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의 가장 대표되는 성질로 매운 맛을 들 수 있는데, 이 매운맛은 고추장에서부터 비롯된다. 원래 고추장은 고추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16세기 이후에 개발된 장으로 조선 후기 우리의 식생활 양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고추는 임진왜란을 전후로 일본에서 전해졌다고 전해지는데 '고추'라는 이름은 후추와 비슷한 매운 맛을 가졌다고 해서 '매운 후추'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추장 담금법에 대한 최초 기록은 조선 중기의 <증보산림경제>(1766년)에 기록되어 있다.
막장과 같은 형태의 장으로,여기에는 고추장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말린 생선, 다시마 등을 첨가한 기록이 있다. 뿐만 아니라 영조 때 이표가 쓴 <수문사설>(1740년)의 '순창 고추장 조법'에는 곡창지대인 순창 지방의 유명한 고추장 담금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전복■큰 새우■홍합■생강 등을 첨가하여 만들며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순창 고추장은 예부터 나라 임금님께 진상 할 정도로 그 맛이 우수하며 현재까지도 그 뛰어남을 인정 받고 있다. 그리고 <역주방문>(1800년대 중엽)의 고추장 담금법에는 보리쌀을 섞는 고추장 담금이 보여지며, 청장을 이용하여 간을 맞추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규합총서>(1815년)에 기록된 고추장은 좀더 진보된 형태로서, 고추장 메주를 따로 만들어 담그는 방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방법 등 현재의 고추장 담금법과 같은 방법이 사용되었으며, 꿀■육포■대추를 섞는 등 현재보다 더욱 화려한 내용의 고추장 담금법을 제시하고 있다.
소금 대신 청장으로 간을 맞추는 방법은 보다 질이 좋은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이라 하겠다. 그 이후 점차적으로 고춧가루의 사용량이 늘어나 현재와 같이 만들어 지고 있으며 청장을 이용하여 간을 맞추던 방법이 점차 소금물로 바뀌어, 현재는 소금물로 간을 맞추는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 고추장의 종류
1)찹쌀 고추장 : 찹쌀가루를 주원료로 엿기름에 메줏가루, 고춧가루 등을 넣어 버무려 소금으로 간하여 담근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멍떡을빚어 익반죽하여 멍울을 잘 풀어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담고, 엿기름은 사용치 않는다. 윤기가 나고 매끄러워 고추장 중 으뜸이나 윤집(초고추장)을 만들거나 색을 곱게 내야 할 때 주로 사용한다
2)밀가루 고추장 : 가장 손쉽게 담그는 고추장으로 밀가루를 엿기름물로 풀어서 두웠다가 불에 올려 노릇하고 맑게 될 때까지 달인 후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담근다. 찌개나 무침, 장아찌 박는 데 쓰인다.
3)멥쌀 고추장 :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라는 기본적인 재료에 찹쌀가루를 섞어 만든 찹쌀고추장에 멥쌀을 섞어 담근다
4)보리 고추장 : 충청도지방에서 많이 담그는데, 보리쌀을 깨끗이 씻어 가루로 빻아 시루에 진 다 이것에 끓여서 식힌 물을 섞고 다시 시루에 넣어 더운 방에 놓고 띄운다. 하얗게 곰팡이 폈을 때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항아리에 담는다. 분량은 보리 2말에 고추 10근 정도이다. 보리고추장은 엿기름을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5)수수 고추장 : 소금물과 수수가루로 죽을 쑤고 여기에 메줏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은 후 소금으로 간을 하여 담근다
6)팥 고추장 : 멥쌀로 흰무리를 찌고, 콩과 팥은 푹 삶아 절구에 찧어 반대기를 만들어 고추장을 담근다
7)약 고추장 : 진주, 전주에서 주로 담그며 '엿꼬장'이라 하기도 한다. 고추장에 물엿과 황설탕, 끓인 엿물을 더 집어 넣어 윤기나게 만드는 방법으로 육회를 찍어먹거나 비빔밥에 넣어 먹는다
8)고구마 고추장 : 고구마고추장은 삶은 고구마에 엿기름을 넣어 삭힌 것을 삼베자루에 넣어 자서, 이 물을 엿 달이듯이 졸여서 고춧가루, 메줏가루, 소금을 넣고 만든다. 주로 경상도지방의 화전 민이 담근다
9)마늘 고추장 : 찹쌀가루, 마늘 다진 것, 누룩, 고춧가루를 넣어 담근다.
10)무거리 고추장 : 메줏가루를 만들고 남은 무거리와 보릿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어 담는데 찌개 고추장으로 주로 쓰이며, 맛이 새큼하고 달다.
