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자료에 의하면 철도사고는 과거에 비하여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시설장비의 개량과 교육훈련, 제도개선 등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모역 무궁화호 열차탈선, 관악역 송전고장, 전동차 고장 등이 이어져 안전지킴이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언론매체를 통해서 안전이라는 단어는 어느 때보다도 자주 접하고 대하지만 진정 개인으로 돌아오면 그것은 남의 일이 되고 만다. 사고 발생 당시에는 떠들석하게 의욕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지만 틈새를 노리는 사고는 어김없이 뒷통수를 치고 있다. 그것도 유사한 동종사고들이...
사고는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고, 원인은 규정과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다. 따라서 사고방지를 위해 규정과 수칙을 지키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고는 예방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규정과 수칙을 잘 지키면 상당한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간부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점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발생된 사고를 조사해 보면 동일한 원인에 허탈감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문제는 평소의 업무관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업자는 안전한 행동을 하지 않고 위험한 행동으로 일을 쉽고 편하게 빨리 마쳤을 때 간접적으로 보상심리를 맞보게 된다. 위험한 행동은 모두 사고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학습된 행동은 반복되면서 위험한 행동이 일상화 된다. 작업자를 지도 감독하는 간부 또한 일을 무사히 빨리 처리했다는 것 만으로 직원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격려하게 된다. 위험한 행동에 대한 왜곡된 보상이 직원들에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사고의 요인들이 경합하게 되면 사고는 피할 수가 없게 된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작업자나 감독자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 전에도 그렇게 했고 그 때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경험에 의존하여 사고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원인을 찾지 못하면 운이 나빠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위험한 생각은 자신의 잘못을 수정하는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되어 사고는 반복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깨어있는 간부라면 일을 빨리 한 것에 대한 칭찬에 앞서 어떻게 작업했는지를 따져 위험한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해주게 되면 작업자는 ㅇ불안전한 행동을 수정할 기회를 갖게 되고 따라서 안전한 작업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말하면 사고가 발생한 후 조사과정에서가 아니라 평소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규정과 수칙에 의한 안전한 작업에 대해서는 칭찬 등의 보상이 따라줘야 안전한 행동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평소의 작업방법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한 행동을 묵인하는 위험한 생각과 문화가 지금처럼 사고가 이어지는 불행을 초래하는 결과라 생각한다.
안전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것을 이해했다면 어떻게 안전한 행동을 하게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여야 한다,
이 시점에서 철도사고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원인 규명의 기법과 이론이 정립되어야 한다. 사고의 원인 규명이 소홀하다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 보여진다. 또한 안전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고 나아가 안전을 무시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며 결국에는 사고의 원인과 결과 처리에 있어 진실을 왜곡하고 오염된 안전의 감각으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나라는 희노애락을 받아들이거나 일상의 관습을 표현하는데 있어 매우 민감하고 그 방법이나 형태도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형용사도 매우 다양하게 발달되었다.
그런데 안전에 대한 감각이나 위험을 느끼는 정도는 매우 약한 것 같다. 철저해야 할 안전에 대해 너그럽고, 설마 하는 요행으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고정된 생각이 바뀌지 않는 것이다.
그 동안 급속한 경제 발전과 SOC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되든 자기만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보다는 나를 중시하는데서 오는 이기주의적인 발상이 오늘 우리의 안전문화를 취약하게 하는 것이다.
안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중시하는 인본주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나의 잘못 뿐만 아니라 타인의 잘못으로 직원과 승객의 생명, 재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이 잡히게 되리라 생각한다.
첫댓글(평소의 작업방법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한 행동을 묵인하는 위험한 생각과 문화가 지금처럼 사고가 이어지는 불행을 초래하는 결과라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위험" 이지만 작업자가 개인적 주관적으로 "그렇게 해도 괜찮더라!" 하는 인식을 갖는것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첫댓글 (평소의 작업방법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한 행동을 묵인하는 위험한 생각과 문화가 지금처럼 사고가 이어지는 불행을 초래하는 결과라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위험" 이지만 작업자가 개인적 주관적으로 "그렇게 해도 괜찮더라!" 하는 인식을 갖는것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어떠한 사고사례 보다도 예리하게 분석하여 놓은 듯 합니다. 두어번 정독하였으나, 수시로 읽어 보아야 할 가치를 느끼며, 나를 포함한 우리모두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글입니다. 사고에 대한 분석에 앞서 사고예방을 위한 안전관리가 최우선이겠지요.
감사합니다. 아직은 과학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이론입니다. 더욱 과학화 체계화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