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장님과 비슷한 헤어 스타일을 하신 강정균 선생님을 보며 우리 3기 일동은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가 마이머의 필수조건인 줄 알았다. 강정균 선생님은 우리 나라 마이머 중 최경식 선생님과 본인 단 두명만 그런 헤어스타일이라고 한다.
식사 후 마임에 돌입해서 우리의 몸이 울부짓는 소리를 들었다. 몸풀기하며 내일은 몸이 편친 않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ㅠ.ㅠ...정말로 편치 않다)
스트레칭만 무려 40분, 엄청난 강도의 스트레칭을 끝내갈 무렵..."오늘은 시간도 없고 하니 이정도만 하시죠. 그래도 오늘은 약하게 간단히 했습니다"란 강정균 선생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허거덕~~~'
이어 스킬 강의!
지난 시간까지 배웠던 부분들을 먼저 재점검 했다. 걷기, 벽 짚기, 그리고 나서 줄 당기고 밀기 동작. 벽 밀고 당기기 동작을 해보았다. 난 마임인데도 실제 무거운 것들을 당기는 것 처럼 힘이 잔뜩 들어간다. 바보인가? 동작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운 것을 당기고 밀리고 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데 난 힘이 너무 들어가다. 그래서 힘들다
쉬는 시간 후 강정균 선생님의 '인생'이란 5분 마임을 보았다. 특징적인 동작을 잡아내고 표정까지 살아있는 감동 퍼포먼스 였다. 연극은 '소설'이고 마임은 '시'라고 했던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신문 마임을 보여주셨는데 재미와 스토리, 갈등과 갈등 해소등이 들어있는 짧지만 흡인력 있는 퍼포먼스였다. 문제는 잠시 쉬고 각자 3분짜리 공연을 해보라는 거였다. 오늘 배운것을 총 동원해서...
난 신문배달 스토리로 했다. 강정균 선생님의 섬세한 피드백을 통해 모든 동작에 의미와 인과관계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어지는 이교수님의 공연...
오랫동안 보아온 교수님의 모습과 최근 마임을 배우는 모습은 사실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어째서 그 오랫동안 내재된 끼와 용기를 감추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 '공원에서' 연기할 때 캥거루처럼 깡총 깡총 뛰어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스토리와 섬세함이 돋보이는 연기...몇 번 더 연습해서 과감성이 더해진다면 볼 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진다.
교수님의 용기에 박수를 짝, 짝, 짝~~~~!
우리의 막대 현영님 !
연기인지 실제 모습인지 헷갈리는 형님 포스...신문 연기에서도 작렬했다.
뒷풀이 자리에서 내린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그러한 연기는 연습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삶의 일부분이 연기에 투영되어서 리얼리즘이 극대화 된 것이다. 연기와 삶의 경계가 없어지는 그런 느낌.....?
위트가 돋보이는 갈등과 갈등 해결의 장면이 돋보이는 연기였다.
언제나 기대감 이상을 충족 시켜주는 모습...나날이 발전하고 내재된 힘이 느껴지는 현영님었다.
끝날 무렵 제주에서 광주로 그리고 대전까지 달려오신 우리의 촌장님과 운전병 출신의 베스트 드라이버 범준 매니저님!
차 한잔을 마시다가 갑자기 뒤풀이로 이어지게 되었다. 더덕 동동주, 을지로 골뱅이, 맥주, 노가리를 안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강정균 선생님의 구파발에 있는 하우스를 하루 빨리 가보고 싶은 결심이 섰다. 그곳에는 말통에 담겨진 막걸리가 있단다. 술을 먹고 있는 중에 술이 또 먹고 싶어지는 구파발이다.
운전병 출신이라는 이유로 술을 못 먹고 있던 범준 매니저는 술을 안드시는 촌장님의 배려로 촌장님에게 운전대를 넘겨주고 술잔을 들기 시작했다. 우울해 하던 모습에서 급 해방되어 맑아진 모습으로 우유 마시듯 동동주를 함께 마셨다.
촌장님께서 판소리 하는 사람들의 '산훈련'이야기를 듣고 공감이 갔다. 그렇게 한 훈련으로 1년을 살 에너지를 충만한다는 것.
내 삶에서 그러한 산 훈련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내 강의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부족한 경영 능력을 더 키우기 위해 저마다의 '산훈련'이 필요하다. 마임에서도 역시...장소로는 구파발 하우스가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는 말통에 담긴 막걸리와 지하에서 올라오는 생명이 담긴 지하수, 생선 굽기의 명수 강정균 선생님이 계시니까...
손님을 모시고 싶었는데, 결국 촌장님께서 멋진 뒷풀이 자리까지 쏘셨다. 죄송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또 다른 복수전을 기대하며 자리를 마감했다. 술 몇잔을 댓가로 촌장님의 밴 뒷자리에 타고 가는(근데 왜 우리에 갇혀 간다는 느낌이 들었을까?) 범준님, 열정과 삶에 대한 진지함이 멋진 현영님, 뒷머리를 휘날리며 손수 운전대를 잡으신 촌장님, 역시 뒷머리를 휘날리며 친구댁으로 가기 위해 택시에 타신 강정균 선생님, 놀랄만한 끼와 용기를 가지고 항상 밝게 웃어주시는 교수님...멋진 시간이었습니다. 한 주 기쁘고 행복하세요...
함께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던 환민 선생님, 희영 선생님...다음 주에 밝은 모습으로 함께 해요...
근데...촌장님과 강정균 선생님 중 누가 더 머리가 길까......?
첫댓글 강정균쌤 머리카락이 촌장님 머리카락보다 조곰 더 긴 것 같다는! - _-)/
본인의 삶의 일부분이 연기에 투영되어서 리얼리즘이 극대화된다.. 라......
왠지 멋진데요.
제 삶에 약간의 다양성을 더 가져서 리얼리즘의 스펙트럼을 넓혀보고 싶다는
뭐 그런 생각이 촤큼 드네요. ㅇㅂ ㅇ
그건 그렇고.. 그래서 지금 이 글은 제가 형님포스의 소유자란 건가요?
그럴리가요. 아닐거야. 아닙니다. 아니에요.
전 그저 소심하고 우아한 작은 영혼일뿐이라구요... =ㅅ =
소우(소심하고 우아함 이 아닌 소중하고 우아한의 준말) 정현영님이라 불러드릴께요
아~~~ 완전 재미있었어요. 즐거웠어요 ^^ 크하하하.
역시 즐거움이 만땅...한달이내에 구파발 다녀와서 글 남기게 되길...마음으로 잔뜩 기대해 봅니다
이러다가 구파발 마임축제가 탄생될지도 모르죠.... 전주 마임축제는 이러다가 생겼거든요...ㅎㅎㅎ
혹시...대전은...아마추어 마임축제 이런거...기대주 발굴 차원일랄까?
어쩜 이렇게 눈치가 빠르실까요? 대전은 청소년 축제입니다만 기성인들이 찬조출연해줄수 있을지도.....