3. 고추장의 효능
고추장은 콩에서 얻는 단백질과 구수한 맛, 찹쌀■멥쌀■보리쌀 등의 탄수화물 식품에서 얻어지는 당질과 단맛, 고춧가루로부터 붉은 색과 매운맛, 간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 간장과 소금의 짠맛이 모두 한데 어울린, 조화미가 강조된 영양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식품이다.
영양분 제공
고추장에는 간장이나 된장에 못지 않게 영양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는데 단백질, 지방, 비타민B2, 비타민C, 카로틴 등과 같이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및 항암효과
또한 고추장에는 매운 맛을 내는 펩사이신 이라는 성분이 있어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비위를 가라 앉히고 안정감을 주며, 땀이 나도록 하여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시킨다. 그리고 항돌연변이 및 항암 효과도 있음이 밝혀졌는데 이는 고추장이 생리 활성화와 항산화 물질 등을 함유하고 있는 메주와 찹쌀, 고춧가루 등의 기본 원료와 발효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4. 고추장 만들기
고추장은 담그는 시기는 지방마다, 집집마다 틀리긴 하지만 대개 3,4월 이전과 가을에 많이 담그는데, <농가월령가>(1861년) 중 '삼월령'을 보면 "인간의 요긴한 일 장 담그는 정사로다.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다.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어"라고 나온다. 이를 보면 선조들은 삼월에 고추장을 담그었음을 알 수 있다.
1. 찹쌀을 깨끗이 씻어서 물에 12시간 정도 불려 가루로 빻는다.
2. 분량의 물을 끓여서 45~60■ 따뜻하게 식힌 후 엿기름 가루를 풀어 잠시 두었다가 손으로 주물러 체에 걸러서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엿기름물은 가라 앉힌다.
3. 큰 솥에 엿기름물의 맑은 웃물만을 따라 붓고, 찹쌀가루를 곱게 푼 다음, 불에 얹어 45■정도(따뜻한 정도)로 데워지면 불을 끄고 내려 그대로 둔다. 약 30분 정도 지나면 찹쌀가루가 삭아서 묽어진다.
4. 3을 불에 올려서 한소끔 끓으면 불을 약하게 하여 30분 정도 졸여 약 1/3 정도가 되도록 한다.
5. 넓은 그릇에 쏟아서 식힌 후 여기에 메주가루■고춧가루를 넣고 고루 휘저어 섞어 하룻밤 둔다. 다음날 분량의 소금을 넣고 고루 저어 간을 맞춘다. 소금은 고추장 담그는 시기에 따라 더 넣기도 하고 덜 넣기도 한다.
6.고추장을 항아리에 8부 정도 담고 위에 웃소금을 뿌린 다음, 얇은 헝겊이나 망사를 덮어서 햇볕에 놓고 익힌다.
< 만드는 법 >
1. 밀가루로 풀을 쑤어서 60■ 정도로 식힌다.
2. 식혜를 만들 때와 같은 방법으로 엿기름물을 만들어 체로 걸러서 준비한다.
3. 밀가루죽과 엿기름물을 오지그릇에 담고 고루 섞어 뚜껑을 덮어서 30분 정도 삭힌다.
4. 단맛이 나면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 고루 버무린 다음 소금을 여러번 나누어 간을 한다.
< 만드는 법 >
1. 24시간 물에 불린 보리쌀을 시루에 잘 익도록 찐다.
2. 찐 보리쌀은 1시간 30분 정도 식혀 코오지균을 고루 혼합하여 널어 띄운다. 코오지는 18~22■가 적정 온도로 14시간 동안 덮어두면 노란 색으로 황국균(Aspergillus oryzae)이 난다.
3. 황국균이 나면 ②를 제분(製粉)하여 간장, 설탕물, 소주 순으로 고루 혼합하여 40분간 끓인다.
4. ③의 재료를 1시간 정도 식힌 후, 고춧가루를 혼합하고 싱거우면 소금간을 한다.
* 고추장용 메주 담그기 *
고추장용 메주는 콩을 삶은 후 빚을 때 보통 메주를 만들 때 보다 크기를 작게 하여 방바닥에 볏짚을 깔고 말린다. 이렇게 해서 겉면이 마르면 메주 사이에 짚을 켜켜이 놓고 나무상자 등에 담아 따뜻한 곳에 두어 발효시킨다. 한 1주일 정도 지나 메주에 곰팡이가 피면 볕에 말렸다가 다시 상자에 넣어 한 번 더 발효시킨 후 말리는데 이를 2~3차례 반복한다. 보통 3주일 정도 지나 다 뜨면 바싹 말린다. 고추장용 메주는 간장용 메주보다 덜 띄우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