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답사 : <풍기역> 그리고 <희방사역>
1. <풍기역> 앞은 온통 ‘인삼’과 관련된 상점들이다. 마침 방문한 날이 ‘화’요일이어서 인삼시장은 휴점이었다. 거리가 넓고 여유롭다.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풍기역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멀리 산동네가 눈에 들어왔다. 그 곳으로 이동했다. 보통의 산동네와는 다르게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아마도 사과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길인 듯 싶었다. 산동네 위에서 풍기읍을 바라본다. 인삼과 사과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는 여유로운 고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풍기역 앞에서는 혼자 식사하기에 불편했다. 보통 유명 관광지나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1인 여행객에게는 불편하다.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다. 식당의 불친절은 대부분 이런 지역에서 경험했다. 꼬막으로 유명한 <별교역>이나, 산타마을의 <분천역>과 같은 곳에서 말이다.
2. <풍기역>에서 소백산 자락에 있는 <희방사역>으로 이동했다. 이름처럼 산을 끼고 서있는 이 역은 남다른 매력을 지닌 곳으로 알려져 있다. 희방사역으로 이동하는 길은 정면으로 소백산을 바라보며 여유와 낭만을 동반하며 넓은 시야를 두고 걸을 수 있다. 길은 일반도로이지만 차가 많지 않아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봄이 오고 있지만 멀리 보이는 산은 여전히 하얀 눈을 보존하고 있었다. 그곳은 아직도 겨울이었다. 1시간 조금 넘자 ‘희방사역’ 안내가 보인다. ‘희방사역’과 주변 마을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소박하지만 정감있는 곳이었다. 역은 폐역이 되었지만 관광자원으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었다. 역 옆에 ‘죽령마루’로 향하는 ‘죽령옛길’ 안내가 보였다. ‘다자구야’ 할머니로 유명한 ‘죽령’을 향해 걸었다.
3. ‘죽령옛길’은 이름 그대로 특별하게 길을 만들지 않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걸음 속에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연결로 이어져 있다. 길은 험하지 않고 경사도 높지 않았다. 천천히 여유롭게 오래된 자연 속으로 걸어가면서 소박한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길이었다. 특별한 아름다움은 없지만 인위적인 요소가 배제되어 있는 자연스러움 때문에 길은 걸을수록 좋은 느낌을 주었다. 희방사역에서 죽령마루까지는 약 2.4km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희방사역과 ‘죽령옛길’은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한 여행객에게 좋은 선택지일 듯싶었다. 죽령에 오르자 단양과 영주의 경계선이 나타났다. 죽령에는 소백산의 속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들이 안내되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온 날에는 많은 탐방객들이 길을 예약하고 걷는다고 한다. 압도적이지 않으면서도 청량한 눈과 경치를 제공하는 소백산 매력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죽령에 오르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마침 ‘단양’쪽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여행은 계획하지 않는 일이 연결될 때 더 흥미롭다. 풍기로 돌아가지 않고 단양으로 이동했다. 어차피 그 곳에도 ‘기차’는 서니까 말이다. 승객이 없는 버스 안에서 버스기사와 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사도 평소에 많은 여행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말한 ‘울릉도 1년 살이’도 흥미로웠다. 예기치 않은 비와 사람, 여행은 그렇게 풍성해진다.
첫댓글 - 예전에 소백산 철쭉 보러 갈 때 희방사역을 거쳤다. 독특한 이름 때문일까. 희귀본 문헌 때문이었는지. 작고 예쁜 정감이 가던 역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