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섭의 <신의 희작-자화상>을 읽었습니다. 실제 손창섭의 아내인 지즈코여사는 이 글에 나오는 S의 아내와 이름이 같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괜한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하지요.~「내가 만난 손창섭」/정철훈~ 그래도 여전히 어디까지가 진짜 손창섭 자신의 이야기인지 궁금해하며 글을 읽게되는군요. 이 작품 속 S의 기이하고 비정상적이라 할수있는 행동과 의식을 읽어나가다보면 손창섭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특히 남자들에 대해 이해하기 좋은 건 확실한듯합니다. S와 지즈코가 해후한 곳은 부산 어디쯤이었을까? 영도다리였을까? 국제시장이었을까? "만수사가 있는 뒷산에 올라가, 그런 얘기를 마치고 난 지즈코는~" 남편에게 울며 그동안 있었던 여자로서 겪었던 파란만장한 사연을 털어놓았던 곳은 어디였을까요? 최근에 동구 이바구길이다 산복도로 르네상스다해서 핫한 곳인 금수사라는 절 부근과 절이 있는 뒷산에 갔다온 적이 있어서일까요?
<신의 희작>을 보니 만수사는 금수사이고 만수사가 있는 뒷산은 구봉산을 모델로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실제 금수사 일대는 6.25때 부산에 내려온 피난민들이 언덕배기에 판자집을 짓고 정착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전쟁당시 금수사 경내에는 피난민 수용소까지 있었다합니다. 제가 올라가본 구봉산(또는 구계산)은 높은 건물에 가려지고 매립이 많이되긴 했지만 부산항과 부산역을 중심으로 한 부산시내가 다 내려다보이더군요. 손창섭은 피난살이때 부산 어디에서 살았을까요? 이 금수사 일대에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구봉산에 올라 부산시내를 내려다보며 피난지 부산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들 중 하나를 구상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남산에 앉아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던 손창섭의 사진이 오버랩되면서) 부산이 등장하는 손창섭의 작품들 속 공간은 어디쯤일까요? 교과서에도 실렸다는 <비오는 날>의 공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걷다」/조갑상/산지니~ 책에 나와있습니다. 손창섭 작품 차근차근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