 빼곡히 터널을 이룬 산보길
유의태 약수터 가는 길
구형왕릉을 배경으로
오후 3시에 첵크인 하는 호텔이기에 오전을 둘레길 여기저기 탐방하고 오니 열기가 대단합니다. 호텔에 들어가서는 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달궈진 대지는 숨을 헉헉하게 만드니 오후는 방안에서 바깥 열기를 차단하고 잠시 숨을 고릅니다.
숙소인 한방 가족 호텔
더위가 조금 가신 늦은 오후에 엑스포 기념관을 둘러 봅니다. 물놀이 장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꽤높은 곳에 있어 멀리 산의 물결까지 시야에 보태주니 천상의 물놀이장이 아닌가 합니다.
물놀이장을 지납니다.
조형물도 지납니다.
소나무의 힘찬 기상
도전리 마애불상군은 4단 구성에 불상 32기라고 알고 있었으나 새로운 연구로 6단 구성에 36기의 불상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옛 선인들이 새긴 불상은 신라말과 고려 불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니 오랜 기간에 걸쳐 조성된 거라고 추정할 수 있답니다.
도전리 마애불상군 모형
액스포 기념관 뒤 금거북
액스포 기념관 앞 약초 전시장
저녁식사는 산채 샤브샤브로
져녁 식사를 마치니 어둠이 퍼집니다. 야외공연장에서 오작교 아리랑이란 해학극이 공연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휘엉청 밝은 달빛 아래 펼쳐지는 극을 관람합니다.
달과 그리고 공연
공연구경을 마치고 호텔 옥상의 카페에서 지리산 쪽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을 안고 간단하게 시원한 팥빙수와 생맥주 한잔씩 하면서 하루를 닫습니다. 열기가 대단할 아래 세상을 생각하니 지인들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호텔 옥상 카페
호텔에서 아침 부페 식사를 하고 짐을 싸서 첵크 아웃하고 짐은 차에 두고 허준 산보길을 걷습니다. 텍크로 잘 조성된 길을 따라 가니 솔향이 또하나의 신선함을 선물합니다. 군데군데 정자 쉼터가 있고 사슴 목장이나 약초 군락들은 향기와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다만 폭염이 기승을 부려 숲을 나오면 힘겹게 하지만 대부분 숲길이니 여름을 피하는 것입니다.
잘 정비된 텍크 산보길
허준의 테마물도 곳곳에
스승과 제자의 참된 인연을 보여준 유의태와 허준. 살아서 당신이 습득한 모든 걸 제자인 허준에게 내주고도 모자라서 죽어서 당신의 몸을 해부하라신 스승을 눈물로 해체한 제자의 모습에 숙연해집니다. 오늘날 우리는 참 스승이랄 수 있는가. 교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더욱 가슴을 뜀박질하게 합니다. 그래서 허준은 명 의학서인 동의보감을 지어 스승을 길이 남긴 것입니다.
스승의 몸을 해부하는 장면
소나무 숲을 지나 기 수련장으로 갑니다.
기수련장 앞의 도로와 지붕 덮인 산책로
기 수련장 동의전
수련장 옆의 정자에서 본 좌우 풍경들
기 수련장에서 기를 주는 바위 세가지 석경, 귀감석, 복정석을 둘러 봅니다. 세가지 바위를 안으면서 기를 받았으니 건강하게 살아 갑시다.
기를 주는 석경
귀감석
복정석
다시 산보길을 따라 내려 옵니다.
디딤돌 산보길
황토색 시멘트 산보길
무릉계곡과 구암정
점심은 산보 때문에 늦어져서 오후 두시가 넘었습니다. 삼계탕과 인삼정식입니다. 온갖 산채에 달랑 작은 싹 산양삼 하나 넣고 비비니 그래도 삼향이 입안 가득입니다.
점심은 보양식으로
불로문
족욕 30분
길 위에서 만난 사람이 동의 보감촌을 내려가면서 수선사라는 절 구경을 하라고 알려 주기에 수선사를 찾습니다. 일주문부터 참 특이합니다 문도 아닌 것 같은 일주문에 걸린 현판은 如如門이란 서각현판이 걸려있습니다. 여여문이란 본래 그대로여야 하는 마음이 비워지지않아 참에 어긋나기 시작하여 그 작용의 끝이 어마어마하게 어긋감을 경계한다는 문이랍니다. 우리는 정말 애초에 아무 것도 쥔 것없이 이 세상에 와서 차츰 한줌 한줌 더 가지려고 하지만 본디대로 다시 고향가듯 돌아감을 잊고 삽니다. 不二나 如如나 다 우리의 본디 마음을 깨우치는 게 아닐까요.
작은 문이나 큰 여여문
일주문을 지나 어설픈 돌 계단을 올라서면 하얀 연꽃이 가득한 연못과 나무 다리 그리고 그 옆의 현대식 건물을 만납니다. 어찌 보면 팬션과 같은 템플 스테이와 옥상 카페입니다.
연못과 카페가 있는 템플 스테이
다시 한 단을 올라서면 본절인 대웅보전이 산아래 자리잡고 잔디와 그리고 바로 정랑이 오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복잡하고 화려하지도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잘 정돈되어 참 큰 화원같은 느낌을 누구에게나 선사합니다.
대웅보전과 뜰악
대웅보전이 거느리고 있는 부속건물들
움푹 파인 자연석에 고인 물은 하늘을 담고 작은 천지를 연상시키고자 한답니다. 높지 않은 탑과 뜰악의 작은 연못, 소나무 두그루들이 각자 꼭 있을 자리에 있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잡습니다.
돌 위의 연못 작은 천지
베롱나무 연등앞에서
주지 스님이 카페에서 빙수를 나른다. 시원한 빙수를 먹으면서 묻는다.
'혼자 절을 가꾸느냐?'고
'둘이면 뜻이 어긋 날 수 있고 혼자하니 이룰수 있다.
우리는 혼자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모르고 살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한다.'고 한다.
둘이면 내가 일할 때 남이 일 안 하면 눈쌀 찌푸릴 걸,
또한 상대도 마찬가지인 걸.
그런 것 같습니다. 한사람의 힘이 참 크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17/07/07
문경 아침도시의 산돌
첫댓글 순임씨하고 갔네... 좋겠다
야 그러지 말고 연락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